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전략 통한 제약강국 건설 꿈”...약국으로 시작한 한미약품, 매출 1조 회사로 성장시켜

[우먼컨슈머= 김정수 기자] 한국 제약바이오산업을 이끈 한미약품그룹 창업주 임성기 회장이 2일 새벽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0세. 

한미약품 임성기 회장이 숙환으로 별세했다.
한미약품 임성기 회장이 숙환으로 별세했다.

고 임성기 회장은 중앙대 약대 졸업 후 1967년 서울 종로에서 ‘임성기 약국’을 열고 6년 뒤인 1973년 임성기 제약을 설립, 그해 한미약품으로 사명을 변경하고 48년간 기업을 이끌어 오늘 날 한미약품을 매출 1조원이 넘는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임 회장은 1990년대까지 제네릭 의약품(복제약)을 판매하다 ‘한국형 R&D전략을 통한 제약강국 건설’의 꿈을 품고 단기적으론 개발신약을, 장기적으론 혁신신약 개발에 나섰다. 당시 다수의 제약회사가 매출의 5~7%를 R&D에 사용할 때 10% 이상을 사용하며 신약개발의 의지를 다졌다. 

제약강국 건설이라는 포부에 따라 한미약품은 매년 매출의 약 20%를 R&D에 투자했고 그 결과 국내 제약업계 최초로 개량신약인 아모잘탄과 아모디핀을 내놓게됐다. 

2013년에는 역류성 식도염 치료제 에소미졸이 국내 개량신약 최초로 미국에서 시판 허가를 받기도 했다. 

2년 뒤인 2015년 시작된 한미약품의 조 단위 기술수출은, 신약개발을 마치지 않더라도 계약금을 얻을 수 있고 단계에 따라 기술료를 챙길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수차례 좌절도 있었다. 글로벌 제약사와 9건의 기술수출 계약을 이뤘음에도 2015년 이후 성사된 계약 6건 중 5건이 해지됐기 때문.

임 회장은 폐암 종류 중 하나인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표적치료제 신약 '올무티닙' 개발 중단을 발표한 2018년, 임직원들에게 “신약 개발에 어려움이 있고 위험성도 있지만 나를 믿고 R&D에 매진해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앞서 2016년에는 1100억원대 한미사이언스 개인 보유분을 직원에게 무상 증여하며 직원들에게 고마움을 표한 바 있다.

고 임성기 회장의 유족으로 부인 송영숙씨, 아들 임종윤(한미사이언스 대표), 임종훈씨(한미헬스케어 대표 부사장), 딸 임주현씨(한미약품 부사장)가 있다. 고인과 유족 뜻에 따라 장례는 가족장으로 치러진다. 빈소는 추후 알릴 예정이며 발인은 6일 오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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