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자동차 회사 상당수, 가독성 떨어지는 두꺼운 설명서만 제공
운전자 “포켓북 형태, 유지·보수 및 응급조치 내용 담겼으면”

도로 위 차량들 (사진= 김아름내)
도로 위 차량들 (사진= 김아름내)

[우먼컨슈머= 김아름내 기자] 자동차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운전자에게 휴대용 취급설명서 제공이 필요한 상황이다. 운전자 10명 중 8명 넘게는 새로운 편의장치, 운전자보조 시스템, 자율주행 기능 등으로 차량 취급설명서가 두꺼워지면서 휴대성, 가독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한국지엠, 르노삼성, 쌍용자동차는 차량 취급설명서를 차량 출고 시 차 내는 물론  앱, 누리집에 게재하고 있었다. 그러나 간편 설명서는 기아자동차, 르노삼성만 제공했다. 현대자동차는 친환경 자동차에만, 쌍용자동차는 G4 렉스턴에만 간편 설명서를 제공했다. 

BMW/MINI, 벤츠, 폭스바겐/아우디, 볼보, 포드, 토요타/렉서스, 닛산/인피니티, 혼다, 캐딜락, FCA, 재규어/랜드로버, 포르쉐 등 국내에서 판매하는 수입 자동차 12개 중 4개만이 차량 취급설명서와 함께 간편 설명서를 제공했다. BMW/MINI, 볼보, 포드, 재규어/랜드로버)의 경우 국내 누리집을 통해 PDF형식의 취급설명서를 제공했고 6개사는 자체 앱을 통해 취급설명서를 제공했다. 

차량 취급설명서 (사진= 한국소비자원)

한국소비자원은 자동차 제작사의 취급설명서 내용을 분석·검토하고 차량 운전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고 25일 밝혔다. 

2018연식 이후 자동차를 운전하는 소비자500명을 대상으로 6월 15~26일 조사가 진행됐다. 온라인 설문으로 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 ±6.9%p다. 

500명 중 395명(79.0%)은 ‘차량 취급설명서 이용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395명 중 356명(90.1%)은 ‘취급설명서의 필요한 부분만 찾아 읽는다’고 했다. 

취급설명서 이용자 395명 중 214명(54.2%, 중복응답)은 ‘휴대성이 좋지 않아 필요할 때 정보를 찾기 힘듦’, 207명(52.4%)은 ‘가독성이 좋지 않아 식속하게 확인할 수 없다’, 147명(37.2%)은 ‘설명서 내용이 어렵고 복잡하다’고 불편함을 토로했다. 

차량 취급설명서 내용을 ‘정확히 안다’고 답한 비율은 ‘차량정보‘(16명, 3.2%)가 가장 낮았다. ‘차량유지·보수‘(22명, 4.4%), ‘차량 안전장치‘(40명, 8.0%), ‘운전자 보조장치‘(41명, 8.2%), ‘차량 편의장치‘(45명, 9.0%), ‘차량기본사항‘(52명, 10.4%)로 나타났다. 

취급설명서 중 개별 장치(기능)에 대해 ‘안전벨트’, ‘스마트키’, ‘인포테인먼트’, ‘주차 보조·충돌 방지’ 등으로 이용 빈도가 높았으며 항목별로는 ‘편의 장비’ 관련 내용을 많이 확인했다. 

중요하다고 인식하는 개별 기능은 ‘에어백’, ‘안전벨트’, ‘AEB(자동긴급제동장치)’, ‘충돌 경고’ 순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 500명 중 447명(89.4%)은 휴대용 취급설명서가 ‘필요하다’고 했다. 특히 전체의 320명(64%)은 ‘휴대 가능한 포켓북 형태’를 선호했다.

휴대용 취급설명서에는 ‘유지·보수 및 응급조치’(169명, 33.8%) 관련 내용이 담겼으면 좋겠다고 했으며 ‘안전장치’(128명, 25.6%), ‘차량정보’(66명, 13.2%), ‘기본사항’(66명, 13.2%), ‘운전자 보조장치’ (37명, 7.4%), ‘편의장비’(34명, 6.8%)도 있었다. 

자동차 (사진= 김아름내)

한국소비자원은 국내 자동차 제작사는 자사 누리집과 앱을 통해 차량 취급설명서를 제공하고 있으나 일부 수입 자동차 회사들은 누리집에 이를 게재하지 않거나 한국어로 된 앱조차 제공하지 않는다며 접근성 강화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에 연말 철수 예정인 닛산/인피니티를 제외하고 벤츠, 아우디벤츠, 아우디/폭스바겐, 토요타/렉서스, 혼다, 캐딜락, FCA, 포르쉐는 향후 게재 검토를 회신했으며 포드, 혼다, 캐딜락, FCA는 추후 제공을 위해 본사와 협의 예정이라고 전했다. 

소비자원은 “대부분의 소비자가 ‘휴대용 취급설명서’ 제공이 필요하다는 의견인 만큼, 배포해줄 것”을 자동차 제작사 등에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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