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출산으로 수업 일수 부족해 유급...인권위에 진정

[우먼컨슈머= 박문 기자] 국가인권위원회는 학생의 임신·출산 시 산전후 요양기간을 보장하고, 학업 손실기간 학습권을 보장하는 방안을 교육부 장관에게 권고했다고 13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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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학생이 임신·출산한 경우에도 신체·정서적 회복을 위한 요양기간 보장이 필요하다는 진정이 인권위에 접수됐다. 중학생에 재학 중인 학생이 임신·출산으로 학교를 결석하게 돼 수업 일수 부족으로 유급될 수밖에 없다는 내용이었다.

인권위는 "청소년기의 임신·출산은 갑작스러웠을 경우가 많고, 학업 지속과 양육 부담 등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큰 혼란과 신체적 변화를 야기할 수 있다"며 "산전후 요양기간을 보장해 임신·출산한 학생에게 안정감을 주고 빠른 회복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여성이 9개월 간의 임신과 출산을 경험하며 겪는 신체적 변화가 임신 전 상태로 돌아오기까지 6주 이상의 시간이 걸리는 만큼, 산전후 요양기간이 보장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미국, 영국 등은 임신·출산으로 인한 학업 중단 상황을 질병으로 인한 중단과 동일하게 취급해 출석으로 인정하거나 휴학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며 "대만도 2007년 9월부터 학생에게 출산휴가제를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권위에 따르면 유엔 여성차별철폐협약은 당사국에게 여성에 대해 임신 및 수유기 동안의 적절한 영양섭취 등 임신과 산후 기간에 추가적인 돌봄과 주의를 요구하고 있다. 유엔 경제적·사회적 및 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에서도 당사국에게 임산부에게는 분만 전후 적당한 기간 동안 특별한 보호가 부여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인권위는 "임신·출산한 학생에 대한 지원 정책은 다양하게 이뤄져야 한다"며 "위탁교육기관을 반드시 선택하지 않아도 원래 학교생활에서 학업 유지를 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 학생의 선택권을 보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봤다.

아울러 "임신·출산한 학생의 산전후 요양기간 동안의 학업 손실에 대한 다양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지난 10월 유엔 아동권리위원회는 학교에서의 성교육, 임신 기간·출산 지원 서비스, 산후조리의 강화와 양육 지원의 보장을 통해 청소년 임신에 대한 효과적인 해결책을 제시할 것을 한국에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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