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타, 1분기 국내 FMCG 시장 변화 분석
가구 내 집밥 확산으로 편의식·신선식품 동반 성장 

[우먼컨슈머= 김아름내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사회적거리두기가 대대적으로 시행 중인 가운데, 코로나발 강제 홈코노미 시대가 열리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1분기 국내 FMCG(fast-moving consumer goods, 일용소비재) 시장이 지난해 대비 큰 변화를 보였기 때문이다. 

글로벌 리서치 기업 칸타(KANTAR)는 올해 1분기 국내 FMCG 시장의 변화를 분석, 27일 발표했다. 

칸타 월드패널 사업부는 5천명의 가구패널의 2019년 12월30일부터 2020년3월28일까지 12주 간 일용소비재(FMCG) 구매 내역을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석했다. 

(칸타 제공)
(칸타 제공)

코로나19 영향으로 1분기 국내 FMCG 시장은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구매액은 7.7% 상승했다. 신선을 제외한 식품은 14.0%의 구매액 성장률을 기록하며 전체 FMCG 시장의 성장을 이끌었다. 신선식품은 6.4% 증가하고 비식품은 1.2% 감소했다.

2월24일 국내 FMCG 시장은 2월 셋째 주 대비 식품(신선식품 포함) 23.7%, 비식품 33.9% 증가하며 반짝 성장했다. 2월22일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수가 100명을 돌파한 다음날인 23일, 유치원, 초, 중, 고 개학 연기가 발표되면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었을 뿐만 아니라 불안 심리가 높아지면서 구매액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내 FMCG 시장은 2월 넷째 주 급격한 25%의 구매액 증가를 기록한 후 3월 첫째 주에는 기존 자리를 되찾으며 안정세를 유지했다. 

(칸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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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신선식품을 제외한 식품 시장에서는 면류 카테고리가 30.5%나 성장했다. 식품 카테고리에서 구매액 성장률 1위인데, 비교적 쉽고 다양하게 조리할 수 있고, 비축이 용이하다는 장점을 갖췄기 때문으로 보인다. 

소비자가 구매한 면 제품으로는 파스타, 쌀국수, 우동 등이 있었다. 다양하게 조리할 수 있는 생면, 튀긴 면류와는 차별화된 건면 구매가 눈에 띄게 늘었다. 또 다채로운 가정간편식 포트폴리오에 눌려 지난해까지는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지 못했던 봉지라면 또한 구매액은 30.3% 성장했다.

가정간편식(HMR) 강자인 냉동만두와 조리냉동 식품은 코로나19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1분기 동안 냉동만두는 25.7%, 조리냉동식품은 23.9% 구매액이 각각 증가했다. 냉동만두와 조리냉동식품의 구매 경험률 측면에서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 5.2%P와 2.6%P 늘어난 50.5%, 60.2%를 기록했다. 소스류, 장류, 식용유 등 요리용 부재료 구매도 눈에 띄었다.

코로나19 이전 외식을 즐기거나 간편식으로 집에서 요리하는 시간을 최소화했던 소비자들이 1분기 다양한 HMR 밥류 제품을 구매하면서 쌀 구매액 또한 반짝 상승했다.
 

(칸타 제공)
(칸타 제공)

집에서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늘면서, 채소, 육류 등 소비도 함께 늘었다. 육류 중 소고기, 돼지고기, 오리고기, 닭고기 순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020년 1분기 신선식품 구매액 성장률은 △채소 20.6% △쌀 17.7% △육류 14.6% 순이다. 

비식품 카테고리에서는 1분기에 핸드워시와 비누, 제지류 등 특정 위생용품을 중심으로 성장폭이 컸으나 이들 외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칸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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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비식품 카테고리 구매액 성장률은 △핸드워시 506.0% △비누 38.4% △홈크리너 26.8% △두루마리화장지 24.1% △섬유유연제 24.0% 순이다. 

핸드워시는 1분기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구매액이 5배 이상 성장하면서 전체 FMCG 시장에서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코로나19가 지난 후 위생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 향상으로 핸드워시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성장세가 견고히 이어질지는 봐야한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건강에 대한 염려가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올 1분기 수도권(서울, 경기, 인천) 담배 시장(연초+궐련형)은 지난해 동기 대비 구매량이 2.6% 상승했다.

칸타 월드패널 사업부문은 수도권(서울, 경기, 인천) 지역에서 2천 명의 흡연자 패널을 통해 실시간 담배 구매 내역을 수집, 분석하고 있다. 4월부터는 전국적으로 담배 시장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칸타에 따르면 3월, 재택근무와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면서 냄새가 적은 궐련형 전자담배의 주당 평균 구매량 증가가 관찰됐다. 궐련형 전자담배의 주당 평균 구매량은 2월보다 3.3% 상승했다. 

월드패널 사업부문 김지원 이사는 “올해 1분기 식품 카테고리 성장은 집안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면서 1~2인 가구를 중심으로 나타났던 홈코노미 트렌드가 일반 가구까지 확대됐다”고 했다. 

김 이사는 “향후 이러한 가구 내 라이프스타일의 변화가 지속적인 급성장을 가져오는데는 한계가 있겠지만, 카테고리에 따라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나타날 새로운 소비 패턴의 중요한 요소임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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