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컨슈머= 김아름내 기자] 지난해 국내 100대 기업의 영업이익률은 4.5%로 2013년 이후 7년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할 때 인건비율은 7.1%로 높아져 역대 최고 수준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경영 내실이 감소하는데도 임직원 1인에게 주는 평균 연간 보수가 9천만원 넘는 곳은 2013년 5곳에서 2019년 20곳으로 4배 많아졌다. 

28일 조직개발 전문업체 지속성장연구소(대표이사 신경수)는 한국CXO연구소에 의뢰해 ‘2013년~2019년 7년 간 국내 100大 기업 경영 성과에 따른 인건비 및 고용 현황’을 발표했다. 

각 연도별 매출액 기준 100대 상장사를 대상으로 매출·영업이익(개별 및 별도 재무제표 기준)과 인건비 및 고용 현황 등을 파악했다. 인건비, 1인당 평균 연간 보수 등은 미등기임원과 부장급 이하 직원수를 합쳤다. 고용 현황은 실제 보수를 지급받은 인원수로 계산했다.

지난해 100대 기업 매출액은 964조 원으로, 2018년 1006조 원의 95.8% 수준이었다. 2013년(995조 원)과 2014년(978조 원)때보다 적은 매출 외형이다. 국내 대기업의 매출 외형 성장이 한계점에 도달했다는 의미다. 

더 심각한 문제는 영업 내실이 부실해졌다는 것이다. 지난해 100대 기업이 올린 영업이익 규모는 43조 6309억 원으로 2017년 94조 1213억 원, 2018년 97조 6422억 원과 비교하면 각각 46.4%, 44.7%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특히 지난해 100대 기업 영업이익은 2013년 이후 최근 7년 중 가장 적었다. 2014년(47조 9866억 원), 2015년(52조 511억 원), 2016년(58조 3336억 원)에 올린 영업이익보다 낮았다.

지난해 국내 100대 기업 영업내실이 크게 줄어든 원인은 제품 및 서비스 등의 판매 부진 등으로 인한 매출 하락 때문이다. 인건비 부담도 한몫했다. 

국내 100대 기업이 임직원에게 지급한 인건비 규모는 2013년 57조 2505억 원에서 2014년 59조 6362억 원→2015년 63조 2869억 원→2016년 63조 9196억 원→2017년 64조 3584억 원→2018년 68조 1949억 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68조 1528억 원이었다. 통상 인건비가 증가하면 고용이 늘거나 임직원 1인당 평균 보수가 높아진다고 볼 수 있다. 단면적인 수치만 놓고 봤을 때 긍정적 의미로 풀이될 수도 있다. 

최근 6년간 기업들의 임직원 고용 숫자는 2013년 80만 4182명→2014년 81만 9443명→2015년84만 4387명으로 증가했다. 2016명 83만 132명으로 잠시 줄었다가 2017년(82만 1410명)→2018년(83만 3214명)→2019년(84만 2586명)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매출과 영업내실 등 경영성과 대비 인건비 및 고용과의 상관관계를 따져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지난 해 100대 기업의 매출 대비 영업이익 비율(이익률)은 4.5%로 2013년 이후 최저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반면 매출대비 인건비 비율(인건비율)은 7.1%로 최근 7년 중 가장 높다. 2017년에는 이익률(9.7%)이 인건비율(6.6%)보다 더 컸다. 2018년에도 상황은 비슷했다. 2017년과 2018년 이익률은 인건비율 보다 2.9~3.1% 정도 높았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인건비 비율이 2.5% 높았다. 2013년~2016년 사이 0.3~1.2%로 인건비율이 이익률보다 더 높다는 점과 비교해도 2배~8배 정도 높은 비율이다. 

지난해 100대 기업 인건비가 높아진 이유 중 고액 보수를 주는 기업이 늘어난 것도 한 요인이다. 임직원 1인당 평균 보수를 9천만 원 이상 고액 보수를 주는 기업 수는 2013년 5곳이었다가 2014년 7곳→2015년 8곳→2016년→11곳→2017년 12곳→2018년 17곳으로 점점 증가했다. 지난해는 처음으로 20곳이나 됐다. 최근 7년 중 영업이익이 가장 적을 때 고액 보수를 지급한 기업 수가 가장 많다는 점이 역설적이다. 특히 임직원 1인당 평균 급여가 1억 원 넘는 기업도 2013년 2곳에서 작년에는 처음으로 10곳을 기록했다. 

지속성장연구소 신경수 대표는 “국내 대기업의 경우 경영 성과와 상관없이 임직원들의 보수는 꾸준히 상승하다 보니 저효율 고비용 현상이 고착화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 대표는 “높아지는 인건비 부담으로 인해 중소기업의 경우 우수 인재의 이탈화 현상은 물론 대기업조차 해외로 공장을 이전하려는 오프 쇼어링(Off-shoring) 등이 나타나고 있어 국내 기업의 경쟁력을 위해서는 인건비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선결 과제 중 하나”라고 했다. 이어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해외 기업들이 국내로 복귀하려는 리쇼어링(Reshoring) 바람이 활발해지려면 인건비 문제를 어떻게 풀지가 가장 핵심”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