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담보대출시 금리계산법인 낙변...단기자금 거래하는 특수한 금융제도

[우먼컨슈머= 박문 기자] 근대적 은행제도가 도입되기 이전 조선후기의 우리나라 경제에는 다양한 재래적 금융제도가 통용됐다. 전국적인 화폐의 유통으로 상업을 비롯한 경제활동이 활발해지고 동전을 대체할 수 있는 지불수단으로써 신용화폐인 환과 어음이 활발히 사용되었다.

관인(官印)/우리나라 경제사에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는 보부상은 조선초기부터는 행상조합을 형성하고 중앙에 총본부와 지방에 기구를 두어 조직을 공공히 했다. 위도장은 보부상의 임원들이 각종서류에 사용하였던 관인이다 (한국투자금융20년사 갈무리)
관인(官印)/우리나라 경제사에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는 보부상은 조선초기부터는 행상조합을 형성하고 중앙에 총본부와 지방에 기구를 두어 조직을 공공히 했다. 위도장은 보부상의 임원들이 각종서류에 사용하였던 관인이다 (한국투자금융20년사 갈무리)

또한 객주 등의 새로운 금융제도가 출현하여 그 역할을 담당하며 발전해 갔다. 이외에도 중앙과 지방 상호간의 중요한 자금 유통방법인 외획(外劃), 개성상인들 사이에 행하여진 단기자금의 융통방법인 시변, 전당, 계, 차인 등의 금융형태가 존재하여 근대적 금융제도의 도입을 준비했다.

조선시대 후기 상거래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은 객주(客主)와 여각(旅閣)이다. 

객주는 상인의 물건을 중간에서 매매해주는 사람이며 여각은 주로 바닷가에 위치하면서 상인들의 물건을 위탁 판매하는 곳으로 지금으로 말하면 금융업·여관업을 담당하게 된다.

객주 또는 여각은 지방의 생산자나 상인이 가지고 온 물건을 보관하여 원매자를 찾아 매각하는 것을 본업을 한다. 지금으로 말하면 위탁판매라 할 수 있으며 거래 과정에서 일어나는 돈 문제도 해결해주고 잇다.

돈을 빌려주기나 보관하기도 하며 어음 발행은 물론 인수도 겸하고 있어 지금으로 말하면 은행의 역할을 객주나 여각이 했다.

또 개성지역에서 발달한 시변(市邊)을 들 수 있는데 이는 당시의 독특한 금융제도이다.

다음 백과사전에 따르면 시변은 낙변(落邊)이라는 특수한 금리를 이용하여 자금의 대여자와 차용자 사이에 환도중(換都中)이라고 불리는 중개인을 통하여 아무런 담보물 없이 신속하고도 확실하게 단기자금을 거래하는 특수한 금융제도다. 

시변은 개성상인들 사이에 행하여진 단기자금의 융통방법으로 자금의 수요자와 대여자 사이에 ‘환전거간(換錢居間)이 개입하여 무담보로 자금을 빌려주는데 그 특징은 낙변이라고 하는 이자계산법을 사용했다.

1978년 재무부가 발행한 ‘한국금융30년사’에 따르면, 낙변은 이율이 월리로 되어 있으며 월중에 대차계약이 이루어지는 경우 4일 또는 5일 마다 이율을 2리5모씩 저하시켜 26일 이후에는 그 달의 이자를 붙이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였다.

개성상인들 사이에서 시변사용자는 신용이 두터운 사람이 아니면 이용을 못할 정도이니 재력이 많았던 사람이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후에 일제 강점기에도 시변은 상거래에서 널리 활용됐지만 중소상공업자나 일반 서민과는 거리가 먼 제도이다.

다음으로 멀리 떨어져 거리의 송금업무를 담당하는 외획(外劃)과 차인(差人)이 있는데 외획이란 군수가 징수한 세금을 국고에 납부하기 전에 직접 제3자에게 납부할 것을 지시하는 도지부대신의 명령을 말한다.

이 명령은 일반적으로 국고에 임시차입금이 필요할 때, 지방관청의 경비지출을 할 때, 상행위상 환송금의 필요가 있는 경우에 상인으로부터 이를 국고에 의뢰해 왔을 때, 중앙관청의 공무원이 지방출장으로 여비가 필요한 경우 등에 내려졌다.

이는 관청간의 송금뿐 만 아니라 상거래상 행위의 경우에는 민간송금을 국고가 인수한 셈이다.

한편, 군수가 징수한 세금을 국고에 납부하기전에 신용있는 상인에게 국고납입의 조건으로 대부해주고 상인은 이를 자금으로 삼아 지방에 있는 물자를 구입하여 서울에 운송판매함으로써 얻은 대금중에서 앞서 대부받은 세금을 국고에 납입하는 경우도 있다.

이같이 지방에 나아가서 물자를 구입하여 판매하는 상인을 보통 차인(差人)이라고 불렀다.

마지막으로 재래의 금융기관으로서 대표적인 계(稧)이다. 계에는 저축을 목적으로 하는 저축계, 대부를 목적으로 하는 식산계(殖産稧). 요즘의 상호신용 같은 무진(無盡)과 유사한 단계(箪稧)·작파계(作罷稧) 등이 있다.

이상과 같은 재래적인 금융제도는 근대적 금융기관의 도입과 더불어 점차 사라져 갔으나 그 중 일부는 도시와 농촌의 서민층을 대상으로 하여 그 명맥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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