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컨슈머= 박문 기자] 1960년대 정부는 한국은행 자매은행으로서 외환전문은행을 발족시키기로 하고 법 기초 작업에 들어갔다. 1966년 6월 14일 한국외환은행법의 모체인 한국환금은행법안을 성안하여 제52차 국무회의에서 가결하고, 6월24일 국회에 제출했다.

(사진= 설립초기 한국은행은행 본점)
(사진= 설립초기 한국은행은행 본점)

1978년 재무부가 발간한 한국금융30년사에 따르면, 한국환금은행법의 골자는 외국환거래와 무역금융의 원활을 기하기 위하여 한국환금은행을 설립한다.(법안 제1조)

또 자본금은 100억원으로 하고 한국은행이 출자한다(제4조). 환금은행은 외국환업무와 무역금융업무에 관련된 전반적인 업무를 행한다(18조1항)

한국은행법과 은행법의 규정은 이 법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환금은행에 적용한다(제2조3항 및 제27조 제1항)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환금은행법안은 1966년 6월24일 제577회 국회 제6차 상임위원회에 회부됐다.

제9차 국회재경위원회는 정부 측 의견을 들었지만 미흡하다고 판단했다. 여야는 7인소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당시 7인소위원은 민중당 이중재 위원, 유창렬 위원, 김상흠 위원, 공화당에서 오상식 위원, 김우경 위원, 이만섭 위원, 무소속 소선규 위원이었다. 

이들이 만든 수정안을 보면 전조문에 걸쳐 환금은행을 외환은행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신중을 기하고자 이사회의 의결정족수를 과반수 찬성에서 3분의 2이상 찬성으로 변경했다.

임원과 직원의 형사책임에서 공무원에 준하는 규정을 임원에게만 국한했다. 업무범위의 명확을 기하기 위해 ‘환금은행은 다음 각호의 업무를 영위한다’를 ‘외환은행은 외국환거래와 무역금융의 원활을 기하는 범위안에서 다음 각호의 규정하는 업무를 행한다’로 변경했다.

수정안은 1966년 7월8일 재경위원회의 수정을 거쳐 7월11일 제57회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회의 가결을 얻은 한국외환은행법안이 정부에 이송되자 정부는 1966년 7월28일 법률 제1800호로 공포했다.
정부는 한국외환은행법 시행령의 제정을 서둘러 전문33조 부칙으로 된 동법시행령을 그해 8월29일 대통령 제2726호로 공포했다. 8월 31일 한국외환은행 설립위원들이 위촉됐다. 

위원장에 재무부 차관 이호범, 부위원장에 한국은행 부총재 홍용희가 임명됐다. 위원은 재무부 재정차관보 민영훈, 재무부 이재국장 김용환, 재무부 외환국장 이재설, 한국은행 이사 정원훈, 한국은행 이사 홍완모, 대통령비서실 정무비서관 서봉균 등이 있다. 

1966년 12월 14일 한국은행은 자본금 100억원을 전액 납입했고 17일에는 재무부장관이 한국은행 총재의 추천으로 서봉균을 초대 은행장으로 임명했다.

전무이사로 정원훈, 이사로 김봉은, 진경득, 윤승두, 배수곤, 김선근을, 감사에 이중윤을 임명했다.

1966년 12월 19일에는 한국외환은행법 시행령 제3조의 규정에 의하여 한국외환은행의 설립등기가 완료됐다.

한국외환은행은 업무개시일을 1967년 1월 30일로 결정하고 재무부장관의 인가를 받았다. 한국은행은 한국외환은행에 인계할 자산과 부채의 범위를 확정했다. 

마침내 한국외환은행은 서울특별시 남대문로 3가 110번지 한국은행 별관에서 직원 750명과 12부1실 국내 1개 지점, 국외 4개 지점으로써 외국환거래와 무역금융의 원활한 운영을 통하여 수출목표달성과 국제수지개선에 기여함을 사명으로 하는 국내 유일의 외국환전문은행으로 출범했다.

외환전담은행으로 출범한 외환은행은 설립초기부터 10여년 간 우리나라 외환거래의 약 3분1에 달할 정도로 외환 업무 대외창구로서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후 경제규모 성장과 함께 국제화가 진전됨에 따라 외환거래 다변화가 요구되는 등 금융자유화가 급속도로 진행됐고 1989년 외환은행법이 폐지되면서 외환은행은 특수은행에서 일반은행으로 전환됐다.

성장을 구가하던 외환은행도  IMF 파고에 흔들렸고 현재까지도 논란이 되고 있는 2003년 8월 론스타와 1조 4천억원의 자본 계약에 이르렀다. 10여년이 지난 2012년 2월 한국외환은행은 하나금융지주에 인수됐다. 

과거 외환은행(KEB)과 통합된 은행이라는 의미에서 KEB하나은행으로 사용된 브랜드마저도 지난 2월 3일부터 ‘하나은행’으로 변경되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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