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컨슈머= 김아름내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영향으로 온라인, 홈쇼핑 전망에도 먹구름이 끼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소매유통업체 100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2020년 2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가 66으로 집계됐다고 12일 밝혔다. 지난 2002년 조사 시작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코로나19로 집 안 생활을 하는 소비자들에게 익숙해진 온라인·홈쇼핑이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갈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부정적 전망은 84나 됐다. 대형마트(44), 편의점(55), 백화점(61), 슈퍼마켓(63) 등도 코로나19에 영향을 받고있다.

2분기 RBIS가 큰 폭으로 하락한 이유는 코로나19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때문으로 보인다. 

대형마트, 백화점 등 다중이용시설 업태에서 큰 낙폭을 보였는데 대형마트의 경우 경기전망지수는 44로 세부업태 중 가장 낮았다. 낙폭은 전분기(80) 대비 36포인트 하락했다. 백화점 업계 또한 우울한 전망치(61)와 함께 큰 폭의 하락치(32p)를 보였다.

(대한상의 제공)
(대한상의 제공)

온라인쇼핑 강세에 방문하는 소비자를 잃은 대형마트는 코로나19 여파로 생활필수품을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매출 부진을 겪을 것으로 전망됐다. 여행, 레저 관련 상품 판매 또한 급감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부정적 전망은 커졌다. 

백화점은 지난 겨울 패션상품군의 부진에서 벗어나 올초 다소 회복을 기대했지만 코로나19로 침체가 심화될 것으로 봤다. 패션, 화장품, 식당가 등 소비자가 장시간 머물며 대면판매하는 상품 실적이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 

편의점 업계는 전분기 대비 20포인트 떨어진 55를 전망했다. 봄철 야외활동을 2분기 매출을 올릴 터닝포인트로 꼽지만 올해는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에 따라 모임, 지역축제, 나들이 등이 축소 또는 취소되면서 매장 매출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초, 중, 고, 대학교의 늦춰진 개학으로 학교 상권 또한 침체되면서 시즌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슈퍼마켓은 지난 분기에 이어 부정적인 전망치(63)를 보였지만 타 업태에 비해 낙폭(12p)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소비자들이 집과 가까운 슈퍼마켓을 이용했기 때문이다. 1인 상품에 대한 높은 선호도도 매출 증가에 이유가 됐다. 다만 코로나19 반사효과가 2분기 전망치에는 미치지 못했다. 

호조세를 이어오던 온라인·홈쇼핑도 1분기 105에서 84로 떨어졌다. 비대면 쇼핑 선호에 따른 반사이익 기대감보다 신선식품 등 일부 생필품 외에는 소비부진을 피하기 어렵다는 우려에서다. 

대한상의는 "온라인을 제외한 소매유통업의 기초 체력이 이미 약해진 상황에서 코로나19라는 악재가 경영난을 악화시키고 있다"며 "소비위축으로 힘든 상황에 놓여 있는 유통업계의 부담을 덜기 위한 과감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대한상의는 코로나19 대책반에 접수된 유통업계 애로사항에 △대규모점포 영업규제 개선 △공공 역사내 점포 임대료 감면 △신용카드 결제대금 익일 입금 시스템 도입 등 기업에 부담이 되는 규제, 비용 문제를 덜어달라는 요구가 많았다고 밝혔다. 

업태별 업계 건의사항을 살펴보면 온라인·홈쇼핑은 티켓할인 지원, 배달 플랫폼 소상공인 배송료 지원을, 슈퍼마켓은 내수활성화 위해 생필품 전국동시 세일추진을, 편의점 업계는 지역사랑 상품권 사용처 확대 등 요청이 있었다.

정부가 지난 2월 내놓은 내수활성화 대책을 보완해달라는 주문도 있었다. 정부는 소비촉진을 위해 현금, 신용, 체크카드 소득공제율을 6월까지 80%로 확대했으나 업체는 공제한도(200~300만원)를 올리지 않아 반쪽짜리 대책이라고 지적했다. 업계는 적용기한을 최소 금년 말까지로 늘리고 현재 금액보다 올려야한다는데 목소리를 냈다. 

아울러 휴대폰 결제한도를 상향해달라고 요청했다. 모바일 간편결제 시 1회 충전한도는 200만원이지만 이용자가 많은 휴대폰 결제는 최대 월 60만원이다. 월 단위 지출 상한선을 재조정해야한다는 의견이 있다. 

강석구 대한상의 산업정책팀장은 "소비 정상화까지는 어렵겠지만 경영부담을 덜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조치들이 강구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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