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뒤엔 강소기업 '비트리' 있었네
세계 첫 양자난수생성 칩셋 상용화위해 4년 도전

[우먼컨슈머= 임명재 기자] SK텔레콤과 삼성전자가 손잡고 개발해 지난달 출시한 일명 철통보안폰 ‘갤럭시 A 퀀텀'에는 세계에서 가장 작은 크기의 양자난수생성(QRNG) 칩셋이 탑재돼있다.

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 비트리 사옥에 전시된 양자난수생성(QRNG)칩셋 이미지 (사진=SK텔레콤 제공)
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 비트리 사옥에 전시된 양자난수생성(QRNG)칩셋 이미지 (사진=SK텔레콤 제공)

현존 최고의 보안 기술로 평가되는 양자암호 기술에 기반한 양자난수생성 칩셋은 예측 불가능하고 패턴이 없는 순수 난수를 생성함으로써 스마트폰 이용자가 서비스를 안전하게 사용하도록 한다. ‘갤럭시 A 퀀텀’은 세계 최초로 양자기술에 기반한 보안과 5G 통신 기능을 갖춘 폰인 셈이다.

SK텔레콤은 11일 경기도 경기도 성남 분당구 소재 비트리 본사에서 "갤럭시 A 퀀텀의 탄생은 반도체 설계 기업 '비트리'라는 국내 소재·부품·장비 강소기업이 있었기에 세계에서 가장 먼저 5G 양자보안폰을 내놓는 것이 가능했다"라고 소개했다.

2014년 설립된 비트리는 이미지센서와 같은 반도체 칩셋을 정밀 설계하고 이 솔루션을 글로벌 반도체 제조사에 공급하는 팹리스 기업이다.

차세대 보안기술인 양자기술 시장 선점에 역점을 두고 있던 SK텔레콤은 자회사인 IDQ에 양자 난수를 만드는 QRNG 칩셋을 상용화하기 위해 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이 절실하게 필요했다. 하지만 양자보안 시장이 형성되지 않아 파트너사를 찾기 쉽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SK텔레콤 양자 연구소(퀀텀 테크랩)는 2016년 비트리에 협력을 제안했고 그후 4년여간 함께 개발했다.

SK텔레콤과 비트리는 2018년 IoT·자율주행용 QRNG 칩셋(가로 세로 5.0 x 5.0mm)과 2020년 모바일용 QRNG 칩셋(2.5 x 2.5mm)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QRNG 칩셋은 2016년 USB 형태의 시제품에서 현재의 초소형 칩셋으로 진화했다. 칩셋 안에서 LED 광원부가 빛(양자)을 방출하고 이 빛을 CMOS 이미지센서가 감지, 디지털 신호로 변환해 난수를 생성한다. 반도체를 설계하는 비트리와 양자 난수 생성 기술을 가진 IDQ가 함께 개발한 세상에 없던 제품이다.

또한 지난달 출시 후 국내 5G 중저가 스마트폰 가운데 판매량 1위를 달리고 있는 세계 최초 양자보안 5G 스마트폰인 삼성전자 ‘갤럭시 A 퀀텀’ 탄생의 시발점이 되기도 했다.

당시 비트리는 2016년부터 개발을 시작해 5.0 x 5.0 x 1.1mm (가로 x 세로 x 높이) 크기의 IoT/자율주행용 QRNG 칩셋을 막 상용화했는데, 훨씬 더 작은 크기의 모바일용 칩셋을 개발해야만 했다.

이후 비트리는 SK텔레콤(IDQ), 삼성전자 품질팀과 지속 논의하며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높은 품질기준을 통과하기 위해 칩셋 설계 및 테스트를 거듭했다.

특히 스마트폰 내 탑재를 위해 칩셋 크기를 매번 1mm 단위로 줄이는 데 각고의 노력이 들어갔다.

마침내 비트리는 약 2년 만에 기존 칩셋 사이즈를 대폭 줄인 2.5 x 2.5 x 0.8mm 크기의 모바일용 QRNG 칩셋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고, 삼성전자의 품질기준을 통과해 지난 4월 양산 에 돌입했다.

SK텔레콤은 5G 초연결 시대를 맞아 더 많은 분야의 글로벌 기업들이 양자보안 기술을 필요로 할 것으로 전망하며 관련 사업을 더욱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SK텔레콤은 양자 난수를 생성하는 원천 기술을 가진 자회사 IDQ와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 비트리와 함께 QRNG 칩셋을 개발해 글로벌 스마트폰, IoT, 자율주행 기업에 공급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며 일부 가시화하고 있다.

스마트폰 분야에선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에 모바일용 QRNG 칩셋을 공급함으로써 양자보안 기술이 탑재된 스마트폰 라인업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차세대 보안 기능에 대한 수요가 높은 자동차 전장, 클라우드 산업 분야에 사용되는 반도체에도 QRNG 칩셋을 탑재해 반도체 성능을 고도화 하는 사업도 추진 중이라고 SK텔레콤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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