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 상장법인 2,148곳 중 여성임원 1인 이상 720곳 뿐
자산 2조 이상 147곳 중 98곳 여성임원 선임
여가부 "자본시장법 개정, 여성임원 확대에 영향 줘"

[우먼컨슈머= 박우선 기자] 자산총액 2조가 넘는 기업 3곳 중 2곳에 여성임원이 있었다. 여성임원 비율은 지난해 보다 4.5% 증가했다. 

여성가족부(장관 이정옥)는 양성평등기본법 제20조 제3항에 근거해 지난해부터 상장법인 전체를 대상으로 성별 임원 현황을 조사하고 있다고 30일 전했다. 

여가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상장법인 2,148곳 중 여성임원이 1명 이상 있는 곳은 33.5%(720곳)로 나타났다. 2019년 1분기 보다 1.4%p 증가했다. 여성임원은 1395명으로 지난해보다 196명 증가했다.

이중 자산 총액 2조 이상 기업 147개 중 여성임원을 선임한 기업은 98개(66.7%)였다. 49개(33.3%)는 남성임원만 있었다. 98곳의 전체 여성임원 수는 397명(4.5%)이었다. 남성임원수 8,352명과 비교하면 턱없이 낮다. 

전체 기업의 여성 등기임원 중 사외이사는 104명(0.9%p), 여성 미등기 임원은 151명(0.7%p) 각각 증가했다. 외부에서 여성 전문가를 발탁한 것이 특징이다.

'자본시장법'에 따라 이사회 구성의 성별 특례조항 기준 중 임원은 등기임원을 의미한다. 지난 2월 4일 신설된 관련 법 제165조의20에 따르면 자산 총액 2조원 이상인 주권상장기업은 이사회의 이사 전원을 특정 성(性)으로 구성하지 않아야한다고 돼있다. 시행은 2022년 8월 5일부터다.

현재 이에 부합하는 기업은 지난해(27개)보다 1.7배 증가한 45개로 나타났다. 자산 2조 이상 기업 147개 중 30.6%에 해당해 관련 법 개정이 기업의 여성임원 확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여가부는 전했다. 

올해 0명에서 1명으로 첫 여성 등기임원을 선임한 기업은 한진중공업∙미래에셋생명∙대상∙삼성에스디에스∙엔씨소프트∙삼성바이오로직스∙아모레퍼시픽그룹∙미래에셋대우∙포스코인터내셔널∙삼성SDI∙세아베스틸∙삼성중공업∙대한항공∙삼성물산∙SK하이닉스∙KT∙한화솔루션∙신한금융지주 등 18곳이다. 

이중 신한금융지주회사는 여성가족부와 '성별균형 포용성장 파트너십'을 협약한 바 있다. 

(여성가족부 제공)
성별 임원 및 여성 임원 선임 기업 현황 (여성가족부 제공)

전체 기업의 여성근로자는 408,336명으로 전체의 25.5% 수준이었다. 이중 여성임원은 1395명이다. 남성 근로자 40명 당 남성임원 1명이 배출된다면 여성의 경우 근로자 293명당 1명의 여성임원이 탄생한다고 볼 수 있다.

전체 기업 중 여성 임원 비율이 높은 산업은 ▲교육 서비스업으로 15.1%였다. 

이어 ▲협회 및 단체, 수리 및 기타 개인 서비스업 10.0% ▲예술, 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 9.6% ▲사업시설 관리, 사업 지원 및 임대 서비스업 8.1% 순으로 나타났다.

전체 산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제조업(62.1%)의 여성 임원 비율은 4.0%로 전체 산업 평균보다 낮았다.

지난 5~6월 전자공시시스템(DART) 공시 자료를 토대로 조사에 나선 CEO 스코어 박주근 대표는 “조직 내 권력구조, 의사결정 구조 및 의사소통의 방법, 인사평가제도 등 기업의 본질적인 변화를 위해서는 임원 계층의 성별 다양성을 이루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박 대표는 “조사를 시작한 2012년 이후 주요 기업이 여성 임원을 선임한 사례가 올해 가장 크게 나타난 것은 고무적이지만, 근로자 대비 임원수의 남녀 격차가 7.3배로 나타난 것을 보면 여전히 개선해야 할 것들이 많음을 알게 한 조사였다”고 말했다.

이정옥 여가부 장관은 “자산 총액 2조 이상 기업에서 적극적으로 여성 임원 선임이 이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사회 각 분야에서 성별 균형을 이루기 위해서는 그에 맞게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여성가족부는 다양한 산업의 기업들과 의사결정 직위의 성별 다양성 제고를 위한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우먼컨슈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