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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 ‘점자표시’ 미흡한 의약품 오·남용 우려있어
  • 김아름내 기자
  • 승인 2019.12.09 17: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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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원, “점자표시 있어도 가독성 떨어져”

[우먼컨슈머= 김아름내 기자] 의약품 점자표시 가이드라인 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시각장애인은 일반의약품 외부 포장에 점자표시가 없다면 의약품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오·남용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소비자원(원장 이희숙)은 의약품에 대한 시각장애인의 오·남용을 막기 위해 의약품 점자표시 실태 및 해외 사례를 조사했다. 

일반의약품 생산실적 상위 30개 제품과 수입실적 상위 20개 제품, 안전상비의약품 13개 제품 중 구입할 수 있는 58개 제품 중 16개(27.6%)만이 점자표시가 있었다. 세부적으로 일반의약품 45개 중 12개 제품(26.7%), 안전상비의약품은 13개 중 4개 제품(30.8%)에 점자표시가 있었다.

점자표시가 있는 16개 의약품에 더해 2017년 ‘점자 표기 기초 조사’(국립국어원)에서 점자표시가 된 것으로 확인된 16개 의약품까지 총 32개 의약품을 조사한 결과 상대적으로 가독성이 높은 의약품은 11개 뿐이었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소속 시각장애인 연구원이 의약품 점자표시를 해석할 수 있는지로 판단했고 조사 담당자 또한 점자규격을 별도로 측정해 결과의 주관성을 배제했다. 가독성은 주로 점자 규격에 따라 좌우됐다. 점 높이가 낮고 점 간격 및 글자 간격이 과도하게 좁거나 넓은 경우 가독성이 낮았다. 

(소비자원 제공)
(소비자원 제공)

표시항목에 대해 관련 규정에서는 제품명, 업체명, 사용설명서 주요내용 등을 점자표시 하도록 권장했다. 그러나 32개 의약품 중 23개 제품은 제품명만을, 4개 제품은 제품명과 업체명만 표시하는데 그쳤다. 5개 제품은 가독성이 낮아 제품명 확인이 어려웠다. 표시 위치또한 제각각이었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유럽연합은 2004년 3월 의약품 관련 지침을 개정하며 의약품 외부 포장에 제품명 점자표시를 의무화했다. 성분함량이 두 가지 이상으로 판매되는 의약품은 함량도 점자표시를 하도록 했다. 환자 단체의 요청이 있을 시 시판허가권자는 의약품 첨부문서를 시각장애인에게 적합한 형태로 제공해야한다.

미국의 경우 의약품에 대한 점자표시 의무는 없다. 다만 2009년 5월, 의약품 포장 관련 산업 협회와 점자 단체가 미국과 캐나다에서 통용되는 의약품 점자표시 가이드라인(Can-Am Braille)을 제정, 의약품 포장 관련 업계 등에 보급했다.

소비자원은 “의약품 점자표시 활성화 및 실효성 제고를 위한 의약품 점자표시 가이드라인 제정을 식약처에 건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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