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컨슈머= 김아름내 기자] 차량 노후화나 자동차 사고 등에 따른 부품교체 시 친환경 부품 사용률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나 소비자 및 자동차 정비업체의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램프가 깨진 자동차 (출처= 픽사베이)
램프가 깨진 자동차 (출처= 픽사베이)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정부는 2005년「환경 친화적 산업구조로의 전환 촉진에 관한 법률」에 의해 자동차 부품에 대한 품질인증 제도를 도입했다. 보험회사도 약관에 명시한 중고부품, 재제조품으로 부품 교체 시 새 부품 수리비에 해당하는 금액 중 일부를 소비자에게 지급하고 있다. 그러나 인식 부족으로 친환경 부품(중고·재생부품·재제조부품)을 선택하는 소비자는 적었다.

소비자원은 지난 6월 5일~30일 수도권에 거주하는 자가용 승용차 운전자 중 최근 1년 이내 자동차 수리를 받은 경험이 있는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4.36%p)를 실시했다고 21일 전했다. 

소비자 500명 중 친환경 부품 유형 내 중고 부품은 51.8%(259명), 재생 부품은 49.6%(248명), 재제조 부품은 26.2%(131명)만 ‘어느 정도’ 또는 ‘매우 잘 알고 있다’고 답해 친환경 부품을 알지 못하는 소비자가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자동차 수리 시 92.8%(464명)가 새 부품으로 교체했으며 친환경 부품 이용률은 재생 부품 13.8%(69명), 중고 부품 10.2%(51명), 재제조 부품 2.4%(12명)로 매우 낮았다(복수응답).

(한국소비자원 제공)
친환경부품(중고·재생부품·재제조부품) 유형별 인지도 (한국소비자원 제공)

친환경 자동차 부품 중 재제조품의 경우 정부가 정한 품질⋅성능 평가와 공장 심사 등을 거쳐 품질인증을 받고 있고 헤드램프 등 48종(승용 39종, 상용 9종)이 재제조 대상 부품으로 지정돼있다.

그러나 친환경 부품 사용 선행 조건으로 ‘친환경 부품의 품질과 안전성이 검증되면’이라고 응답한 소비자는 55.4%(277명)에 달했다. 즉 정부가 품질인증을 거쳐 지정한 부품을 소비자들이 알지 못한다는 말이다. 

자동차 보험사는 소비자가 친환경 부품(중고부품, 재제조품)으로 교체 수리 시 새 부품 수리비에 해당하는 금액의 20% 또는 25%를 소비자에게 지급하는 '친환경 부품 특별 약관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실제로 소비자 500명 중 자동차 자기차량(자차) 손해 보험에 가입한 소비자는 88.0%(440명)에 달했지만 이중 친환경 부품 특별 약관 제도를 알고 있는 소비자는 17.5%(77명)에 불과했다. '특약 제도를 모른다'고 응답한 소비자(363명)의 59.2%(215명)는 "미리 알았다면 친환경 부품으로 수리 받았을 것"이라고 했다.

자동차 보험 가입 경로에 따라 친환경 부품 사용 특약에 대한 인지도는 차이를 보였다. 보험설계사를 통해 가입한 소비자(24.2%, 132명 중 32명)는 인터넷으로 직접 가입한 소비자(14.6%, 308명 중 45명)보다 특약에 대해 더 잘 알고 있었다.

 「자동차관리법」에 따라 정비 사업자는 자동차 부품 교체 수리 시 새 부품, 중고 부품, 대체 부품 등을 정비 의뢰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알려야 하지만 소비자 500명 중 63.2%(316명)는 '정비 사업자에게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했다. 실제 자동차 수리 현장에서도 설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이 드러났다.

서울 소재 자동차 정비사업장 대표 60명을 대상으로 같은 기간 실시한 조사에서 사업장 대표 96.7%(58명)는 '친환경 부품보다 새 부품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그 이유는 ‘차주가 새 부품을 원해서’가 98.3%(57명)으로 가장 많았다. ‘친환경 부품의 안전성이나 품질을 신뢰하지 못해서’ 34.5%(20명), ‘새 부품보다 수명이 짧을 것 같아서’ 32.8%(19명)로 이어졌다.

소비자원은 이 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관계 부처에 ▲자동차 관리 사업자 대상 고지 의무 준수를 위한 교육 및 관리 감독 강화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관련 협회에는 ▲자동차 친환경 부품에 대한 소비자 인식제고 및 홍보 강화 ▲자동차 친환경 부품 거래 활성화를 위한 부품 유형별 통합 정보제공 시스템 구축 등을 권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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