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량도입-탈락 반복

[우먼컨슈머= 박우선 기자] 생명보험사가 '고소득 전문직'이라는 달콤한 말로 보험설계사를 대량 모집하고 또 대량 탈락시키는 방식의 영업으로 성장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 육성을 해야하지만 단물빠지면 버린다는 말이다. 

금융소비자연맹은 10일, 생명보험 설계사 등록현황을 분석한 결과 1979년부터 2017년까지 38년 간 580만 명(연간 15만7천 명)이 생명보험 설계사로 입사하고, 574만 명(연간 15만5천 명)이 탈락했다.

생보협회 설계사자격시험 및 등록현황 통계자료에 의하면 매년 신규등록 설계사는 `80년대에는 연간 20만 명 내외, `90년도에는 연간 30만 명까지 증가하다가 2000년대에는 10만 명 이하로 떨어져 최근에는 5~6만 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생보사들은 설계사 모집 시 '고소득 전문직, 자유로운 컨설턴트'라는 말을 내세워 전문가 유망직원으로 입사를 권유한다. 하지만 위촉 후에는 보험계약 초회보험료의 13배까지 고액의 모집수당을 내세우며 연고 계약 위주의 모집을 강요한다. 월보험료 100만 원의 보험상품 1건을 모집 시 1300만원의 모집수당 지급을 받는다. 

생보사들은 매년 전문가 육성을 내세우면서도40여년간 ’대량도입, 대량탈락’을 통한 영업을 진행해왔다. 

(제공=금소연)
(제공=금소연)

금소연은 "최근 보험설계사 모집이 어려워지자 일부 생명보험사는 보험설계사를 `금융전문가`,`종합금융전문가`로 바꿔서, `겨울방학 인턴 금융전문가`, `청년 금융체험단` 등으로 내걸고 내근직원을 모집하는 것처럼 속이고 졸업을 앞둔 구직자들을 보험설계사로 뽑았다"고 했다. 취준생들은 본사 직원 채용인줄 알고 지원했다가 상품 판매 압박으로 가족 등 지인에게 불완전 판매를 하고 그만둔다. 가족, 친구, 선후배 사이에 판매한 상품은 해약하게 되면서 보험사는 이중의 해약익을 본다고 설명했다. 

금소연은 개선을 위해서는 정예 보험설계사의 철저한 선발과 양성, 신계약비 확보 재원 내에서의 모집수당 지급, 모집수당 선지급 폐지 등 강력한 모집제도에 대한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금소연 배홍 보험국장은 “생명보험 업계가 지난 40년간 전문가 육성이란 구호를 내세우며 보험설계사를 모집하여 영업을 하였으나, 사실은 보험설계사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친인척 등 연고로 계약을 모집시킨 후 ‘단물“이 빠지면 버리는 구태의연한 영업방식으로 성장해온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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