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 뇌전증신약 '세노바메이트' 미국 FDA판매 허가

[우먼컨슈머= 노영조 기자] 최태원 SK회장은 지난 2002년 바이오 사업의 꾸준한 육성을 통해 2030년 이후에는 바이오 사업을 그룹의 중심축 중 하나로 세운다는 장기 목표를 제시했다. 당시만 해도 뜬금없이 들릴 정도로 꿈같은 얘기였다. 그러나 20년이 채 지나지 않아 이 꿈은 실현되기 시작했다. 

최태원 SK회장은 지난 2016년 판교소재 SK바이오팜생명과학연구원을 찾아 신약개발의 꿈을 펼쳐보였다. (사진= SK)
최태원 SK회장은 지난 2016년 판교소재 SK바이오팜생명과학연구원을 찾아 신약개발의 꿈을 펼쳐보였다. (사진= SK)

SK바이오팜이 독자 개발한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 엑스코프리 XCOPRI)를 미국 시장에 출시했다고 12일 밝혔다. 판매는 SK바이오팜의 미국 법인인 SK라이프사이언스가 맡는다.

미국의 뇌전증 치료제 시장은 연간 33억달러로 전 세계 뇌전증 치료제 시장(61억달러)의 54%를 차지한다. 프로스트 앤 설리반은 미국 뇌전증 시장이 2024년까지 약 41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제약사가 자체 개발한 신약을 기술수출하지 않고 FDA에 직접 판매를 신청해 허가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K바이오팜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 미국 제품명 '엑스코프리'(출처=SK바이오팜)
 

지난해 11월 성인 대상 부분 발작 치료제로 미국 FDA 시판 허가를 받은 세노바메이트는 출시 전부터 뇌전증 환자를 위한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큰 기대를 받아왔다.

세노바메이트는 1∼3개 뇌전증 치료제를 복용하는데도 불구하고 부분 발작이 멈추지 않는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한 글로벌 임상시험에서 위약 투여군 대비 유의미하게 발작 빈도를 낮춘 것으로 보고됐다.

이 시험 결과는 2019년 11월 '란셋 뉴롤로지'(Lancet Neurology)에 게재돼 주목을 받았다.

성공 여부가 불투명한 글로벌 신약 개발에 십수년동안 막대한 투자를 SK가 꾸준히 할 수 있었던 것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적극 지원했기에 가능했다는 게 재계의 평가다.

SK는 이로써 그동안 인수합병으로 성장해왔다는 평가에서도 벗어나게 됐다.

최 회장은 이날 SK바이오팜과 SK라이프사이언스 전 구성원에게 영상메시지를 전달하며 “대한민국 최초로 독자 개발을 통해 FDA 승인을 받고, 미국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것을 축하한다”고 노고를 격려했다.

그는 또 “세노바메이트는 혁신 신약 개발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한 사례”라고도 했다. 최 회장의 ‘사회적 가치 실현’을 비판하는 시선을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SK바이오팜 조정우 사장은 “기존 치료제를 복용함에도, 계속되는 발작으로 고통 받는 환자들을 위해 마침내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국내 제약사가 독자 개발한 신약으로서는 최초로, 전세계에서 가장 큰 제약 시장인 미국에 직접 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고 말했다.

SK라이프사이언스 최고 상업화 책임자(Chief Commercial Officer) 세비 보리엘로는 “COVID-19로 변화된 의료 환경을 고려해서 미국 현지 마케팅, 판매 전략을 세심하게 실행할 예정”이라며 “다양한 디지털 기반 플랫폼을 도입, 원격 디테일링 및 컨퍼런스 진행으로 세노바메이트 마케팅 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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