소비자 10명 중 3명 "주식 권하겠다"...가상화폐 권유율도 급등
미래 불안한 2030세대, 고위험 투자 ↑

[우먼컨슈머= 김아름내 기자] 보다 안정적인 예적금을 선호하던 소비자들이 부동산, 주식, 가상화폐로 눈을 돌리고 있다. 2019년초 예적금에 보다 40%p 이상 낮았던 주식 투자심리는 2년 만에 부동산과 예적금을 제친 상황이다. 영혼까지 끌어다 투자한다는 '영끌', 빚내서 투자한다는 '빚투'에 이어 '인버스' 가격변동폭의 2배인 곱버스 상품 매수, 가상화폐를 사들이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는 매주 1000명을 대상으로 하는 '주례 소비자 체감경제심리 조사'에서 ▲예금/적금(이하 예적금) ▲주식/펀드(이하 주식) ▲부동산 ▲가상화폐 등 자산관리 방법에 대한 선호 심리를 확인했다고 3일 전했다. 

컨슈머인사이트는 ‘만약 가까운 가족·친구가 재테크를 위해 ‘OOO’을 한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라는 질문에 소비자가 ’권유-중립-만류’ 중 택하게 하고 ‘권유’ 응답 비율(권유율)의 2년여(26개월) 간 변화를 분기별(매 분기 1만2000명 이상, 총 11만2000명)로 정리했다고 설명했다. 

◆ 2019년 부동산 투자 권유율 2배 ↑
2019년 1년간 예적금과 '주식' 권유율은 하락했으나 '부동산'은 급등했다. 부동산 권유율은 1분기 15.7%로 주식(14.3%)과 비슷했지만 4분기 29.0%로 치솟아 12.8%로 떨어진 주식을 크게 앞섰다. 예적금은 같은 기간 56.5%에서 48.7%로 하락했지만 앞도적으로 높았다. 가상화폐는 2~3%대에 머물렀다.

컨슈머인사이트는 "2019년은 예금, 주식 등 자산은 물론 영혼까지 끌어 모으던 '영끌 아파트 시기'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컨슈머인사이트 제공)
(컨슈머인사이트 제공)

◆ 2020년 부동산 → 주식으로 이동 
2020년 소비자들은 아파트에서 주식으로 눈을 돌렸다. 1분기 15.7%로 낮았던 주식 권유율은 4분기에는 28.4%까지 상승했다. 상반기 상승세는 주춤했지만 3분기 들어 탄력을 회복한 부동산(30.2%)과 1.8%p 차이로 좁혀져갔다. 2년간 내려간 예적금과의 차이를 10.3%p로 줄였다.

연초 코로나19 확산으로 전 세계적으로 경기가 위축되고 코스피 지수가 폭락할 때 아파트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와 '동학개미'가 등장하며 상황이 역전되는 모습을 보였다. 

더욱이 정부가 2019년 12월부터 9억 원 초과분에 대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를 강화하면서 아파트 거래가 주춤해지자 적은 돈으로 투자할 수 있는 주식으로 소비자 관심이 쏠렸다. 개인투자자(일명 동학개미)는 신용투자까지 동원한 빚투까지 강행하며 코스피 지수를 저점 대비 2배가 넘는 3000선까지 끌어올렸다. G20국가 중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 2021년 주식투자 권유율 36.9% 신기록
1분기 현재(2월말) 주식 권유율은 36.9%로 전분기 보다 8.5%p 올랐다. 이 기간 부동산은 2.5%p 오른 32.7%를 보였으며 예적금의 경우 2.4%p 하락했지만 36.3%를 보이고 있다.

◆ 가상화폐 권유율 4배 이상 뛰어 
빌 게이츠, 일론 머스크를 비롯해 세계적 갑부들이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를 논하면서 소비자 관심 또한 높아졌다. "돈을 복사해준다"는 주식 열풍이 가상화폐에도 쏠리는 모양새다. 

가상화폐는 2019년 1분기 권유율 2.2%로 출발해 3%대에 머물다가 작년 3분기 4.1%, 4분기 5.2%로 올라섰다. 올해 1분기에는 9.0%로 급등했다.

◆ 젊을수록 위험자산 투자심리 커 
고위험 투자 심리는 젊은 층이 더 높았다.

1, 2월 주식 권유율은 20대 43.9%, 30대 41.3%였으며, 부동산은 30대 37.2%, 20대 34.8%로 나타났다.

특히 2030세대의 주식과 부동산 투자심리는 성별차이없이 남녀 모두 강했다. 다만 가상화폐는 20대 남성이 19.7%로 유독 높았다. 평균치에 2배를 넘었다.

컨슈머인사이트 측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재테크 심리의 대이동을 목도하고 있다"면서 "많은 사람이 투자에서 투기(빚낸 투자)로, 일부는 슈퍼리스크-슈퍼리턴의 도박성 투기로 가고 있으며 그 종착지가 어디가 될지 예측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어 "조급한 마음으로 고위험 상품을 선택한 투자자일수록 조정 후의 충격은 참담할 수밖에 없다"면서 "젊을수록 충격은 크고 더 오래 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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