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한국부자보고서' 발간...'19년말 기준 한국부자 35만4천명, 10년전보다 2.2배 증가

[우먼컨슈머= 박문 기자] 2019년 말 기준, 한국 부자 수는 35만 4천명으로 2010년 이후 2.2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보유한 금융자산은 2154조원에 달한다. 부자들은 연간저축여력, 종자돈, 부채를 활용해 자산을 성장시켰으며 가장 선호하는 장기적인 유망 금융투자처로 주식을 꼽았다. 

(출처= 픽사베이/우먼컨슈머)
(출처= 픽사베이/우먼컨슈머)

KB금융그룹(회장 윤종규)는 한국 부자의 현황과 부의 생애, 부자의 자산운용 방법을 분석한 ‘한국富者보고서’를 28일 발간했다. 보고서 작성을 위해 KB금융은 금융자산 10억 원 이상을 보유한 만 20세 이상 부자 400명을 대상으로 지난 7월 6일부터 8월 7일까지 개별면접조사를 실시했다고 덧붙였다. 

‘한국 부자’를 금융자산 10억원~100억원미만의 '자산가', 100억원~300억원미만의 '고자산가', 300억원이상의 '초고자산가'로 세분화 했을 때 한국 부자의 91.5%는 ‘자산가’였다. 6.9%인 2만 4천명은 ‘고자산가’, 1.8%인 6,400명은 ‘초고자산가’로 확인됐다. 금융자산은 ‘자산가’가 823조원, ‘고자산가’ 429조원, ‘초고자산가’ 901조원으로 추정된다. 

(KB금융그룹 제공)

한국부자(35만4천명) 중 70.4%는 서울 및 수도권 지역에 거주하고 있었다. 서울 부자는 2018년 14만 5천 4백명에서 2019년 16만 2천 4백명으로 1만 7천명 증가했으며 경기 부자는 7천명, 인천 부자는 7백명이 증가했다. 서울에서 증가한 1만 7천명의 부자 중 8천명은 강남 3구에서 나왔다. 서울 및 수도권 지역외 가장 많은 부자가 증가한 지역은 부산으로 2018년(2만 3천 6백명)대비 2019년(2만 5천 4백명)에 1천 8백명이 늘었으며, 대구 1천 2백명, 경북 900명이 뒤를 이었다. 

초고자산가 부자의 분포를 살피기 위해 서울시 자치구별 '부 집중도 지수'를 확인한 결과 서울 강남구, 서초구, 종로구, 성북구, 용산구, 영등포구의 6개 구가 다른 자치구보다 상대적으로 부의 집중도가 높게 나타났다.'부 집중도 지수'는 자치구별 부자들이 보유한 금융자산 총액 비중을 자치구별 부자수 비중으로 나눈 것으로, 1을 넘으면 부 집중도가 높음을 의미한다. 

올해 한국 부자의 37.5%는 현재 부(富)를 이룰 수 있었던 가장 주된 원천은 ‘사업수익’이라 답했다. 2011년 부의 주된 원천이 ‘부동산투자’에 이어 ‘사업수익’이었다면 2010년대 벤처와 스타트업 붐에 따른 성공사례가 나타나면서 부의 원천이 변화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50억원 미만 부자들은 10년전보다 부의 주된 원천으로 ‘부동산투자’는 감소하고 ‘사업수익’과 ‘근로소득’은 증가했다고 답했다. 50억원 이상 부자들은 ‘부동산투자’, ‘사업수익’ 응답은 감소했으나 ‘상속이나 증여’는 13.2%나 증가했다.  

한국 부자의 총자산 포트폴리오는 ‘거주주택’이 26.1%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고가 주택가격이 상승하면서 거주주택 비중이 전년도 19.7%에 비해 6.4%p나 상승한 결과다. ‘유동성금융자산’(16.2%), ‘빌딩/상가’(12.0%), ‘거주외 주택’(10.4%), ‘예적금’(9.3%)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빌딩/상가’ 비중이 17.9%로 2위였고, ‘유동성금융자산’이 14.0%로 3위였으나 빌딩/상가의 가치 하락과 시장 급변동에 따른 유동성자금 확대 보유로 순위가 바뀌었다. 

자산종류별 보유율은 총자산 규모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보유율 격차가 가장 큰 자산은 ‘빌딩/상가’였다. 총자산 50억원미만 부자 중 빌딩/상가를 보유한 경우는 24.7%였으나 50억원이상 부자는 60.1%로 35.4%p나 높았다. 총자산이 많을수록 안정적 수익을 제공하는 빌딩/상가 투자를 선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 부자들 중 80%는 거주 주택을 제외한 ‘거주외 부동산’이 있었다. 거주외 부동산을 보유한 경우는 금융자산 규모별로 차이를 보이는데 금융자산 30억원미만 부자 중 ‘일반 아파트’를 보유한 경우는 37.4%로 가장 높았으며 ‘상가’(36.6%)와 ‘토지/임야’(34.9%)로 이어졌다. 

금융자산 30억원이상 부자는 ‘상가’(64.8%)를 보유한 경우가 ‘일반 아파트’(52.3%)와 ‘토지/임야’(50.0%)에 보다 상대적으로 높았다. 

