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XO연구소 “1만 781곳 등기신청”

[우먼컨슈머= 김아름내 기자] 최근 10년 중 주식회사 법인을 가장 많이 설립한 달은 올해 2월로 파악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절정이던 시기임에도 회사 설립 등기 신청건수는 1만 건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했을 때 무려 50%나 증가했다.

2010~2020년 2월 등기신청 (한국CXO연구소 제공)
2010~2020년 2월 등기신청 (한국CXO연구소 제공)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대한민국 법원 등기정보광장’ 사이트에 명시된 자료를 참조해 10년 간 주식회사 법인 설립 등기신청 현황을 분석했다. 상법 법인 중에는 주식회사를 비롯해 유한회사, 합명회사, 합자회사, 유한책임회사 등이 포함됐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주식회사 법인만을 한정했다. 주식회사는 주식 발행으로 설립되는 일정 요건을 갖춘 법인을 말하며 일반 식당 등과 같은 개인사업자(자영업자)와는 구별된다. 주식회사가 되려면 반드시 법원에 법인 설립 등기를 마쳐야 한다.    

조사결과 지난 2010년부터 2020년 2월까지 122개월 간 법원에 회사 설립을 위한 등기신청 건수는 총 82만 2264건으로 집계됐다. 82만 곳이 넘는 회사가 최근 10년 새 탄생했다. 현재까지 82만 곳 모두 존속하고 있지는 않다. 설립 후 일정 시점이 지나 청산되기도 했다.

(한국CXO연구소 제공)
(한국CXO연구소 제공)

120개월이 넘는 기간 중 월별 기준 회사를 가장 많이 설립한 시점은 2020년 2월이었다. 2월 한 달간 1만 781곳이 회사 설립 등기를 신청했다. 월별 1만 건 넘게 등기신청을 한 것은 올해 2월이 유일하다.

2020년 1월(9922건), 2018년 1월(9241건), 2019년 1월(9228건), 2019년 7월(9219건), 2019년 12월(9207건) 순으로 이어졌다.2010년 이후 매해 2월 동기간과 비교하면 올해 2월에 설립된 주식회사 숫자는 눈에 띄게 만다. 올해 2월 이전만 하더라도 지난 2011년 2월 4105건으로 회사 설립 등기 신청이 가장 적었고, 2017년 2월에는 7643건으로 가장 많았다. 그런데 올해 2월에는 작년 동기간 7103건보다 무려 50.8%나 증가한 1만 건을 넘어선 것이다. 한 가지 눈에 띄는 점은 올해 2월 자본금이 큰 회사들도 비교적 많이 세워졌다는 것이다.

(한국CXO연구소 제공)
(한국CXO연구소 제공)

올해 2월 자본금이 50억~100억 원 미만 되는 곳은 16곳, 자본금이 100억 넘는 법인은 7곳이다. 다만 10~50억 원 자본금으로 세워진 주식회사는 이 기간 27곳으로 1월(24곳) 보다는 많았다. 

국내 2300곳이 넘는 상장사 중 자본금이 10억 원 이상, 100억 원 미만인 회사는 1100여 곳에 달한다. 이중 2018년 기준 매출 1조 클럽에 10곳이 포함돼있고, 매출 1000억 원이 넘는 회사도 300곳 정도 된다. 

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인적, 물적 이동 등이 제한돼 실물 경제가 상당 부분 큰 타격을 입은 시점에서 지난달에 2010년 이래 가장 많은 주식회사가 세워진 것은 역설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오일선 소장은 “정부의 창업지원, 직장 퇴사 및 은퇴 후 회사설립 등 요인과 코로나19 관련 비대면 비즈니스를 포함해 IT, 의료장비, 환경, 유통 분야에서 사업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위기에 강한 경영자일수록 급속히 변화(Change)하는 환경 속에서 과감하고 혁신적인 도전(Challenge)을 통해 새로운 사업의 기회(Chance)를 얻어내는 ‘차차차(Cha-Cha-Cha)’ 정신을 발휘한다”고 강조했다.  

등기회사 본점 이전 현황 (한국CXO연구소 제공)
등기회사 본점 이전 현황 (한국CXO연구소 제공)

한편 조사와 별도로 오일선 소장은 “올해 2월 한 달간, 광역시, 도별 주식회사 본점 이전 현황 조사에서 서울보다는 경기도가 더 인기를 끌었다”고 말했다.

지난달 기준, 서울로 본점 주소지를 옮긴 경우는 1704곳이었고 같은 기간 서울을 벗어나 타지역으로 이전한 곳은 1944곳이었다. 경기도는 전출보다 전입 숫자가 더 많았는데, 2월 한 달간 경기도를 떠난 곳은 1219곳, 본점 소재를 경기도로 옮긴 곳은 1383곳이었다.

2월, 서울에 본점을 둔 회사 240곳이 타지역으로 떠났을 때, 경기도는 164곳이 본점을 도로 옮겼다. 국내 시가총액 1~2위를 하는 삼성전자(수원시)와 SK하이닉스(이천시)의 경우 본점 소재지는 경기도다.

같은 기간 경상북도, 전라남도, 충청남도, 강원도는 본점 전출보다 전입 건수가 높은 반면 광주광역시, 부산광역시, 대전광역시, 대구광역시, 울산광역시 등은 모두 전입보다 전출이 다소 많았다. 인천광역시를 제외한 나머지 광역시는 모두 본점 소재지 선호도가 다소 낮은 편에 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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