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컨슈머= 위경환 칼럼니스트] ‘오팔세대’는 2000년대 초 일본에서 탄생한 신조어로 우리나라에서 나온 배경은 이렇다. 매년 서울대소비트렌드분석센터는 연말에 이듬해 한국 경제문화를 이끌어 갈 핵심 키워드를 분석하여 도출하는데 ‘2020년 소비 트랜드’의 키워드로 ‘오팔 세대’가 포함됐다. 

오팔세대는 ‘Old People with Active Life’의 앞글자를 딴 신조어로써 고령화 사회 주축으로 떠오른 ‘액티브 시니어’를 지칭한다. 

우리나라 오팔세대는 총 711만 명 이상으로(2015. 기준)이며, 이들을 포함한 5060 세대는 인구의 약 28%를 차지하는 거대한 집단이다. 경제성장률 10%대 고도성장기에 청장년기를 보냈기에 많은 자산을 보유했고 소비력 역시 높은 편이다. 우리나라 산업화 주역인 동시에 아날로그와 디지털 감성을 모두 겪은 세대다. 여전히 기회와 도전을 기대하며 은퇴란 말로 물러나기엔 아까운 이들이다.

록밴드 퀸  (출처= 유니버설뮤직)

‘오팔세대의 등장 배경은 퀸과 송가인?’
오팔세대의 등장은 록밴드 ‘퀸’의 열풍에서 시작됐다. 전문가들은 “록밴드 ‘퀸’의 리드보컬 프레디 머큐리 일대기를 다루며 흥행을 했던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가 오팔세대의 움직임을 확인할 수 있는 시작이었다”라고 말한다. 청소년 시기에 접했던 ‘퀸’에 대한 향수가 있는 오팔세대가 영화관에 모여들며, 개봉 2주 만에 1위에 올랐다. 지난해 초에는 1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한국에 ‘퀸’과 ‘프레디 머큐리’의 신드롬을 만들었다.

가인이어라~ 송가인 (사진= 뉴시스)

모 종편 방송에서 트로트 오디션 미스트롯이 인기를 끌더니 올해는 미스터트롯이 엄청난 열풍을 몰고 왔다. 어르신들만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트로트가 방송에서 많이 다뤄지는 것도 오팔 세대의 영향이다. 

미스트롯이나 미스터트롯은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오디션 형식을 취한 것이 오팔세대의 호응을 유도해 냈다. 어렸을 때 숱하게 들었거나 불렀던 트로트에 대해 아련한 기억을 가진 그들의 감성을 자극하면서 새로운 것을 따라가고자 하는 욕구를 충족시키려는 전략. 그것이 바로 트로트에다 오디션 프로그램 결합이라는 것이고 그게 실제로 주효했다. 즉, ‘송가인’과 ‘임영웅’은 오팔 세대가 띄웠다고 할 수 있다. 

‘오팔세대의 세 가지 특징은?’
첫째, 오팔세대들은 인터넷이나 SNS에도 능하다. 유튜브 등 젊은 세대들이 먼저 하는 것을 따라 하고 배우고자 하는 욕구도 크다. 스마트폰 사용 비율이 효도폰 사용 비율보다 현저히 낮은 노년층과 달리 오팔세대는 능숙하게 스마트폰을 사용한다. 즉, 아날로그적이기도 하지만 디지털 시대에 나름 적응해 가면서 산다. 밀레니얼 세대의 부모답게 자녀를 통해 얻은 정보를 스마트폰에 즉시 반영하는 데에도 익숙한 이들은 높은 구매력을 바탕으로 모바일 쇼핑 시장의 주 소비층으로 성장하고 있다.

둘째, ‘나’를 위해 적극적인 소비를 한다. 젊은 시절 가족을 위해, 바쁜 삶으로 인해 여가나 취미생활을 포기했던 오팔세대는 쇼핑이나 운동, 여행, 문화생활 등 망설임 없이 지갑을 열며 자신을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특히 소비에 있어 기존의 비슷비슷하게 구성된 상품 대신, 자신의 개성과 취향에 맞는 상품을 적극적으로 찾는다. 또 효도 관광처럼 정해진 일정에 정해진 코스를 무리 지어 다니는 패키지여행 대신 원하는 코스를 직접 계획해 자유여행이 크게 늘고 있다.

