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지도자상 영화 '69세' 임선애 감독
특별상에 추적단 불꽃

[우먼컨슈머= 김아름내 기자] 제18회 한국여성지도자상 대상에 코로나19 감염병 대응 및 방역 관리 중인 정은경 질병관리청 청장이 선정됐다. 젊은지도자상에는 영화 '69세' 제작을 통해 여성노인의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에 대한 현실 자각과 고민의 장을 연 임선애 감독이, 특별상은 텔레그램 N번방의 최초 신고자이자 기록자로 디지털미디어 성착취 문제를 고발한 추적단 불꽃이 각각 선정됐다. 

한국YWCA연합회 '한국여성지도자상 운영위원회(위원장 원영희)'는 한국씨티은행과 함께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여성 지도력을 발굴해 여성지도자들의 업적을 인정하고 알림으로써 차세대 여성지도자에게 도전의과 희망을 심어주고자 한국여성지도자상을 수여하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사진= 뉴시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사진= 뉴시스)

◆ 정은경 질병관리청 청장, 여성의학자로 전세계 주목하는 K-방역 이끌어

대상을 수상한 정은경 질병관리청 청장은 정무직 공무원으로서 팬데믹 상황에서 국민들의 건강과 안전한 사회를 위한 감염병 예빵, 대응 체계를 마련하는데 기여했다. 지난 중증급성호흡기증후근(사스, SARS)사태의 대처를 시작으로 2020년 코로나19 예방과 관리 대응을 위해 여성의 힘으로 최전방위적인 위기대응에 힘을 쏟았다. 

정 청장은 1995년 질병관리본부의 전신인 국립보건원 연구원 특채로 합격 후 보건 공무원이 되었고,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에서 질병보건과 응급의료 및 긴급상황 대응에 공헌했다. 2014년 질병관리본부 질병예방센터 센터장을 역임하며 2015년 최초로 맞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MERS) 사태 때 최전방에서 위기관리 대응을 총괄했지만 메르스 확산 대응 실패라는 이유로 징계를 받기도했다. 그러나 당시 위기상황 관리능력을 인정받아 2017년 질병관리본부 개편 이후 1급 공무원을 거치지 않고 바로 승진, 차관급인 질병관리본부 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YWCA는 "정은경 대상 수상자의 메르스 확산 대응실패라는 징계는 국가방역체제를 마련하는 디딤돌이 되었다"면서 "지카바이러스 등 감염 바이러스로부터 오는 공포감을 해소하는 데 앞장서 왔고, 2020년 코로나19 확산으로 불안, 공포, 무력감이 커진 국민들에게 전문성을 바탕으로 누구보다 빠르고 정확한 소통과 협력, ‘절제와 공감’의 아이콘으로 코로나19 위기상황에서 국민들을 안심시켰다"고 설명했다. 또 "대한민국 국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감염병 위기대처 능력을 인정받아, 미국 타임즈의 ‘2020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영화 '69세' 포스터 (출처= 엣나인 필름)
영화 '69세' 포스터 (출처= 엣나인 필름)

◆ 여성노인의 인간 존엄성에 대한 고민의 장 마련한 임선애 감독

젊은지도자상을 수상한 임선애 감독은 한국영화 컨셉노트, 스토리보드, 시나리오 등의 작업을 했던 영화계의 경험을 바탕으로 여성노인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에 대한 영화를 제작했으며 사회적인 편견과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인권과 삶에 대한 고찰의 기획를 확대했다. 

임 감독은 홍익대학교 광고, 멀티미디어디자인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 극영화 시나리오를 전공했으며 스토리보드 작가이자 영화감독으로 2002년부터 한국영화의 연출, 출연, 각본 등의 작업을 해오고 있다. 임 감독의 영화 '69세'는 여성노인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를 다루며 남성의 육체적 폭력과 공권력이 야기하는 정신적 폭력을 이야기했다. 

심사를 맡은 유시춘 EBS이사장은 "노인문제가 사회적으로 특별한 이슈가 되고 있는 현실사회에서 여성노인을 통해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화두로 던진 임선애 감독이 상을 받음으로써 코로나19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젊은 여성영화감독들에게 위안과 희망이 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우리가 우리를 우리라고 부를 때 (출처= 이봄)
우리가 우리를 우리라고 부를 때 (출처= 이봄)

◆ 추적단 불꽃, 디지털성범죄 취재와 실태 공론화 앞장

특별상을 수상한 추적단 불꽃은 텔레그램 N번방의 최초 신고자이자 기록자로 언론 보도의 한계를 고려해 취재 내용을 기록한 <우리가 우리를 우리라고 부를 때>라는 책을 발간하기도 했다.

추적단 불꽃은 기자지망생인 대학생으로 뉴스통신진흥회의 ‘탐사심층르포취재물’ 공모전 응모를 위해 평소 관심 가졌던 ‘불법 촬영’을 주제로 취재를 시작했다가 ‘와치맨’이 운영하는 구글블로그를 발견하면서 N번방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이후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서 만연한 성착취 실상을 폭로하고 공론화시키기 위해 노력했으며 온라인 연대 활동을 통해 디지털 성착취 예방과 디지털 성범죄관련 법률개정 등 사회적 노력의 출발점을 만들었다.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는 추적단 불꽃의 활동은 청와대 국민청원에 등록된 N번방 관련자 처벌 및 신상 공개 등 각종 청원에 총 600만 명이 동의하면서 지난 5월, 20대 국회에서 ‘N번방 방지법’ 통과를 이끌어 냈다.

한국YWCA연합회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올해는 시상식을 개최하지 않는다"고 전하며 "12월 중 제18회 한국여성지도자상 소개 영상을 공유할 예정"이라고 밝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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