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 40.3%, 앱 합병 후 수수료 인상 시 "배달료 전부 또는 일부 고객에 청구"

[우먼컨슈머= 김정수 기자] 외식배달 음식점 2000곳 중 40.3%는 '배달앱 합병 후 수수료 인상시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배달료 전부 또는 일부를 고객에게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배달음식의 가격을 조정하겠다"(36.0%), "음식구성 또는 양을 줄이거나 식재료를 변경해 원가를 조정하겠다"(17.6%), "배달앱사와 거래 중단"(9.4%), "업주부담 등 특별히 대응방안이 없다"(24.4%)로 이어졌다. 

지난해 말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가 딜리버리히어로(요기요)는 인수합병 의사를 밝혔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외식업체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었다.

외식업체 2000곳 중 92.8%는 '배달의민족'에, 40.5%는 '요기요', 7.8%는 '배달통'에 입점해있다고 밝혔다. 업체 당 평균 1.4개의 배달앱을 복수로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배달앱 시장 장악율이 높은 기업의 인수합병 이후 수수료가 인상된다면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서울시·인천시·경기도가 발족한 '수도권 공정경제협의체'는 지난 6~7월 배달앱 거래관행 실태를 조사하고 27일 발표했다.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2.19다. 

조사대상 2천곳을 업종별로 나누면 한식(27.6%), 치킨(23.3%), 중식(13.1%)이 가장 많았으며 비프랜차이즈업은 63.3%로 프랜차이즈(36.7%)보다 많았다. 

배달앱을 이용하는 이유로 업체의 55.5%는 '다른 홍보방법보다 편리하다'고 했다. 이어 52.3%는 '배달앱을 사용하지 않으면 영업을 지속하기 어렵다', 45.3%는 '주변 경쟁업체에서 이용한다', 24.6%는 '다른 홍보방법의 효과가 줄었다', 4.8%는 '가맹본사의 마케팅 정책' 이라고 각각 답했다. 

업체들은 배달앱이 출시되기 전 '전단지 또는 스티커 등을 활용'(54.3%)했다가 앱 출시 후 '앱을 활용하게 됐다'(60.5%)고 밝혔다. 현관문, 집 앞 등에 뿌려지거나 붙여지던 전단지, 스티커에서 온라인 홍보로 바뀌었다.

업체 중 93.7%는 "배달앱을 이용하지 않는다면 매출이 하락할 것"이라고 답해 시대의 변화에 따랐다기 보다는 매출의 타격을 입을 수 있어 앱을 사용하는 것으로 비춰진다. 

또 전체의 79.2%는 "광고비 수수료가 과도하다"고 답했다. "보통이다"는 18.3%, "적정하다"는 2.5%로 나타났다.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합병에 대해서는 74.6%가 "반대"했다. 찬성은 7.6%에 그쳤으며 보통은 17.9%였다. 반대 이유는 "배달앱 광고비, 수수료 등이 인상돼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81.4%나 됐다. 이어 "배달앱사의 고객 및 영업정보 독점으로 영업활동 제한"이 51.9%, "배달앱사와 광고 외 배달대행, 포스, 부가서비스 등의 이용 강요"가 47.8%로 이어졌다. 전단지 등 다른 광고 효과가 줄어들거나 매장방문 고객이 줄어들며 전체 매출이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도 이어졌다. 

합병 승인 조건으로 62.8%가 "광고비, 수수료 인하"를 바랐다. 60.6%는 "향후 수수료 인상 등 거래조건의 일방적 변경 금지"와 "일정기간 수수료 인상 불허"(32.7%)라는 답도 있었다. 

'수도권 공정경제협의체'는 조사결과를 종합해 제도개선과 신규정책 발굴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했다. 또 배달앱 독과점으로 인한 대안으로 수도권 지자체는 공공성을 확보하는 배달앱 생태계 구성, 민관협력 또는 직접 배달앱을 운영하는 방식으로 소상공인과 소비자 모두에게 도움되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서울시는 9월 중순, 배달중개수수료를 0~2%로 대폭 낮춘 ‘제로배달 유니온’앱 서비스를 시작한다. 16개 민간배달플랫폼이 참여 중이다. 가맹점은 결제수수료 0.5%, 소비자는 서울사랑상품권 온라인 결제 뿐만 아니라 추가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인천시는 2018년 6월부터 공공플랫폼 ‘인천e음’ 전화주문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 가입자수 124만명, 가맹점수 1,777개에 달한다. 인천 서구는 올해 1월부터 공공배달앱 ‘서로e음 배달서구’를 출시해 운영 중이다. 소상공인에게는 ▲입점 수수료 ▲중개수수료 ▲광고비 무료 등 3무 혜택을, 소비자에게는 ▲기본 캐시백 ▲가맹점 할인 ▲추가 캐시백을 제공한다. 

경기도는 현재 27개 회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공배달앱을 구축 중이다. 시범지역(화성, 파주, 오산)을 선정해 10월 중순부터 운영을 시작하고 2021년에는 16개 시군으로 확대, 2022년에는 31개 시군 전역에서 공공배달앱 서비스를 운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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