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은 3일 신헌(58) 롯데홈쇼핑 사장을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본부 대표로 임명하는 등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롯데는 이번 인사에서 롯데백화점을 포함해 롯데제과와 호남석유화학 등 주요 계열사의 사장을 대폭 바꾸는 등 세대교체를 이루는 한편 전문 임원제를 도입했다.
 
특히 주력 계열사인 롯데백화점 사장을 2007년부터 맡아왔던 이철우(69) 대표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대외업무를 주로 담당하는 총괄사장으로 보임됐다.
 
또 신 사장이 백화점 지휘봉을 잡아 ‘젊은 백화점’을 꾸리게 됐다. 롯데는 이번 인사에서 이원우 롯데물산 대표와 박상훈 롯데카드 대표를 사장으로 승진시키는 등 194명을 승진 임명했다.
 
신임 임원 규모는 96명으로 창사 이래 최대였던 작년 실적을 반영했다고 롯데그룹 측은 설명했다.
 
이날 단행된 롯데그룹 임원인사의 핵심은 신동빈 회장 체제의 본격적인 구축이다.
 
이번 인사에서 주요 계열사의 수장들은 신 회장의 측근으로 평가받는 젊은 임원들이 대거 임명됐다. 이들은 50대 중후반의 연령대다.
 
이번 임원 인사로 신격호 전 회장의 라인이 지고 신동빈 회장의 측근들이 득세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실제 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롯데백화점 대표이사 자리를 놓고 소진세 롯데슈퍼 코리아세븐 사장도 유력한 후보 중에 한명으로 거론됐지만 신 회장의 핵심 측근으로 분류되는 신헌 사장이 낙점된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측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시장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젊고 역동적인 조직 구성에 중점을 뒀고 성과와 실적을 바탕으로 역량 있는 임원들을 조기 발탁해 전진 배치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신격호 총괄회장 맏딸…40년만에 경영일선서 물러나 
 
신영자 롯데쇼핑 사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맏딸이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누나다.
 
이날 롯데그룹은 신영자 롯데쇼핑 사장에게 롯데복지재단·롯데장학재단·롯데삼동복지재단을 총괄하는 업무를 맡겼다.
 
롯데그룹 측은 "신영자 사장은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업무를 수행하길 원하는 본인의 뜻을 존중해 현업에서 한발 물러나게 됐다"며 "향후 그룹 사회공헌활동을 확대하고 강화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신영자 사장은 30대부터 일찌감치 롯데그룹 계열사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1973년 5월 롯데호텔에 처음으로 입사했고 1979년 롯데백화점 설립 당시부터 백화점으로 자리를 옮겨 롯데백화점 도약의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1980년대 롯데백화점이 국내 제1 백화점으로서의 명성을 떨칠 때 영업이사를 맡으며 일선 영업을 이끌었고, 이후 상품본부장과 총괄 부사장을 거쳐 2008년부터 총괄사장을 맡고 있다. 롯데백화점이 있기까지 현재 CEO급 중에서는 이철우 대표이사 사장 다음으로 백화점에서 오랜 기간 근무해 롯데백화점 등 롯데그룹 유통의 역사와 함께해온 인물이다.
 
신동빈 회장이 그룹에 합류하기 전인 1997년부터 롯데쇼핑 총괄 부사장에 오른 후에는 백화점 1위와 할인점, 슈퍼마켓 등 사업을 본 궤도에 올려 놓으며 재계에서 오너 2세로서 경영성과를 인정받았고 2008년 롯데쇼핑 사장에 올랐다.
 
◇내부 승진 첫 여성임원 탄생 
 
롯데그룹은 이번 인사에서 최초 내부승진을 통한 여성임원을 만들었다. 그 주인공은 송승선 롯데마트 이사와 박선미 대홍기획 이사.
 
이전부터 신동빈 회장은 여성 인재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여성임원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신 회장은 지난해 말 그룹 계열사 임원회의에서 "그룹 규모에 비해 여성 임원이 너무 적다"며 "모든 업종에서 여성들의 섬세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전까지 그룹 내 여성임원은 박기정 롯데백화점 상품본부 이사가 유일했다. 하지만 박 이사도 내부승진이 아닌 영입 여성임원이였다.
 
송승선 이사는 롯데마트 온라인 사업팀장으로 남다른 기획력과 추진력을 바탕으로 조직을 이끌어왔다는 평가다.
 
박선미 이사는 광고 카피라이터로서 탁월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강력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발휘한 점을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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