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컨슈머= 김정수 기자] 농부의 마음이란 뜻의 농심 브랜드를 만들고 "매우니까 辛라면으로 합시다"라며 30년 넘게 소비자 사랑을 받고있는 신라면 이름을 지은 신춘호 농심 창업주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신춘호 농심 회장 

5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오는 3월 25일 개최하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신동원 부회장, 박준 부회장, 이영진 부사장을 신규 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내놨다. 신춘호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은 상정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신춘호 회장은 56년간 경영한 농심에서 손을 뗀다. 회장에는 장남인 신동원 농심 부회장이 선임될 예정이다. 

올해 92세인 신춘호 회장은 롯데그룹 창업주인 고 신격호 명예회장의 둘째 동생이다. 1965년 롯데공업 창업, 1978년 사명을 농심으로 변경했다. 1992년부터 농심그룹 회장을 지내고 있다. 신 회장의 임기는 올해 3월 16일까지다. 

"매우니까 辛라면으로"

1980년대 후반, 당시 (주)농심의 신춘호 사장은 브랜드 대부분이 회사명을 중심으로 돼있던 상황에서 라면의 이름에 한자를 사용하자고 말했다. 경영진들이 반대했지만 '매운 라면'이라는 제품 컨셉이 드러나고 한자를 사용해 독특한 분위기를 낸다는 데 따라 현재 소비자들이 잘 아는 '辛(신)라면'이 탄생했다.

농심에 따르면 당시 辛라면 상표등록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식품위생법에서 '식품의 상품명 표시는 한글로 하여야하고 외국어를 병기하고자 할 때 한글 표시보다 크게 할 수 없다'고 돼있었기 때문이다. 

농심은 우리나라에서 한자를 외국어로 분류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타당한지, 상품명에 한글보다 한자를 크게 쓸 수 없다는 규정이 합리적인지에 대한 반론을 제기했다. 

당시 보건복지부였던 보건사회부(보사부)는 농심의 건의를 받아들여 1988년 10월 법 조항을 개정했고, 매울 신(辛) 한자가 표기된 신라면이 세상에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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