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컨슈머= 박문 기자] DB그룹 2세 경영이 본격화 됐다. 창업주인 김준기 전 회장의 장남인 김남호 DB금융연구소 부사장이 DB그룹 회장으로 선임됐다. 

1일 DB그룹은 “그동안 그룹 회장직을 맡아 온 이근영 회장이 물러나고, 김남호 DB금융연구소 부사장을 신임 그룹 회장에 선임하고 이취임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김남호 신임 회장은 내년 초 정기주총을 거쳐 그룹 제조서비스부문의 실질적 지주회사인 DB Inc.의 이사회 의장도 겸임할 예정이다. 

김 회장은 DB손해보험(9.01%)과 DB Inc.(16.83%)의 최대주주다. DB손해보험은 DB생명, DB금융투자, DB캐피탈 등을, DB Inc.는 DB하이텍과 DB메탈 등을 지배하고 있다.

김 회장 취임으로 DB그룹은 창업이래 50년 가까이 그룹을 이끌어온 김준기 회장의 창업자 시대가 마무리되고 2세 경영 시대를 맞이했다.

김 회장 체제 전환은 그룹 내에서는 예견된 일이었다. 부친인 김준기 전 회장이 수술 등을 받으며 사실상 경영 복귀가 어려운 상황이고, 김 회장은 2000년대 초반부터 그룹 지배구조상 정점에 있는 계열사들의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했기 때문이다. 또 이근영 회장을 보좌하며 그룹을 경영하기 위한 준비과정을 밟아왔다.

지난 2017년 9월, 김준기 회장의 퇴임으로 그룹 경영 안정화를 위해 이근영 회장이 취임했다. 그러나 최근 체력적 부담을 이유로 여러 차례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6월 말 이 회장은 그룹 회장단과 계열사 사장단이 참석한 경영협의회에서 퇴임 의사를 공식했고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위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대주주인 김남호 부사장이 책임을 지고 경영 전면에 나서 줄 것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1일 오전 강남구 대치동 DB금융센터 대강당에서 열린 그룹 회장 이취임식은 생활 속 거리두기 차원에서 간소하게 치러졌다.

김남호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국내외 경제가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중임을 맡게 돼 무거운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낀다”며 “앞으로 DB를 어떠한 환경변화도 헤쳐 나갈 수 있는 ‘지속성장하는 기업’으로 만들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각 사 경영진과 임직원들에게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해 상품 기획, 생산, 판매, 고객서비스 등 모든 분야에서 디지털 컨버전스 구축과 온택트(ontact) 사업역량을 강화해 줄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