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인사이트 분석...재테크 공격적, 지출 보수적이었던 2019년

[우먼컨슈머= 김아름내 기자] 올 한해 국내 소비자들은 불경기에도 자산관리 중심을 예금·적금에서 부동산으로 옮겨가는 모험적인 성향을 보였다. 개인경제와 관련해서는 저축여력이 감소했다고 느끼면서 내구재와 주거비 지출을 줄일 생각을 했다. 반면 국가 경제 측면에서 물가와 일자리는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우먼컨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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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조사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는 1월 시작한 ‘주례 소비자체감경제 조사’를 실시, 매주 1000명에게 △개인경제 △국가경제 △소비지출 △자산관리 △경제정책영향 5개분야 20여개 항목에 대한 평가와 전망을 묻고 있다. 

컨슈머인사이트는 조사결과를 토대로 1년 간 분기별로 긍정이든 부정이든 이동폭이 컸던 10개 항목을 추려 19일 발표했다. 

긍정 방향으로 이동이 컸던 항목은 △부동산투자 △물가평가 △가상화폐투자 △일자리평가 △물가전망이었다. 부정 쪽으로 이동이 큰 항목은 △예금/적금 △주식/펀드투자 △저축여력평가 △내구재구입비 △주거비지출로 나타났다. 

(컨슈머인사이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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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경제와 관련한 조사항목 3개 중 국내경기를 제외한 물가와 일자리에 대한 반응은 기본적으로 부정적이었지만 덜 부정적인 방향으로 흘렀다. 

물가는 지난 6개월 간의 평가와 향후 전망 모두 지수가 올라갔다. 올해 물가를 전반적으로 안정된 상태에 당분간은 오르지 않는다고 봤다. 

4분기 물가평가지수는 60.5로 1분기 대비 긍정적 방향으로 10.4p 이동했다. 물가 전망도 1~4분기 각각 58.3→59.4→60.5→63.5으로 긍정 쪽으로 이동했다.

지난 9월, -0.4%라는 사상초유의 마이너스 물가가 발표되기 전부터 소비자들은 전과 다른 물가 흐름을 느끼며 디플레이션 경고를 체감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자리 평가지수는 1분기 57.3에서 4분기 63.6으로 6.3p 상승했다. 다만 세부적으로 응답자 중 고령층 남성에게서 긍정적 변화가 압도적이었는데 이는 노인 단기 일자리가 주로 늘었다는 비판적 분석과 닿아있다고 볼 수 있다. 

60대 남성은 1분기 36.0에서 4분기 49.0으로 무려 13.0p 상승했다. 50대 남성도 이 기간 10.5p 높아졌다. 30대 5.7p, 40대 6.5p 증가한 데 반해 약 2배 상승했다. 

지수는 향후 6개월을 예상하는 것으로 100보다 크면 낙관적, 100보다 작으면 부정적 전망이 우세함을 의미한다. 

또 개인경제 관련 항목에서 부정적 방향의 변화가 컸다. 지난 6개월 간 저축여력에 대한 평가 지수는 1분기 70.5에서 4분기 64.7로 부정평가는 5.8p 늘었다. 저축할 돈이 줄었다는 인식이 작용한 데는 지출 증가가 뒤따랐다. 다만 물가 의식에서 소득이 감소함에 따라 원인은 다른 곳에도 있어 보인다.

지출항목 가운데 소비자는 내구재 구입비와 주거비 지출을 가장 많이 줄일 것으로 봤다. 내구재는 1분기 85.2에서 4분기 79.5, 주거비는 104.4에서 99.1로 각각 5.7p, 5.3p 낮아졌다. 제조업 경기와 직결되는 내구재 소비를 줄인다는 반응은 ‘경기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컨슈머인사이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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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경제는 부정적으로, 국가경제는 다소 긍정적으로 움직였지만 국가경제 체감지수 절대치는 여전히 낮아 60점대 초반(물가평가 60.5, 물가 전망 63.5, 일자리평가 63.6)에 머물렀다. 변화에 있어 긍정이냐, 부정이냐에 차이가 있을 뿐 개인경제, 국가경제 모두에 대한 전망은 밝은 편이 아니다. 

예금/적금, 부동산투자, 주식펀드, 가상화폐 등 자산관리 방안에 대한 평가 모두 큰 변화를 나타냈다. 예금/적금과 주식펀드는 “권유하겠다”가 줄었지만 부동산 투자와 가상화폐는 반대였다. 

특히 부동산 투자 심리는 크게 높아졌다.
부동산투자를 권유하겠다는 응답 지수는 1분기 80.2에서 4분기 95.9로 무려 15.7p나 증가했다. 

반면 예금/적금을 권하겠다는 응답 지수는 동 기간 129.3에서 118.6으로 10.7p 하락했다. 주식/펀드 권유 의향도 8.2p 줄었다. 금리인하로 예금/적금을 통해 현금을 보유하기 보다는 부동산 쪽으로 자금을 이동하려는 흐름을 보여준다. 

가상화폐 투자 권유의향 지수 또한 31.5에서 38.0으로 늘었지만 30포인트 대를 머물면서 재테크 방안으로서 소비자가 매력을 느끼기에는 충분치 않았다.

지난해부터 최저임금은 큰 폭 인상됐고 올해는 주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됐다. 그러나 정부의 소득주도성장과 워라밸을 주 내용으로 한 경제노동 정책은 기대한 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일자리가 늘었다 하더라도 질 좋은 고용이라고 하기 어렵고, 현금성 복지 예산을 쏟아부어도 소비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디플레이션 가능성이 수시로 거론되는 상황에서 아파트값이 오르면 소비자 심리는 불안해지고 소비 위축으로 이어진다. 

컨슈머인사이트 측은 “경제에 대한 소비자 심리가 긍정적으로 변해야 소비가 늘고 경기 선순환을 기대할 수 있다”며 “거시경제 지표도 중요하지만 소비자가 체감하는 경기 흐름을 조기에 파악할 때 기회도 잡고 리스크도 피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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