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컨슈머= 김정수 기자]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이 10년간 국내 인공지능(AI)분야 인재 육성을 위해 KAIST(총장 신성철)에 사재 500억 원을 기부하기로 약속했다. 

김 명예회장은 16일 오전 KAIST(카이스트) 대전 본원 학술문화관 정근모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기부 약정식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코로나19에 따른 거리두기에 따라 신성철 KAIST 총장을 비롯한 KAIST 관계자와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 등 김 명예회장의 가족 등 최소한의 인원만 참석한 가운데 약정식이 진행됐다. 

김 명예회장은 “AI 물결이 대항해시대와 1·2·3차 산업혁명 이상으로 우리의 삶을 바꾸는 큰 변화를 이끌 것”이라며 “위대한 잠재력을 가진 우리 국민이 국력을 모아 경쟁에 나서면 AI 선진국이 될 수 있다”면서 KAIST가 선두주자로서 우리나라 AI 개발 속도를 촉진하는 플래그십(flagship) 역할을 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가 AI 혁명으로 다시 한번 크게 도약하여 나라의 기반을 튼튼히 하고, AI 시대를 주도한다면 세계사에 빛날 일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성철 KAIST 총장은 “KAIST의 역할과 임무에 대한 사명감을 항상 마음에 새기고 김 명예회장의 기부를 토대로 KAIST가 AI 인재 양성 및 연구의 세계적 허브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KAIST는 AI대학원 명칭을 ‘김재철 AI대학원’으로 정하고 2030년까지 총 40명의 교수진을 꾸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는 AI대학원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또 우수 인재와 교수진 확보를 위해 현재 대전 본원에 있는 AI대학원을 내년 3월부터 단계적으로 서울 캠퍼스(홍릉)로 이전하고 2023년부터는 AI 관련 기업들과의 공동연구 및 산학협력 프로젝트 등을 통한 시너지 극대화를 위해 ‘양재 R&D(연구개발) 혁신지구’에 교육 및 연구시설도 확충한다.

지난해 3월 과기정통부의 '2019년도 AI대학원 지원사업'에 선정된 후 그해 8월 문을 연 KAIST AI대학원에는 구글, 아이비엠 왓슨, 마이크로소프트 등 세계적인 기업의 AI 연구소 출신 전임교수 13명과 겸임교수 8명 등으로 구성된 교수진이 석박사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 퇴임한 동원그룹 김재철 명예회장은 '자원이 없는 나라의 미래는 교육과 인재 육성에 있다'는 소신 아래 AI 인재 양성과 기술 확보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룹 계열사인 동원산업은 지난해 한양대에 30억 원을 기부해 국내 최초의 AI솔루션센터인 ‘한양 AI솔루션센터’를 설립했으며 그룹 차원에서도 TF를 구성해 전 계열사에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 프로젝트를 도입했다. 올해 8월, 동원그룹은 KT가 주도하는 AI기술 산학연 협의체 AI원팀(AI One Team)에 합류했으며 지난 달에는 대표이사 직속의 AI전담조직을 신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