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XO연구소, 10대 그룹 해외법인 현황 조사
삼성(608곳)>한화(420곳)>LG(358곳)>현대차(354곳)>SK(352곳) 순

[우먼컨슈머= 김아름내 기자] 국내 10대 그룹 해외법인 83곳이 홍콩에 위치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이 통과되면서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소장 오일선)는 '2020년 국내 10대 그룹 해외 계열사 현황'을 조사하고 8일 공개했다. 10대 그룹은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공정 자산 기준이며, 해외 법인(계열사) 현황은 각 그룹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자료를 토대로 했다. 

(우먼컨슈머)
(한국CXO연구소)

현재 우리나라 10대 그룹이 지배하고 있는 해외 계열사는 101개 국가에 2652곳이 있다. 이중 1000곳이 미국과 중국에 위치한다. 올해 그룹별 해외 법인 숫자는 삼성 608곳, 한화 402곳, LG 358곳이었다. 현대차(354곳), SK(352곳), 롯데(233곳), 포스코(137곳), GS(125곳)가 뒤를 이었다.

특히 중국에 545곳(20.6%)의 계열사를 두고 있었다. 여기에 홍콩(83곳)에 계열사를 둔 숫자도 포함돼있다. 미국은 462곳(17.4%)으로 두 번째로 많았다. 미국과 중국(홍콩 포함)에 위치한 계열사는 1006곳이나 됐다. 지난해 824곳보다 182곳(22.1%)이 늘었다.

CXO연구소는 "국내 10大 그룹은 미국과 중국 시장을 중요한 먹거리 시장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증이지만 최근 미국과 중국이 홍콩보안법으로 갈등이 심화된 상황에서 해외법인을 많이 둔 것이 향후 어떤 경영함수로 작용할지 미지수"라고 했다.

(한국CXO연구소)

이렇다보니 10대 그룹별로 글로벌 경영 셈법이 복잡해졌다. 10대 그룹 중 미국에 가장 많은 계열사를 둔 곳은 한화로 142곳이 있다. 한화는 태양광 사업과 관련해 미국에 해외계열사를 많이 운영하고 있었다. 삼성(79곳), 현대차(71곳), SK(66곳), LG(37곳) 순이다. 

홍콩을 제외한 중국에는 SK가 99곳의 해외법인을 두고 있었다. LG(82곳), 삼성(77곳), 현대차(70곳), 롯데(39곳)가 뒤이었다. 

홍콩에 위치한 83곳의 국내 해외법인 가운데 44곳이 SK 것이었다. 그러나 홍콩보안법 통과로 미국이 기존에 유지하던 홍콩 특별지위 박탈이 현실화되면 홍콩은 금융 허브로서의 메리트가 떨어질 수도 있다. 이 경우 SK 그룹이 홍콩에 계열사를 둔 회사들을 어떻게 지배해나갈지가 주목된다. 롯데(18곳)와 삼성(13곳)도 10곳 넘는 회사를 홍콩에 두고 있다.

국내 10대 그룹은 중국, 미국 다음으로 베트남(98곳)에 많은 해외 계열사를 뒀다. 롯데는 31곳이나 되는 회사를 베트남에 세웠다. 삼성(19곳), LG(14곳), 한화(11곳) 순이다.

일본에 둔 계열사 수는 95곳으로 베트남보다 적었다. 10대 그룹 중 8개 그룹은 모두 일본 내 법인 숫자가 10곳 이하였다. 삼성(9곳), 롯데(5곳), 현대차(3곳)이다. 10대 그룹은 베트남 시장을 일본보다 메리트 있게 보고있다고 볼 수 있다.

(우먼컨슈머)
(한국CXO연구소)

이외 10대 그룹은 인도네시아 85곳, 인도 84곳, 캐나다 83곳, 싱가포르 79곳, 멕시코 69곳, 터키 68곳 순으로 해외 계열사를 두고 있었다.

대륙별로는 아시아 지역 국가에 1240곳(46.8%)으로 최다였다. 아시아 시장을 제품 생산 기지와 판매 시장으로 염두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북미 615곳(23.2%), 유럽 597곳(22.5%), 남미 103곳(3.9%), 오세아니아 66곳(2.5%), 아프리카 31곳(1.2%) 순으로 해외계열사가 위치해있다.

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지난해보다 올해 미국과 중국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어 미중 경제 전쟁 불씨가 크게 확산될 경우 직간접적으로 국내 주요 그룹들의 입지도 좁아질 수 있다”며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국내 수출 약화, 홍콩보안법 통과, 한일 간 경제 갈등 불씨 등은 국내 그룹들에게 대외적인 불확실성을 가중시켜 국내 그룹들의 글로벌 경영이 더욱 힘든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고 했다.

오 소장은 “우리나라 서울 등도 홍콩에 버금가는 세계적 금융 도시가 되기 위한 장기 플랜 마련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우먼컨슈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