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그룹 총수 지분가치 4조5천억 증발
유일하게 한진 조원태 회장만 60% 증가

[우먼컨슈머= 김아름내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국내 10대 그룹 총수들이 보유한 주가가 평균 14.1% 하락했다. 4조 5000억 원이 넘는 지분가치가 증발했는데 특히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의 주식재산만 2조 7000억 원 넘게 사라졌다. 반면 한진 조원태 회장만 유일하게 지분가치가 무려 60%나 증가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조원태 한진 회장 (사진= 뉴시스)

한국CXO연구소(소장 오일선)는 코로나19 첫 확진자 발생 40일 후 국내 10대 그룹 총수 주식평가액 변동을 분석,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2일 밝혔다.

(한국CXO연구소 제공)
코로나19 첫 확진자 발생 40일 후 주요 10대 기업 주가 변동률 (한국CXO연구소 제공)

조사대상 주식종목은 국내 10대 그룹 총수가 보유한 33개 상장사 주식(우선주 포함)이다. 주가 증감비교시점은 1월 20일과 2월 28일이다. 주식평가액은 총수가 가진 주식 수에 해당일 종가(終價)를 곱해 산출했다. 그 결과 국내 10대 그룹 핵심 계열사 10곳의 1월 20일 대비 2월 28일 주가는 전 종목 하락했다. 주가가 평균 16% 떨어졌다. 

10대 기업 중 ‘롯데쇼핑’(-29.2%)과 ‘신세계’(-23.6%)는 20% 넘게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조선·항공·화학 업종에 속하는 ‘한국조선해양’(-19.1%), ‘대한항공’(-16.9%), ‘한화’(-15%), 건설 업종인 ‘GS건설’도 14.4%로 각각 하락했다. 전자업을 견인하는 ‘삼성전자’(-13.1%), ‘SK하이닉스’(-12%), ‘LG전자’(-15.2%) 세 곳의 주가도 10% 넘게 떨어졌다. 국내 자동차 산업의 대표주자인 ‘현대차’는 –2.5%로 주가 하락률은 다소 낮았다. 다만 현대차와 같은 계열사에 있는 ‘기아차’(-12.9%)와 ‘현대모비스’(-14.6%)는 10% 넘게 주가가 하락했다.

국내 10대 그룹 총수 중 40일 만에 주식평가가 가장 많이 증발한 인물은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이다. 무려 2조 7190억 원이 날아갔다. 그룹 총수들이 보유한 주식재산이 32조 5650억 원(1월 20일)에서 27조 9727억 원(2월 28일)으로 4조 5922억 원(14.1%) 증발했는데 절반 넘게 이 회장 것이었다.

이건희 회장의 1월 20일 당시 주식평가액은 19조 2607억 원으로 올해 처음 19조 원을 넘어서며 최고점을 달성했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삼성전자와 함께 삼성생명 주가가 20.7%나 떨어지면서 2월 28일 기준 16조 5417억 원이 됐다. 40일 새 이 회장 주식재산의 14%가 사라졌다. 

같은 기간 SK 최태원 회장은 3조 1225억 원에서 2조 4929억 원으로 6296억 원(20.2%↓), 현대차 정몽구 회장도 3조 8544억 원에서 3조 4196억 원으로 4346억 원(11.3%↓) 사라졌다. 

하락폭이 가장 컸던 총수는 롯데 신동빈 회장이었다. 신 회장은 8736억 원이던 주식평가액은 6511억 원으로 25.5%(2224억 원↓) 줄었다. 주식재산 중 4분의 1이 없어져버렸다. 결정타는 롯데쇼핑에 이어 롯데지주가 20% 이상 주가가 하락한 탓이다. 

신세계 이명희 회장 지분가치는 1조 1665억 원이었다가 2097억 원(18%↓)이 날아가 1조 클럽에서 빠졌다. 

반면 한진 조원태 회장만이 코로나19 사태에도 주식재산이 60%이상 불어나 눈길을 끌었다. 조 회장의 1월 20일 주식재산은 1617억 원 수준이었다. 이후 40일이 지난 2월 28일에는 2596억 원으로 978억 원이 올랐다. 무려 60.5% 증가했다. 

조 회장 주식재산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것은 한진칼(보통주) 종목으로 한진칼의 주가는 1월 20일 4만 1800원에서 2월 28일 6만 7200원으로 60.8%나 급등했다. 최근 조원태 회장과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과의 경영권 분쟁 이슈 중심에 한진칼 주식이 있다 보니 단기간에 주가가 폭등한 것이다. 코로나19도 ‘남매의 난’ 앞에서는 맥을 못 췄다. 

(한국CXO연구소 제공)
(한국CXO연구소 제공)

오일선 소장은 “코로나19 사태는 국가적 혼란을 불러일으킴은 물론 주식 시장에서도 업종에 상관없이 주가 폭락이라는 대형 폭풍을 몰고 왔다”고 했다. 
이어 “코로나19가 세계 여러 국가에서 홍역처럼 동시 다발적으로 겪고 있어서 우리나라가 역량을 집중해 상반기 전에 회복 국면으로 전환하더라도 여러 국가 등과의 수출 교역량 등을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는 데는 하반기 이후부터가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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