한국 부자들의 부를 늘리기 위한 성장동력의 첫 번째는 ‘연간저축여력’으로 나타났다. ‘연간저축여력’은 부자가구의 연소득에서 생활비와 세금 및 3대 보험료(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를 제외한 금액이다. 부자가구의 연간저축여력은 평균 7천 3백만원으로, 월 600만원 이상이다. 총자산규모별로 차이가 컸는데 총자산 50억원미만 부자가구의 연간저축여력이 4,870만원이었다면 50억원이상 부자가구는 1억 490만원으로 2.2배 가량 높았다.

두 번째는 ‘종자돈’이다. 부자가 부를 늘리기 위한 초석으로, 이를 달성함으로써 이후 투자를 통한 소득이 본격적으로 일정 규모를 넘게 되는 것이다. 부자들이 생각하는 최소 규모의 종자돈은 5억원(중간값)으로 부자들 중 73.1%가 ‘5억원 이상은 있어야 한다’고 응답했다. 

이어서 ‘부채의 활용’과 ‘투자자산분배 전략’ 또한 자산형성 성장동력이 됐다. 부자들은 투자자산을 획득하거나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 평균적으로 총자산의 11.4% 정도의 부채를 활용하고 있었다. 부채를 가장 많이 활용하는 부자들은 총자산 50억원~100억원미만 부자들로 총자산대비 14.2%의 부채를 활용했고, 이외에 ‘100억원이상’ 부자의 13.9%가, 총자산 ‘50억원미만’ 부자의 9.4%가 부채를 활용했다. 

‘저축여력대비 투자자산분재 전략’ 또한 자산을 형성하는 과정 중 하나였다. 총자산규모가 커질수록 부동산투자자산의 투자 비율이 더 높았다. 금융자산 30억원미만 부자의 경우 부동산투자자산이 금융투자자산에 비해 낮지만 30억원~50억원미만 부자와 50억원이상 부자는 부동산투자자산이 금융투자자산에 비해 높았다. 

(KB금융그룹 제공)

부자가 장기적으로 가장 유망하다고 생각하는 금융투자처는 ‘주식’이었다. 무려 61.6%나 됐다. 연금, 변액, 변액유니버셜 등의 ‘투자/저축성 보험’은 28.0%, ELS나 DLS가 포함된 ‘펀드’가 26.8%로 나타났다. 

총자산규모에 따라 ‘주식’과 ‘투자/저축성보험’에는 차이가 거의 없었지만 ‘펀드’와 ‘채권’에 대한 전망에는 차이를 보였다. 총자산 50억원이상 부자는 ‘펀드’와 ‘채권’에 대해 장기 투자처로 꼽은 경우가 50억원미만 부자보다 상대적으로 낮았다. ‘일임형/신탁 상품’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해외자산에 대한 투자의향은 적었다. ‘글로벌 경기가 불확실해서’라는 게 부자들의 생각이었다. 

부자들은 10년 전 ‘금융사 직원과의 대면을 통한 금융거래’를 했다면 이제는 ‘인터넷이나 모바일 등 비대면으로 거래’하는 경우가 증가했다(29.4%)고 답하면서 금융거래 채널에서의 변화도 엿보였다. 

코로나19 여파는 부자도 피해갈 수 없었다. 
월 가구소득감소를 경험한 부자는 30.5%였다. 부자 가구의 월소득에서 평균 21.3%의 감소율을 보였지만 금융자산이 많을수록 소득 감소율은 적었다. 금융자산 30억원미만 부자는 평균 22.0%를, 30억원이상 부자는 평균 18.3%의 소득 감소율이 나타났다.
소득감소가 큰 부분은 ‘근로/사업소득’으로 94.3%가 감소를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금융소득’에서의 감소를 경험한 경우가 44.3%, ‘부동산임대소득’에서의 감소 경험 28.7%도 적지 않은 수준이었다. 이중 부동산임대소득의 감소는 금융자산이 많을수록 더 크게 영향을 받아, 30억원이상 부자가구 중 45.5%가 소득감소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이는 30억원미만의 25.0%에 비해 상대적으로 감소가 큰 부분이었다. 금융소득 감소는 금융자산 30억원미만 부자가구에게 상대적으로 영향이 컸다.

또 부자 4명 중 1명은 코로나19로 올 상반기 자산가치 하락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손실을 경험한 부자들의 평균적인 손실률은 14.2%였다. 반면, 코로나19에도 6.5%의 부자들은 종합자산가치가 상승했으나 이들의 평균 수익률은 2.9%로 손실률과 비교했을 때 낮은 수치이다. 

종합자산가치에 변동이 있는 부자들 중 가치 상승을 경험한 부자들은 주로 ‘주식’, ‘상가’, ‘아파트’에서 수익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주식시장이 요동치는 가운데서도 적절한 종목을 선택해 수익률 제고에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속된 부동산 가격 상승세 영향으로 상가 및 아파트에서 수익이 발생한 경우도 상당했다. 

반면, 종합자산가치가 하락한 부자들은 주로 ‘주식’, ‘펀드’에서 손실이 발생했다. ‘주식’이 수익과 손실을 가장 많이 발생시켰다는 점에서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제공하는 변동성이 큰 상품임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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