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여성가족재단, '성평등 어린이사전' 발표
참여자 1053명 중 31.4% 성차별 심한 부분은 '선생님의 말·행동'

[우먼컨슈머= 김아름내 기자] 여아는 드레스·남아는 턱시도, 여학생은 발레·남학생은 태권도, 여자는 얌전해야 해·남자는 씩씩하게...일상 속에서 아이들이 경험하는 성차별 언어, 행동이다.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 생활 중 성차별이 가장 심한 부분'으로 전체 응답자(1053명)의 31.4%는 선생님의 말과 행동이라고 답했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 제공)

서울시여성가족재단(대표이사 백미순)은 11월 20일 세계 어린이날을 맞아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에서 어린이가 겪는 성차별적 말과  행동을 시민의 제안으로 성평등하게 바꾸는 「서울시 성평등 어린이사전」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시 성평등 어린이사전'에는 총 1053명의 시민이 참여해 1406건의 개선안을 제안했다. 참여 시민 가운데 31.4%는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생활 중 어린이가 겪는 성차별이 가장 심한 부분(객관식)으로 ▲선생님의 말과 행동을 꼽았다. ▲교육 프로그램(26.1%) ▲친구들의 말과 행동(21.8%) ▲교재·교구·교육내용(19.1%)이 뒤를 이었다. 

시민들 제안 가운데 어린이집, 유치원 등에서 바닥에 앉아 놀이를 하거나 수업할 때 주로 하는 "아빠다리"를 성별을 지칭하는 용어가 아닌 다리 모양에 따라 '나비다리' 등으로 바꾸자는 의견이 있었다. 

또 7세반을 '형님반'이라고 하는데 대해, 여아·남아 모두  포함할 수 있도록 '7세반'이나 '나무반' 등으로 성별 구분 없는 언어로 부르자고 제안했다. 

수업, 놀이, 학예회, 역할극, 체육대회 등에서 남아있는 성별 고정관념을 개선하기 위해 ‘여아는 발레, 남아는 태권도’, ‘여아는 토끼, 남아는 사자’ 역할, 이름표, 실내화와 같은 준비물, 학용품이 ‘여아용은 핑크, 남아용은 파랑’으로 고정된 것을 아이들이 원하는 것으로 선택하게 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 제공)

졸업식에서 '여자는 드레스, 남자는 턱시도', 생일파티에서 '여자는 공주 옷, 남자는 왕자 옷', '여자는 긴 머리에 날씬한 몸매, 남자는 짧은 머리에 큰 키' 등 차림과 외모로 성별을 구분 짓는 것도 여전하다. 성격과 행동에서도 성별 고정관념이 이어지고 있다. '여자는 얌전, 사내자식이 울면 안 돼'부터, '멋진 왕자, 예쁜 공주' 등 다양하다. 

여자는 치마, 남자는 바지로 정해진 원복 및 교복, 남녀짝꿍 등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에서 정해진 규정·규칙에 대한 성차별 개선 요구도 높았다. 가정통신문 등 알림장에서 보호자의 역할과 아이 지도의 역할을 엄마에게만 부여하는 것도 성차별적이라는 의견이다. 

서울시 성평등 어린이사전에 의견을 제안한 1053명 남녀 비율은 여성 73.6%, 남성은 26.4%였다. 연령대는 30대(45.2%), 40대(23.4%), 20대(23.3%) 순이다. 응답자 중 자녀가 있는 사람은 전체의 63.2%였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 백미순 대표이사는 “어린이들이 가정 외에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생활에서 아직도 성차별 개선의 과제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번 시민제안을 통해서 아동기부터 성평등한 돌봄과 교육이 한 걸음 더 나아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유엔은 1954년 12월 14일 아동의 복지 증진과 아동에 대한 이해 증진을 촉진하기 위해 11월 20일을 세계 어린이날로 선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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