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컨슈머= 박우선 기자] 국내 최장기 위탁모 봉사자 전옥례(74)씨가 LG복지재단 LG의인으로 선정됐다. 전씨는 1984년부터 약 36년간 동방사회복지회를 통해 위탁모 봉사를 진행하고 있다.

LG의인상을 수상한 전옥례(74, 왼쪽).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자택에서 위탁아동을 돌보고 있다. (사진= LG복지재단)
LG의인상을 수상한 전옥례(74, 왼쪽).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자택에서 위탁아동을 돌보고 있다. (사진= LG복지재단)

특히 전씨는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한 질병·장애아동을 나서서 돌봤다. 2008년 전씨가 맡았던 유진(가명)이는 미숙아로 심부전, 기흉을 앓았지만 전씨의 돌봄으로 많이 회복된 상태에서 약사인 양부모를 만나 심장병을 치료할 수 있게 됐다. 

선천적으로 왼쪽 다리가 불편해 깁스를 했던 2018년 생후 6개월 영한(가명)이는 전씨가 수술과 이후 회복 과정까지 돌봐 건강하게 걸을 수 있는 상태로 입양을 가게 됐다. 전씨는 생후 1개월부터 2년 넘게 키웠던 위탁아동이 입양되지 못하고 보육시설에서 지내자 성인이 될 때까지 후원금을 보내기도 했다. 외국으로 입양된 아이들이 한국 방문 시 전씨를 친부모로 여기고 찾는 경우도 있다. 

전씨가 위탁모 봉사를 지속할 수 있던 이유는 가조들의 도움이 컸다. 남편 유성기(73)씨는 목욕과 식사준비 등을 도와 육아전문가로 거듭났고 어릴 때부터 위탁 아동과 함께 지낸 두 아들 또한 전씨의 일손을 돕고 있다. 

전옥례 씨는 "아이를 떠나 보낼 때마가 마음이 아파 울다 보니 이제는 평생 흘릴 눈물이 모두 말라버린 것 같다"며 "아이들이 좋은 가정으로 갈 수 있도록 데리고 있는 동안만이라도 건강하게 키우는 것이 나의 몫이라는 생각으로 지금까지 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이런 상을 받을 자격이 되는지 모르겠다"며 "앞으로도 건강이 허락하는 한 한 명의 아이라도 더 돌보고 싶다"고 말했다.

LG복지재단 관계자는 "반평생을 한결같이 헌신적인 사랑으로 아프거나 홀로 남겨진 어린 아이들을 양육한 전옥례씨의 숭고한 정신을 우리 사회가 함께 생각하고 확산하기를 바라는 뜻에서 의인상을 수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LG의인상은 2015년 국가와 사회 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하자는 고(故)구본무 회장의 뜻을 반영해 시작돼 139명에게 수여됐다. 구광모 대표 취임 후 일반 시민으로 수상범위를 확대했다. 이에 따라 34년째 무료 급식소에서 봉사한 정희일(96)씨, 55년간 무료 진료와 급식 봉사를 펼치고 있는 박종수(80)씨 등이 LG의인상을 받았다. 
 

저작권자 © 우먼컨슈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