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서비스의 백일몽...사업개시 1년6개월만에 역사 속으로

[우먼컨슈머= 노영조 기자] 문재인 정부가 여전히 혁신을 외치는 가운데 새로운 이동방식인 승차공유서비스 ‘타다’(베이직)가 11일 퇴장한다. 신기술·신산업에 장애가 되는 낡은 규제를 개혁하겠다고 하지만 ‘말만 있고 행동은 없는’ 정부정책의 역설이다.

타다 베이직 서비스 종료일을 하루 앞둔 9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주차장에 타다 차량이 주차돼 있다.(사진=뉴시스)
타다 베이직 서비스 종료일을 하루 앞둔 9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주차장에 타다 차량이 주차돼 있다. (사진= 뉴시스)

타다는 혁신을 이어가기 위해 주무부처인 국토부와 택시업계를 설득하며 택시와의 상생안, 이익사회환원 등 여러 타협 방안을 제시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10일 운행을 마지막으로 결국 좌초했다. 2018년10월 서비스를 시작한지 1년 6개월만이다.

법원이 타다서비스에 대해  합법이라는 판단을 내렸지만 대여시간-반납장소 등을 규제한 ‘타다금지법’(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이 지난달 국회에서 통과돼 결국 ‘한여름밤의 꿈’으로 끝났다.

타다 운영사인 VCNC·모기업 쏘카의 박재욱 대표는 “서비스를 살려달라고 호소했지만 무위로 끝났다”며 “누구에게도 창업하라고 말하지 못할 것같다”고 했다. 스타트업계는 실망하며 울분을 터뜨리는 분위기다.

타다금지법 시행까지 1년6개월 남았지만 이미 ‘사형선고’를 받은 터라 회사측은 사업 종료 카드를 꺼낸 것이다.

170여만명의 이용자들은 다른 이동방식을 찾아야하고 1만2000명의 타다 드라이버들은 일자리를 잃게 됐다.

타다는 국내 벤처 기업인 1세대인 다음 창업자 이재웅 전 쏘카 대표가 VCNC를 인수해 선보인 서비스다.

타다에 앞서 우버X, 콜버스, 풀러스 등 승차공유 서비스가 나왔으나 결국 택시업계의 반발 등으로 중단되거나 겨우 명맥만 유지하는 상태다.

모빌리티 스타트업 잔혹사가 이어지면서 현대차, SK, 미래에셋증권 등 미래 모빌리티서비스에 관심을 가진 기업들은 돈보따리를 싸들고 미국 싱가포르로 나가 현지 승차공유업체에 투자를 했다.

한편 타다를 운영하는 VCNC는 최근 ‘타다 베이직’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정리해 왔다. ‘타다 금지법’이 통과된 직후에는 신규 입사 예정자에게 채용 취소를 통보했고, 최근에는 기존 직원들에게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모회사인 쏘카가 소유한 11인승 카니발 1400여대를 VCNC가 대여하는 방식으로 영업해 왔는데 ‘타다 베이직’이 종료되면서 해당 차량도 처분 중이다. 대다수는 중고차 매매상을 통해 매각하고, 일부는 임직원을 대상으로 판매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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