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신항식 전 홍익대 교수

신항식 전 홍익대 교수
     신항식 전 홍익대 교수

[우먼컨슈머= 임현성 기자] COVID-19(Corona Virus Disease 2019)에 세계가 순식간에 딴 세상이 되어버렸다. 전 세계 경제활동도 일시에 멈춰 버렸고 금리는 이미 전시 체제 수준을 넘어섰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는 지난 30일 기준으로 0%이고 美 국채 30년물 금리는 연 1.3% 수준으로 2차 세계대전 이상으로 참혹한 경제 현실이 반영되고 있다. 일부 금융 전문가는 코비드-19가 전 세계 화폐의 변화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예고하고 있다.

이에 가상화폐 전문가인 신항식 전 홍익대 교수를 만나 코비드-19 이후의 디지털 세계와 화폐의 변화에 관하여 인터뷰를 진행했다.

◎현재 코비드-19 문제와 디지털 경제 사이의 관계에 주목하신다고 들었다. 어떤 관점에서 둘 사이에 관계가 있다고 보는지.

“세계적인 전염병은 언제나 정치, 사회, 경제적 변혁을 가져왔습니다. 14세기 페스트가 르네상스와 프로테스탄트 운동 더 나아가 자본주의까지 만들어 냈다는 말이 있죠. 코비드-19도 그런 공포와 질서 잡기의 효과를 줄 것이라고 봅니다. 자크 아탈리는 ‘전염병이 사람들의 이기심과 자유를 축소해서 새로운 질서를 받아들이도록 몰아간다’고 말했어요. 그것이 디지털화된 정치 질서를 말한다고 봅니다. 화폐도 사회의 질서니까 당연히 새롭게 개혁되겠지요.

◎화폐개혁을 얘기하는 건가요.

“그렇다. 미국의 연준은 2008년 위기 때보다 더 많이 돈을 풉니다.한국도 돈을 풀죠? 달러는 거의 가상화폐와 다를 것이 없게 되는 것이죠. 달러 보증이라는 석유도 폭락했습니다. 이제 다른 화폐로 갈아타야지요. 사람들이 달러를 집어 던지기 전에 재빨리 새로운 디지털화폐를 만들어 그것을 타고 가는 거지요. 지금 풀어 젖히는 달러는 달러 패권의 마지막 기회일 겁니다. 곧 디지털 형태의 새로운 화폐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합니다.”

◎디지털 형태의 새로운 기축화폐가 되겠네요.

“이미 아는 사람들은 다 아는 내용입니다. 코비드-19로 인해 본격적으로 일을 추진해 나가는 듯합니다. 디지털 화폐에 연막을 치던 유럽, 영국, 중국, 미국이 디지털 결재 연구센터를 최근에 설립했습니다. 한국은행도 얼마 전에 그랬던 걸로 아는데요. 게다가 특금법도 만들어졌잖아요? 디지털 화폐가 보다 더 완벽하게 돌아다니도록 법적 인프라를 구축하는 거 아니겠어요? 국제결재은행(BIS)도 디지털 화폐가 이제 필요하다고 했지요. 지침서도 각국 중앙은행 보냈구요. 그래서 한국도 특금법을 급히 올린 거 아닌가요. 속내는 잘 모르겠지만.

현재 세계의 IT 산업계는 바이오, 금융계, 유통계와 거의 한 몸처럼 돌아갑니다. 서로 다 같은 편인거죠. 코비드-19의 난리 통에 빌 게이츠는 국민추적시스템을 만들고 여권에 붙이든가 몸에 문신을 새겨 백신 확인증을 만들자고 했습니다. 이 사람은 ID2020이라는 인체 신분증명, 결재, 추적 시스템도 구상해 놓았고 코비드-19가 창궐하기 바로 전에 다보스포럼에서 전염병 창궐과 대비 시뮬레이션도 돌렸어요. 2019년 10월 일입니다. 보통 의사들이 전염병 예방 연습한다고 모인 게 아니잖아요? 유엔, 유네스코, 월드뱅크, IMF, WHO, 항공사, 제약회사 사람들 모두 모아서 시뮬레이션 돌린 거잖아요. IT, 바이오, 디지털 금융 결재가 그렇게 엮이는 거지요. 이제는 서로 부딪혀 울고 웃고 싸우기라도 하는 인간 시장이 차라리 그리울 때가 오겠지요. 경제 분야에서 인간이 차지할 자리는 없을 것으로 보는거죠. 

◎코비드-19 사태가 안정되고 실제로 디지털 기축화폐가 들어선다면 중국은 어떻게 될까. 그리고 한국은.

“변수가 가득합니다. 세계통합화폐에 미국의 달러를 정상적으로 업히려면 미국과 유럽이 국체를 해결해야 하고요. 이를 해결해 줄 나라는 중국이지요. 게다가 통합화폐를 써 줄 중국의 산업기반과 타협을 보아야 합니다. 중국 쪽이 많은 지분을 요구하겠죠. 중국은 일대일로라는 유통망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결재 대상국이 100개국을 넘고 있어요. 통장 거래로 해결될 미래가 아니지요. 새로운 디지털 화폐가 거대하게 쓰일 곳이 바로 거깁니다. 그렇게 다중적인 기축통화가 되는 겁니다. 이 세계통합화폐의 네트워크에 자신을 잘 포지셔닝 하는 나라가 강대국이 될 것입니다. 이번 사태로 디지털 기술과 네트워크를 잘 활용한 한국도 그중 하나입니다. 이 점에서 한국은 중국의 일대일로를 무시하면 안 됩니다. 중국 일대일로의 자금을 대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이사국 10개 중 8개가 친미국가입니다. 이게 우연이라고 보세요?

저작권자 © 우먼컨슈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