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성장연구소 조사
유통·상사 23.8배 격차, 전기가스 3.9배

[우먼컨슈머= 김아름내 기자] 국내 200대 기업 CEO 1인당 지난해 평균 보수는 6억 8783만 원, 부장급 이하 직원은 7919만 원으로 CEO와 직원 간 보수 격차는 8배를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CEO가 받은 1인당 임금 수준은 같은해 책정된 최저 연봉의 30배 이상됐다.

보수 격차 현황 (지속성장연구소)
보수 격차 현황 (지속성장연구소)

조직개발 전문업체 지속성장연구소(대표이사 신경수)는 기업 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에 의뢰해 20개 업종별 매출 상위 10개 기업 총 200곳의 CEO-임원-직원 간 보수 격차를 분석했다고 7일 밝혔다.

직급별로 CEO급은 등기 사내이사, 임원급은 미등기임원, 직원급은 등기 및 미등기임원을 제외한 부장급 이하 직원으로 구분했다. 부장급 이하 직원 보수는 각 기업 사업보고서에 명시된 임직원 보수에서 미등기임원 해당 분을 제외해 별도로 산출했다. CEO와 임원급 평균 보수는 퇴직금을 제외한 평균 보수값으로 구해졌다.

조사 결과 지난해 200대 기업은 CEO급 사내이사 649명에게 총 4464억 원을 지급했다. 1인당 평균 보수액은 6억8783만원이다. 임원급에게 준 전체 보수액은 2조 5662억 원이며 7189명의 임원에게 지출된 평균 보수는 3억 5698만원으로 나타났다.

90만 명에 달하는 직원에게는 72조원의 인건비가 사용됐는데 이를 나누면 평균 보수액은 7919만원이다.

(지속성장연구소)
(지속성장연구소)

200대 기업의 임원 1인당 평균 보수는 직원 대비 3.8배 높았다. CEO는 임원보다 보수를 1.9배 더 받았고 직원보다는 8.7배 많이 받았다. 특히 지난 해 200대 기업 CEO 평균 보수는 같은 해 책정된 최저 연봉(2094만 원)과 비교했을 때 32.8배 차이를 보였다.

CEO와 직원 간 보수 격차는 업종에 따라 달랐다. 20개 주요 산업군 중 지난 해 CEO 평균 보수가 가장 높은 업종은 ‘정보·통신’ 분야로 CEO급 평균 보수는 15억 2680만원이었다. 임원급은 4억 2100만 원, 직원은 평균 8120만 원이다. CEO와 직원 간 보수는 18.8배 차이가 났다.

정보통신 업종의 CEO가 100에 해당하는 보수를 가져갈 때 임원은 27.6%, 직원은 5.3% 정도 수준의 보수를 받아갔다고 볼 수 있다.

‘유통·상사’ 업종은 CEO와 직원 보수 격차가 가장 컸다. CEO급 보수는 14억 5580만 원이고 직원은 1인당 6070만 원으로 급여는 23.8배 차이를 보였다. 임원 보수는 3억 5480만 원이었다. CEO-임원-직원 간 보수 비율은 각각 100 : 24.4 : 4.2였다.

이외 CEO 보수를 100으로 봤을 때 직원 급여 비율이 낮은 업종은 식품업(6.1), 석유화학(6.2), 전자(6.5), 금융(7.6) 순이었다.

CEO와 직원 간 보수 격차가 낮은 곳은 ‘전기·가스’ 업종이었다. 지난해 CEO급 보수는 3억 1390만 원, 직원 평균은 8130만 원으로 CEO와 직원 간 급여 차이는 3.9배 정도였다. 임원 보수 역시 1인당 2억 원 수준으로 CEO 급여의 65.6% 수준을 보였다.

섬유 업종 역시 CEO(1억 5810만 원)와 직원(3930만 원) 간 보수 격차는 4배 정도 차이를 보였다. 제지업(4.4배), 교육업(6.9배), 제약업(8배), 조선·중공업(8.1배) 등도 상대적으로 CEO와 직원 간 급여 차이는 크지 않았다.

지난해 기준, 200대 기업의 CEO와 직원 평균 보수가 20배 넘게 차이나는 곳은 24곳(12%)이었다. 가장 많은 보수 격차를 보인 곳은 5~10배 미만으로 67곳이었다. 5배 미만은 54곳, 10~15배 미만은 37곳, 15~20배는 18곳이었다.

(지속성장연구소)
(지속성장연구소)

200대 기업 중 CEO와 직원 간 평균 보수가 30배 넘게 차이나는 곳은 ‘엔씨소프트’로 확인됐다. 지난해 등기 사내이사 1인당 평균 보수액은 49억 5800만 원이었으며 미등기임원과 부장급 이하 직원이 포함된 임직원 평균 보수액은 8640만 원이었다. 미등기임원 보수를 제외한 일반 직원의 1인당 평균 보수는 7400만 원으로 CEO급 보수와 일반 직원 보수 격차는 67배나 됐다.

엔씨소프트의 지난해 2명의 등기 사내이사가 받은 보수총액은 99억 1500만원인데 이중 김택진 사장 몫은 94억 5000만원이었다. 김 사장의 보수액은 같은 회사 직원 평균 급여 대비 129배 높았다.

이어 SK네트웍스, E1, CJ제일제당, 금호석유화학, LG전자, 호텔신라, 이마트 순으로 CEO와 직원 간 평균 보수 격차가 컸다.

신경수 대표는 “국내 대기업의 경우 CEO와 직원 간 보수 차이가 10배를 넘지 않는 기업이 전체의 60%에 달했고, 평균 15배 넘는 격차를 보이면 통상적으로 고액 보수를 받는 기업군으로 구분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기업 중에는 경영 성과와는 별개로 단지 오너 일가라는 이유로 고액 보수를 받아가는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에 CEO 보수를 조금 더 합리적으로 책정하는 기업 문화가 정착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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