셋째, 20대와 맞먹는 취업 열정이 강하다. 2017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50~69세 신중년 10명 중 7명 이상(71.7%)이 퇴직 후에도 계속 일하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퇴직 후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오팔세대에게 직업이란 단순히 생계유지를 위한 수단이 아닌, 남은 인생을 새로운 경험으로 채우는 또 다른 도전이다. 잠시 접어 둔 자신의 꿈을 실현하고, 수십 년간의 경험과 전문성을 살려 새로운 일자리를 구하는 등 다양한 변화의 방향으로 새로운 전환기를 맞고 있다. 

‘오팔세대를 대상으로 하는 이커머스 성공전략은?’
최근 신종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언택트(비접촉) 소비가 늘고 있는 가운데, 온라인 시장의 핵심으로 떠오른 건 다름 아닌 중장년층 오팔 세대이다. 오팔 세대가 이커머스 시장의 주요 소비층이 된 이유에는 이들이 스마트기기 사용에 익숙하다는 점이다. 모 쇼핑몰은 50대 이상 고객 주문 건수가 매년 2~3%씩 꾸준히 늘고 있다고 전했다. 2016년 50대 이상 고객 주문 건수는 전체의 약 8%에 불과했지만 2017년에는 10%로 늘었고 2018년에는 13% 2019년 10월까지는 15%까지 올랐다고 했다.

첫째, 마케팅 키워드는 ‘럭셔리’와 ‘프리미엄’ 가치를 강조한다. 예를 들면 식기세척기, 의류건조기, 커피머신 등 신 가전의 경우, 과거에는 보편화 되지 않았던 가전으로 오팔 세대의 잠재수요가 충분하고, 경제적으로 안정된 이들에게 가사노동의 수고로움을 줄이고 편리함의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어, 소비심리를 자극한다. 

둘째, 인기상품이나 서비스는 쇼핑이나 운동, 여행, 문화와 관련 있어야 한다. 이들 관련 상품이나 서비스는 경제력이 있어야만 구매, 이용이 가능하다. 앞서 말했듯이 오팔 세대는 일정 규모의 경제력을 갖추었기 때문에 새롭고 부가가치가 높은 황금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

셋째, 오팔세대와 인생을 함께한 광고 모델전략을 세운다. 오팔세대가 공감하는 광고모델을 내세워야 한다. 패션업계는 1970년대 대표 배우 문숙, 대표 시니어 배우 김혜자 등을 내세워 비슷한 연령대 모델이 취미생활을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삶을 즐기는 것에 나이나 성별에 제약이 없다는 것을 강조했다.

따라서 새로운 시장으로 부상한 오팔세대를 대상으로 마케팅 전략에서 성공하려면 기업들은 다음 몇 가지에 대한 고민과 성찰이 필요하다.

우선, 오팔세대는 ‘경제력을 보유’했고 자신의 취향을 잘 알고 이를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경제활동을 추구하는 ‘미코노미스트’이며 ‘스마트하게 소셜미디어에서 논다.’라는 특징을 이해해야 한다.

다음으로 오팔세대에게 효과적으로 어프로치할 수 있는 마케팅의 키워드는 ‘럭셔리’, ‘프리미엄’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이를 중심으로 마케팅 콘셉트를 설정해야 한다. 이를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할 상품과 서비스는 쇼핑이나 운동, 여행, 문화와 관련 있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광고커뮤니케이션 전략에서는 오팔세대와 함께 살아온 유명 광고모델을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으로 본다. 비주얼과 카피에는 감수성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제작해야 한다.

결국, 이커머스 시장의 성공 여부는 전통적인 가치관에서 탈피하고 ‘가치 소비’의 새로운 주체로 떠오른 오팔세대를 만족시킬 수 있는가, 없는가의 문제가 아닐까 한다. <인용: 삼성SDI, 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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