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컨슈머= 김아름내 기자] "고아가 된 초등학생에게 소송을 건 보험회사가 어딘지 밝혀주세요!"

교통사고로 아버지를 잃고 베트남인 엄마는 연락이 두절돼 고아가 된 초등학생에게 법적 소송을 제기한 보험사가 어딘지 밝혀달라는 내용의 국민청원글이 24일 올라왔다. 25일 오후 3시 기준 16만여명 넘게 동의했다. 보험사는 한화손해보험으로 확인됐고 이날 강성수 대표는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한화손보 강성수 대표이사

한화손보 강성수 대표이사는 "관련 소송을 전부 취하하겠으며 앞으로도 구상금을 청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취임 5일만에 자신의 이름을 내건 공식 사과문을 작성하게 됐다.

강성수 한화손보 대표는 "소송이 정당한 법적 절차였다고 하나, 소송에 앞서 소송 당사자의 가정 및 경제적 상황을 당사가 세심하게 살피지 못했고 법적 보호자 등을 찾는 노력이 부족했다"면서 "회사는 소송을 취하했으며 향후에도 해당 미성년 자녀를 상대로 한 구상금 청구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미성년 자녀의 모친이 직접 청구하지 않는 이상 배우자에 대한 보험금을 지급할 적절한 방법이 없어 지급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서도 "언제라도 정당한 권리자가 청구를 하거나 법적 절차에 문제가 없는 방법이 확인되는 경우 즉시 보험금을 지급할 것"이라고 했다. 

강 대표는 또 "여러분의 질책을 겸허히 수용하여 회사 내부 시스템을 정비하고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 다시 한 번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사과한다"고 말했다. 

한편 초등학생에게 구상권이 청구된 이 사건은, 2014년 6월 발생한 쌍방과실 교통사고다. 당시 한화손보 계약자인 자동차 운전자와 오토바이 운전자인 A군 아버지가 충돌하면서 A군 아버지가 목숨을 잃었다. 

한화손보에 따르면 법정 비율에 따라 2015년 10월, 미성년 자녀의 후견인인 고모에게 사망보험금 1억 5천만원 중 6천만원을 지급했다. 나머지 9천만원 등은 A군 어머니에게 지급돼야하지만 2012년부터 연락두절 상태로 지급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지난 해 11월, 한화손보는 A군 아버지가 무면허, 무보험 상태였으므로 당시 사고로 부상당한 제3의 피해자(차량 동승인)에게 회사가 손해 전부를 우선 배상했기 때문에 기지급한 보험금 중 오토바이 운전자 과실에 해당하는 부분에 구상금(2916만원) 변제를 요청했다. 서울남부지방법원은 지난 12일 이행권고결정을 내렸으며, A군은 해당 금액 전부를 반환하는 시점까지 연 12% 이자를 지급해야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 상황을 초등생이 감당하기 어렵다는 여론이 들끓었다. 



아래는 사과문 전문.

먼저 최근 국민청원에 올라온 초등학생에 대한 소송 관련하여 국민 여러분과 당사 계약자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고개 숙여 깊이 사과 드립니다.

논란이 된 교통사고는 2014년 6월 경 발생한 쌍방과실 사고입니다. 당사의 계약자인 자동차 운전자와 미성년 자녀의 아버지인 오토바이 운전자간 사고였습니다. 당사는 사망보험금을 법정 비율에 따라 2015년 10월 미성년 자녀의 후견인(고모)에게 지급하였습니다. 다만, 사고 상대방(미성년 자녀의 아버지)이 무면허, 무보험 상태였기에 당시 사고로 부상한 제3의 피해자(차량 동승인)에게 2019년 11월 당사는 손해 전부를 우선 배상했고 이미 지급한 보험금 중 오토바이 운전자 과실에 해당하는 부분에 대해 구상금 변제를 요청했습니다.

소송이 정당한 법적 절차였다고 하나, 소송에 앞서 소송 당사자의 가정 및 경제적 상황을 미리 당사가 세심하게 살피지 못했고 법적 보호자 등을 찾는 노력이 부족하였습니다. 이러한 점이 확인되어 회사는 소송을 취하하였으며 향후에도 해당 미성년 자녀를 상대로 한 구상금 청구를 하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당사는 미성년 자녀의 모친이 직접 청구를 하지 않는 이상 배우자에 대한 보험금을 지급할 적절한 방법이 없어 지급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언제라도 정당한 권리자가 청구를 하거나 법적 절차에 문제가 없는 방법이 확인되는 경우에는 즉시 보험금을 지급할 것입니다. 미성년 자녀가 성년이 되고 절차에 따라 정당한 권리를 취득하는 경우에는 당연히 미성년 자녀에게 보험금이 지급될 것입니다.

여러분의 질책을 겸허히 수용하여 회사 내부 시스템을 정비하고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사과 드리며, 보다 나은 회사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한화손해보험주식회사 대표 강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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