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폐기물 적치장에 대규모 아파트 짓다니'

[우먼컨슈머= 김아름내 기자] 주거부적합 판정을 받은 인근 지역이 환경영향평가를 통과해 부실 심의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 지역은 인천 서구 검암역 인근으로 4805가구가 입주할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DK도시개발·DK아시아 공급, 대우건설이 시공하며 지하 2층~지상 40층 등으로 조성된다. 

24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시민단체들 (사진= 촛불계승연대천만행동)
24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시민단체들. 시민단체들은 인천 서구에 들어서는 아파트 건설지역과 관련 한강유역환경청 환경영향평가에 부실심의 의혹을 제기했다 (사진= 촛불계승연대천만행동)

9일 기준, 해당 단지 청약에 8만 4730건이 몰리면서 인천 역대 최고 청약접수 건을 기록했다. 16일, 17일 2,1단지 당첨자 발표 후 오는 29일부터 7월 2일까지 계약이 진행될 예정이다. 마지막 비규제지역으로 볼 수 있는 이 단지에 많은 관심이 집중됐으나 시민단체 등은 "한강유역환경청 환경영향평가에 부실심의 의혹이 제기된다"며 비판에 나섰다. 해당 아파트 인근에 환경부가 주거 부적합 판정을 내린 사월마을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촛불계승연대천만행동 등의 시민단체는 24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파트 건설지역은 일명 쓰레기 산이라 불리는 건설폐기물 불법적치장이며, 쇳가루 마을로 알려진 사월마을과 엎드리면 코닿을 정도로 인접한 곳"이라고 주장했다.  

송운학 촛불계승연대 상임대표는 "미세먼지, 분진, 악취 등이 발생할 것이 너무도 자명하다"며 "인천 서구지역 1만여 세대 도시개발 환경영향평가에서 사업 3곳 중 검단 3구역과 한들구역은 통과되고 검단 중앙공원개발은 부동의 사유가 됐다. 전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로열파크씨티 푸르지오는 한들구역 1,2블럭에 들어설 예정이다. 

김진관 한국환경시민단체협의회 회장은 "사월마을과 불과 500미터 지점에 검단 3구역, 한들구역이 있는데 이곳은 환경영향평가가 통과됐고 일부지역은 부동의됐다는 것은 입맛대로 부실하게 심의한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직접 아파트 허가지역 주변을 돌아보고 평가했다면 통과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한강유역청이 부실심의 의혹의 책임을 지라고 강조했다. 

이들 단체는 ▲환경부 공개사과와 한강유역환경청 각성 및 한강유역청장 해임 ▲분양 계약자에게 수도권매립지, 검담산단, 대형순환골재처리장, 건설폐기물처리장 등 환경오염시설 고지 및 환경오염물질 개별안내를 해야한다고 요구했다. 

시민단체는 단지 입주 등에 관심있는 수요자들에게 해당 단지 주변의 상황 등을 설명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단체는 기자회견 후 청와대에 한강유역청 환경영향평가 부실심의 의혹 관련사항을 접수했다. 

한편 시민단체에 따르면 1992년 2월, 사월마을 인근에 세계 최대 규모의 쓰레기 매립지가 조성됐다. 매립지 수송로를 통과하는 대형 쓰레기 운반차량이 내뿜는 질소산화물을 비롯한 분진, 소음 등으로 주민들이 각종 질병에 시달리며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받아왔다. 이에 더해 2000년대에 들어 매립지 주변과 마을주변에 대규모 순환골재공장, 건설폐기물처리장을 비롯한 소규모 공장 수백 개가 난립해 제대로 선별되지 않은 폐기물을 소각, 분쇄해 유해물질은 물론, 미세먼지, 소음 및 악취를 유발시켰다. 

질병에 시달리던 지역 주민들은 2016년경 글로벌에코넷, 인천환경운동연합 서구지회 등과 함께 수도권매립지 연장 가동 중지 촉구 및 기자회견을 실시하고 환경부에 주민건강영향조사를 청원했다. 2년 뒤인 2018년 1월부터 2019년 11월 19일까지 2년여에 걸쳐 환경부는 주민건강영향조사를 실시하고, 전국 최초로 '주거 부적합 판정'을 내리고 이주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수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대책 마련에 대한 진전이 없자, 지역주민들은 지난달 중순 이주 대신 친환경 개발을 요구하는 내용의 청원서를 인천시와 인천서구청에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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