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컨슈머= 김아름내 기자] "현장 간호를 하던 내가 환자가 되어보니 불안감이 주는 고통이 아주 심각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마음의 상처가 코로나보다 몇 배 더 무서운 것이란 걸 깨달았다"

아무런 연고없이 대구로 향한 강정화 전주 대자인병원 간호사는 영남대병원 402 병동에서 6주간 코로나19 확진자를 간호했다. 모니터링이 끝나기 전날 양성 판정을 받았고 "해질무렵부터 머리부터 발끝까지 얼음 물을 끼얹는 듯한 통증을 느꼈고 가슴이 욱신거렸다"며 증상을 회고했다. 

강 간호사는 "환자를 위한 작은 배려가 그들의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큰 힘이 된다는 사실도 경험했다"고 덧붙였다. 

(대한간호사협회 홈페이지 캡쳐)

대한간호사협회는 '코로나 영웅, 대한민국을 간호하다'라는 제목의 수기집을 발간했다. 대구·경북 1차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현장을 지킨 간호사의 생생한 이야기가 담겼다. 강 간호사의 수기를 비롯 현장스토리 공모전 당선작 등 27편과 사진 33점 등이 262쪽에 달한다. 

대한간호사협회가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대구·경북에서 간호사가 부족하다는 소식을 전하자 전국에서 3월 1일 단 하루만에 500명 넘는 간호사가 지원 의사를 밝혔고 두 달 만에 3,959명이 동참의 뜻을 전했다. 

이나윤 영주 적십자병원 간호사는 "코로나 환자가 급증하자 대구로 파견지원이 결정됐다"면서 "지원하겠냐는 질문에 '가겠다'고 답했다. 메르스를 겪을 때 아무 것도 모르는 간호학생이지만 지금은 다르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음에 감사했다"고 썼다.

퇴직 후 자원 의사를 밝힌 한순욱 씨는 "화장실을 한 번 갈 때마다 방호복을 교환해야 하기 때문에 화장실 가는 횟수를 줄이고 혈세를 낭비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래서 커피와 카페인 음료는 마시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신경림 대한간호협회장은 "간호사들의 코로나 분투기는 간호사에 대한 연민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국민에 대한 사랑과 간호사로서의 사명감이었고, 이는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으로 다가설 것"이라고 했다.

한편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추천사를 통해 "코로나19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간호사들이 보여준 숭고한 직업의식과 인간애는 국민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고 전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역시 "간호사들의 사명감은 교과서에서 공식처럼 배운 것이 아니라 위기의 병원에서 환자를 돌보는 현장에서 살아 숨쉬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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