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컨슈머= 김정수 기자]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함에 따라 우려의 시각이 이어지고 있다. 우선 항공소비자들이 걱정하는 것은 대형항공사 합병에 따른 독과점으로 인한 가격인상이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진= 뉴시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진= 뉴시스)

이에 조원태 한진 회장은 18일 "가격인상같은 것은 없을 것"이라고 딱 잘라 말했다. 조 회장은 이날 여의도 전경련 컨퍼런스에서 진행된 제32차 한미재계회의 총회에서 선친인 고 조양회 회장을 대신해 공로패를 전달받았다. 

또 조 회장은 인수합병에 따른 구조조정 계획도 없다고 했다. "모든 직원들을 품고 가족으로 맞이해 함께 같이 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들겠다"고 했다. 

국내 1, 2위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병할 경우 세계 7위 수준의 '초대형 항공사'가 된다. 공룡 항공사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과 함께 중복 인력에 따른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시각이 있다. 

조 회장은 "양사 노선 등 사업 규모로 생각했을 때 중복 인력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노선, 사업 확장 등 확장성을 생각하면 충분히 (중복 인력을) 활용할 수 있고 기회가 많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저비용항공사(LCC) 계열사 운영에도 "가장 효율적이고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했다. 

항공사 노조들이 고용 불안을 이유로 인수를 반대하는 입장에 대해 "저희 노조(대한항공)하고는 얘기할 수 있겠지만 상대쪽(아시아나항공 노조)과는 얘기할 단계가 아니다"라면서도 "되는대로 빨리 만나 상생 방법을 찾겠다"고 했다. 

통합 후 직원 연봉 책정 등에는 "(논의할)단계는 아니다. 누구도 소외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한편 산업은행이 한진칼에 8000억원을 투자하면 한진칼이 대한항공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아시아나항공 주식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한진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진행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가 되고 산업은행은 대한항공 모기업인 한진칼의 지분 10.66%를 보유하게 된다. 

현재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포함된 3자 주주연합과 경영권 분쟁 중인 조원태 회장에게 산은이 힘을 실어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이에 조 회장은 "산업은행에서 먼저 (인수에 대한) 의향을 물었을 때 할 수 있다고만 얘기했다. 여러 차례 만나고 얘기하면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한진칼과 산은의 투자합의서 체결에 따라 발생하는 의무 조항에는 "산은에서 경영을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면서도 "계약이 끝나지 않아 내용을 말씀드리기 곤란하나 제가 맞춰야하는 기준이 있다"고 했다. 전날인 17일, 한진칼과 산은은 투자합의서 체결식을 진행했다. 한진칼은 산은이 지명하는 사외이사 3인 및 감사위원회 위원 등 선임, 중요조항 위반 시 5000억원의 위약금 부담, 윤리경영위원회 설치 및 운영 책임 등 7대 의무를 져야한다. 

이번 인수 추진에 따른 3자 주주연합의 반발에는 "(대응)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3자 연합은 산은의 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을 통한 한진칼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저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조 회장은 또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계기로 가족 간 갈등을 해소할 여지를 묻자 "앞으로 계속 해야 할 문제라며 "지금도 가족들의 협조가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고 앞으로도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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