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컨슈머= 박우선 기자] 정상영 KCC 명예회장이 1월 30일 저녁 별세했다. 향년 86세.

고 정상영 KCC 명예회장 

1936년 강원도에서 태어난 고인은 한국 재계에서 창업주로서는 드물게 60여년 간 경영현장을 지킨 인물로 기억됐다. 

고 정상영 명예회장은 1958년 스레이트를 제조하는 ‘금강스레트공업주식회사’를 창업해 맏형인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뒷바라지를 마다하고 스스로 자립하는 길을 택했다. 1974년 ‘고려화학’을 세워 유기화학 분야인 도료사업에 진출했고 1989년에는 건설사업부문을 분리해 금강종합건설(현 KCC건설)을 설립했다.

2000년 ㈜금강과 고려화학㈜을 합병해 금강고려화학㈜으로 출범한 이후 2005년에 금강고려화학㈜을 ㈜KCC로 사명을 변경하며 건자재에서 실리콘, 첨단소재에 이르는 글로벌 첨단소재 화학기업으로 키워냈다.

고인은 현장을 중시했던 경영자로 회사 내실을 튼튼히 키우는 한편 산업보국을 실천한다는 창업정신으로 외국에 의존하던 도료, 유리, 실리콘 등을 자체 개발해 수입대체 효과를 거두며 기술국산화와 산업발전에 기여한 공로가 적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첨단 기술 경쟁력 확보에도 앞장선 고인은 1987년 국내 최초로 반도체 봉지재(EMC) 양산화에 성공했으며, 반도체용 접착제 개발 및 상업화에 성공하는 등 반도체 재료 국산화에 힘을 보탰다. 1996년에는 수용성 자동차도료에 대한 독자기술을 확보함으로써 도료기술 발전에 큰 획을 그었다.

2003년부터는 전량 해외로부터 수입에 의존하던 실리콘 원료(모노머)를 국내 최초로 독자 생산하며 한국은 독일, 프랑스, 미국, 일본, 러시아, 중국에 이어 실리콘 제조기술을 보유한 일곱 번째 국가가 됐다.

고인은 소탈하고 검소한 성격으로 평소 임직원들에게 주인의식과 정도경영을 강조하며 스스로 모범을 보인 경영자로 알려졌으며 인재육성을 위해 동국대, 울산대 등에 사재 수 백억원을 기꺼이 쾌척하는 등 국가에 필요한 인재를 확보하는데 힘을 보태기도 했다.

고 정상영 KCC 명예회장은 생전 '왕회장'으로 불린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막냇동생이다 정상영 명예회장 타계로 ‘영(永)’자 항렬의 현대家 창업 1세대 시대가 막을 내렸다.

유족으로는 부인 조은주 여사와 정몽진 KCC회장, 정몽익 KCC글라스 회장, 정몽열 KCC건설 회장 등 3남이 있다.

KCC 측은 “장례는 고인의 뜻에 따라 최대한 조용하고 간소하게 치를 예정”이라며, “조문과 조화는 정중하게 사양하고, 빈소와 발인 등 구체적인 일정도 외부에 알리지 않기로 했음을 양해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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