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병 실태 다룬 다큐 제작한 포항MBC기자에 5천만원 손배소

[우먼컨슈머= 김아름내 기자] 환경운동연합이 포스코를 비판하고 나섰다. 최근 포스코가 기자 개인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과 가압류를 신청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포스코 (사진= 인터넷언론인연대)
포스코 (사진= 인터넷언론인연대)

환경운동연합은 포항환경운동연합, 광양환경운동연합, 당진환경운동연합과 함께 19일 공동 성명서를 내고 “기업이 취하는 가장 나쁜 방법으로 개인을 공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포항MBC는 지난해 12월경 다큐멘터리 ‘그 쇳물 쓰지 마라’를 방영했다. 해당 다큐에는 작업공정에서 유해물질에 노출돼 질병에 걸렸다는 포스코 노동자들의 인터뷰 등이 실렸다. 

포스코는 방송내용 중 16개의 편파적인 보도내용이 있다며 다큐를 제작한 포항MBC 장성훈 기자를 상대로 5천만원의 손해배상소송 및 가압류를 신청했다. 

포스코는 ▲롤숍 세척용제 사용에 관한 내용 ▲압연·롤숍·코크스 공정에서 배출되는 물질로 암등 질병을 유발한다는 내용 ▲스테인레스 공장이 납에 노출되었다는 내용 ▲부생가스 내 석면 포함 ▲고로가스 성분에 중금속 포함 ▲박태준 명예회장의 석면관련 질환 ▲해도동 쇳가루 분진 문제 ▲해도동에 암환자 분포가 높다는 내용 ▲포스코의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높다는 내용 ▲포항제철소 주변 8개 지역이 오염물질의 영향권이라는 내용 ▲포항제철소에 오염물질 배출 방지기술이 설치되어 있지 않다는 내용 ▲미국과 우리나라에서 관리하는 유해물질 비교 ▲포스코가 환경관련 자료를 회사외부에 공개하지 않는다는 내용 ▲포스코가 직업병을 은폐하고 산재신청을 방해한다는 내용 ▲용광로 브리더에서 시커면 매연이 뿜어져 나온다는 내용 등이 편파 보도됐다는 입장이다. 

환경운동연합은 건강영향조사와 석면 문제 등이 ‘알려진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국민환경과학원이 시행하는 ‘국가산단지역 주민 환경오염 노출 및 건강영향조사’에서 포스코 인근 지역주민들의 사망률·암발생률이 높다는 것이 밝혀졌고, 작업현장에서 석면제품 사용, 박태준 명예회장의 석면관련 사인 등도 알려진 내용이라는 것이다. 

해도동 주민들이 수년째 쇳가루 분진 피해를 호소하는 상황에 대해서도 환경운동연합은 “이제 와서 포스코가 발뺌하는 것은 그야말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행위”라고 꼬집었다. 

환경운동연합은 “작업공정에서 유해물질에 노출된 노동자 피해 상황은 객관적인 조사를 통해 포스코가 확인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하고 “방송자체에 대한 공식적인 문제제기나 사전 절차 없이 개인(기자)을 공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환경운동연합은 다큐 방송 후 한국노총 금속노련 포스코노조가 방송사에 항의 방문 후 낸 입장에 대해 “가히 충격적”이라고 표현했다.

포스코노조는 ‘앞으로 포스코의 지역사회 투자와 봉사활동, 기부활동 등 일체의 사회공헌활동과 직원들의 중식, 간담회 등 지역사회 소비 활동을 전면 중단하겠다’는 입장문을 냈었다.

환경운동연합은 “사실상 포항 지역사회를 상대로 선전포고를 했다”고 노조 입장을 비판했다.

아울러 환경운동연합은 “포항의 상징이자 경제성장의 원동력인 제철산업의 성과를 낸 포스코를 부정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환경문제, 온실가스, 미세먼지의 최대 주범이라는 낙인도 피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제를 제기한 언론인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소송 및 가압류는 “언론의 자유를 박탈하는 도구이며 횡포”라고 지적했다. 

환경운동연합은 “포스코는 신뢰할 만한 자료와 근거로써 사실을 확인시키고 공식 반론을 제기하라. 장 기자에 대한 손배소송과 가압류 신청을 즉각 취소하라”고 재차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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