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학교 이길여 총장. 이 총장은 6월 29일 라이온스협회로부터 인도주의상을 받았다
가천대학교 이길여 총장. 이 총장은 6월 29일 라이온스협회로부터 인도주의상을 받았다

[우먼컨슈머= 박우선 기자] 이길여 가천대학교 총장이 세계에서 권위를 인정받는 '라이온스 인도주의상(Lions Humanitarian Award)' 올해의 수상자로 선정됐다. 시상식은 29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동 남산제이그랜하우스에서 진행됐다. 당초 세계 각국 라이온스 회원 2만 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싱가포르에서 시상식이 열릴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한국에서 축소, 개최됐다.

라이온스협회는 뛰어난 인도주의 활동을 펼친 개인이나 단체에 이 상을 수여한다. 수상자가 인도주의 활동을 계속 할 수 있도록 25만 달러(한화 약 3억원)를 부상으로 지급한다.

이길여 총장은 가천대 길병원과 국제라이온스협회 공동으로 ‘가천-국제라이온스협회 의료봉사단’을 설립하고 세계 각 국의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와 국내 외국인 근로자 가정의 이른둥이 치료 등에 상금 전액을 출연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라이온스는 이길여 총장이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1958년 인천에서 이길여산부인과를 개원한 이래 ▲보증금 없는 병원 ▲자궁암 무료검진 ▲무의촌 의료봉사 ▲의료 취약지 병원 운영 ▲해외 심장병 환자 초청 무료수술 등 60여 년동안 의료를 통한 봉사와 나눔을 실천한 것을 높게 평가했다.

일제 강점기인 1932년에 태어난 이 총장은 어려서부터 가난한 사람들을 돕고자 의사가 되기로 결심했다. 인천에서 병원을 운영할 당시, 간호사들과 섬들을 찾아 무료진료와 질병 예방교육을 실시했다. 돈이 없어 치료를 포기하는 환자들을 위해 ‘보증금 없는 병원’을 도입, 무료로 진료했으며 매년 수 억의 적자를 감수하며 양평 철원 백령도 등 의료취약지역에 길병원을 설립, 운영했다.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봉사"라는 그의 정신은 국내는 물론 몽골 캄보디아 카자흐스탄 등 전 세계 17개국 5000여 명의 어린이들에게 무료 심장 수술 혜택을 제공했다. 

후진양성을 위해 지난 1997년 가천의대를 설립한 이 총장은 2006년 뇌과학 연구원, 2007년 바이오나노연구원, 2008년 이길여암·당뇨연구원을 설립하는 등 의과학 연구에도 초석을 세웠다. 2012년, 가천의대, 가천길대학, 경원대, 경원전문대 등 4개 대학을 통합해 가천대로 교명을 변경, 출범시켰다.

이 총장은 "일제 강점기에 태어나 나라 없는 설움을 겪었고, 고교와 대학시절 6·26 전쟁에 참전했던 남학생 친구들은 대부분 돌아오지 못했다"며 "늘 그들의 몫까지 다해 그동안 진 빚을 갚겠다는 생각에 소외된 환자를 돌보아 왔다. 앞으로도 계속 나눔과 봉사에 헌신하겠다"고 수상소감을 전했다.

한편 라이온스 인도주의상은 마더 테레사 수녀(Mother Teresa/1986), 지미카터 전 미국대통령(Jimmy Carter/1996),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무하마드 유누스(Muhammad Yunus/2008), 데니스 무퀘게(Denis Mukwege/2019) 등이 받았다. 이 총장은 47번째 수상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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