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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 ‘갑질’ 논란 여전...공정위 지침도 ‘無用’?
  • 이춘영 기자
  • 승인 2020.05.20 15: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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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법 심사 지침마저 문제...“무엇이 불공정인가”

[우먼컨슈머= 이춘영 기자] 본사(공급자)와의 관계에서 경제적 약자인 대리점을 보호하기 위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세부 지침을 둘러싸고 의견이 분분하다.

공정위의 보다 명확한 입장이 나와야된다는 지적이다. 공정위 세부지침만으로는 본사-대리점 관계에서 어느 정도의 행위가 합법적 행위인지를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사사건건 일일이 공정위 판단을 구할 수도 없는 노릇이어서 대리점들은 물론 본사도 답답해하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20일 본보에 “이 지침 제정안은 예컨대 판촉행사에서 비용이 추가 발생했을 경우 본사와 대리점이 사전 계약을 통해 대리점이 비용을 부담토록 합의할 경우 이를 인정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사실 관계 파악을 통해 불공정 여부를 판단해 처벌할 수 있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지침 제정안은 6월9일까지 행정예고한 후 시행에 들어간다.

이 행정예고 기간 동안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수있어 보다 확실한 실행안이 마련돼야한다는 소리가 높다.

7년전 남양유업의 대리점 강제 ‘밀어내기’로 본사의 수수료 횡포문제가 사회문제화 된후 본사의 이른바 ‘갑질’ 횡포에 대한 비판이 일었으나 업계 내부적으로는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래서 공정위가 이를 단절키 위해 이번에 지침을 마련했으나 이 지침마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정위가 마련한 이 제정안은 ▲지침의 적용 범위 ▲위법성 심사의 일반 원칙 ▲개별 행위 유형별 위법성 심사 기준 등으로 구성됐다. 우선 대리점 거래의 요건인 재판매, 위탁 판매, 일정 기간 지속되는 계약, 반복적으로 행해지는 거래 등의 의미를 구체적으로 규정하고있다.

핵심은 위법성 심사 기준이랄 수 있다. '구입 강제 행위'는 의사가 없는 상품을 구입하라고 강요하는 것으로 규정했다

주문을 강요하거나, 주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조성하거나, 주문 내용을 일방적으로 수정하는 행위도 포함했다. 위법성은 대리점 의사에 반해 상품을 구입하도록 했는지를 중점적으로 판단한다는 것이다.

특히 대리점 주문량이 본사 할당량에 미달하는 경우 주문 내역을 일방적으로 변경해 이를 채우는 행위도 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

'경제상 이익 제공 강요 행위'는 경제상 이익을 제공하도록 강요하는 행위를 대상으로 했다. 판촉비를 전가하거나 직원 인건비·기부금·협찬금 부담을 강요하는 행위도 포함했다.

판촉 행사 계획을 대리점과 협의하지 않고 수립한 뒤 이 비용을 대리점에 일방적으로 부담시키는 행위, 실질적인 고용주로서 매장 판촉 사원을 관리했음에도 급여의 전부나 일부를 부담시키는 행위 등도 법 위반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신규 가입자 유치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해서, 업무 위탁 수수료를 이월해 지급하거나 감액하는 행위, 판매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해서 상품·용역 공급을 중단하는 행위, 반품 조건부 거래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거부하는 행위도 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

계약 기간 중 수수료 지급 기준이나 위탁 판매 수수료율을 일방적으로 대리점에 불리하게 바꾸는 행위, '거래처를 다른 대리점에 양도하라'는 요구를 거부한 대리점의 파견 사원을 철수시키는 행위, 대리점 의사에 반해 영업 직원을 본사 직영점이나 다른 대리점에서 일하도록 지시하는 행위도 마찬가지다.

법 위반 사실을 신고했다는 이유로 계약을 해지하거나, 계약에 자동 갱신 조항이 있음에도 이를 거절하는 행위, 조사에 협조했다는 이유로 상품·용역 공급을 중단하거나 공급 물량을 줄이는 행위 또한 법 위반이 될 수 있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공정위는 이 제정안을 19일부터 오는 6월9일까지 행정 예고한 뒤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 위원회 의결 등 절차를 거쳐 시행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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