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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중 칼럼 (14)] 명절 선물의 변천사로 알아본 한국경제성장기 (1)
  • 권혁중 경제평론가
  • 승인 2020.01.23 0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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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컨슈머 칼럼= 권혁중 경제평론가, 경복대 e비즈니스빅데이터학과 겸임교수] 우리나라 대표적인 명절은 설과 추석이다. 그러다 보니 일년에 두 번은 다른 날과 다르게 모든 경제 섹터의 일손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대목이라고 불릴 정도로 우리나라 명절은 경제적으로 큰 역할을 담당한다. 아무리 불경기라고 하지만 명절 때만큼은 돈이 돌고 아무리 힘들다고 하지만 명절 때는 모두 지갑을 연다. 즉, 흔히 말하는 돈맥경화(동맥경화를 빗대어 돈이 흐리지 않은 경제를 표현) 속에서 일시적으로 돈을 흐르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명절 경제이다. 

그러다 보니 명절 선물의 변천사를 보면 우리나라 경제성장변화를 알 수 있는 중요한 참고자료가 된다. 당시 인기 있는 선물을 분석해 보면 우리나라 소비문화를 같이 알 수 있다. 

쌀, 계란, 돼지고기 

먼저, 50년대 인기선물은 밀가루, 쌀, 계란, 찹쌀, 돼지고기, 참기름 이었다. 한국전쟁 이후라 모두 폐허가 된 상태에서 정신이 없었다. 당장 끼니를 걱정해야 했고 외국의 구호물자 없이는 모두들 힘든 상황이었기에 대부분 먹는것에 관심이 많았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밀가루, 쌀, 계란, 찹쌀, 돼지고기, 참기름 등 농수산물 선물이 인기가 많았다.

설탕, 비누 

60년대 인기선물은 설탕, 비누, 조미료 등 생활필수품이었다. 
마찬가지로 본격적인 경제성장이 이뤄지기 전이라 먹는 것과 그리고 생활필수품에 대한 수요가 많을 때였다. 그중에서도 역시나 설탕이 가장 인기가 많았다. 또한, 물자가 부족한 시기라 아동복이나 내의 등 옷들도 인기가 많았다. 

와이셔츠, 치약
와이셔츠, 치약

70년대 인기선물은 식용유, 치약, 와이셔츠, 피혁 제품, 커피, 조미료 등이 있었다. 우리나라가 본격적으로 고도성장에 들어설 때였다. 그러다 보니 경제가 활성화되고 물자가 조금씩 늘어나자 선물의 경향도 조금 더 다양하고 고급화 되어갔다. 
특히 공산품에 대한 니즈가 선물에도 그대로 반영되었고, 그중에서도 생필품보다는 기호품 성격의 선물들이 많아지던 것이 특징이었다. 특히 점점 더 국가 산업화의 기틀을 마련되다 보니 국가 정책과 맞물려 가전에 대한 호기심과 니즈가 점차 많아졌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일부 잘사는 계층에서는 고가의 텔레비전, 전기밭솥 과 같은 제품들을 선물로 주기도 했었다. 즉, 60년대와 70년대의 선물의 변화의 차이는 우리나라의 급속한 산업화를 엿볼 수 있는 중요한 변화이다. 

과일세트, 스팸(햄), 넥타이

80년대는 인기 선물은 참치, 통조림, 정육세트, 고급과일, 넥타이, 스카프, 지갑, 벨트, 양말세트 등이 있다. 
80년대는 본격적인 고도 성장기를 접할 때였다. 사회적으로 민주화가 진행되면서 대중사회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이 자리 잡을 때였다. 그러다 보니 선물 또한 획일적인 선물보다는 다양성에 맞춘 선물들이 인기를 얻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기를 끈 것은 역시나 참치, 햄통조림 같은 기존 상품에 고급화를 더한 선물세트였다. 특히 햄 통조림의 대명사로 잡리 잡은 “스팸” 같은 경우 큰 인기를 얻었다. 지금도 명절 선물에서 빠지지 않는 상품이지만 80년대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선물세트이기도 했다. 

재미있는 사실은 외국에서는 스팸이 저렴한 식료품으로 취급 받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비싼 식품으로 인식된다는 사실이다. 지금도 주부들이 시장에 나가서 햄 통조림을 살려고 하면 가격에 놀라게 된다. 그러다 보니 외국에서는 우리나라 사람이 명절 선물로 스팸을 주고받는 것을 신기하게 생각한다. 한 예로, 2005년 미국 일간지 LA타임스는 "세계 11위 경제 대국인 한국에는 신선한 육류가 넘쳐 난다"며 "스팸이 인기 있는 이유를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경제적으로 잘 살기에 언제든 고기를 먹을 수 있는 한국에서 왜 통조림햄을 먹느냐는 것이다.

또 2014년 미국 뉴욕타임스는 ‘스팸과 사랑에 빠진 한국’ 이라는 기사에서 전쟁 이후 미군을 통해 한국에 소개된 스팸이 한국에서는 영양이 많고 고급스러운 식품으로 자리를 잡았다고 소개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우리나라 명절 선물의 변천사는 경제, 문화적으로도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라고 본다.

지금까지 50년대부터 80년대까지 명절 선물의 변천사로 알아본 한국경제성장기를 알아봤다. 이처럼 명절 선물은 그 당시의 경제를 말해 주고 있다. 우리 대한민국 소비문화가 날것 그대로 반영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90년대 이후의 명절 선물은 어떠할까? 특히 IMF가 있었던 90년대의 선물의 변화는 우리나라에 던지는 시사점이 참 많다. 이러한 변화상을 다음 칼럼을 통해 더 자세하게 알아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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