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컨슈머= 박우선 기자] GS그룹을 이끌어온 허창수 회장이 임기 2년을 앞두고 용퇴했다. 

15년간 회장 자리를 맡아 재계 맏형 역할을 해온 허 회장은, GS가 변하는 기업 환경에 발맞춰 디지털 혁신을 이루기 위해서는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GS그룹은 허창수 회장이 사장단 회의에서 공식 사임을 표명했다고 3일 밝혔다. GS이사회 의장직도 내려놓는다. 새 회장은 그의 동생 허태수 GS홈쇼핑 부회장이 맡게 된다. 

허창수 회장은 내년부터 GS건설 회장직을 유지하며 신임 회장 지원에 적극 나서는 한편, GS 명예회장으로서 그룹 전반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을 예정이다. 

용퇴하는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LG그룹 공동창업주로 2002년 작고한 허준구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1947년 허준구 명예회장이 LG그룹 창업 당시 고 구인회 LG 창업회장과 창업 동반체제를 잇는 동안 허창수 회장은 실무경험을 쌓으며 경영인으로 성장했다. 

지난 2004년, LG 구씨 일가와 동업관계를 정리한 후 2005년 3월 GS그룹 첫 대표이사가 됐다. 출범 당시 매출액 23조원, 자산 18조원 계열사 15개 규모로 시작된 GS그룹은 작년 말 기준 매출액 68조원, 자산 63조원, 계열사 64개 규모로 3배 이상 성장했다. 

허 회장은 2011년 전경련 회장 취임 후 4번째 연임을 통해 기업 뿐만 아니라 민간경제 외교수장으로의 역할도 톡톡히 해냈다.  특히 정권교체후 전경련이 적폐 청산 대상으로 몰리자  4대그룹과 금융기관 등이 줄줄이 전경련을 탈퇴해 폐가가 될 위기에 빠졌으나 이 위기를 잘 넘기며  조직을 유지하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지난 2017년 북핵, 사드 등으로 외교적 긴장감이 일던 때에 한미 재계회의, 한일 재계회의를 성사시키고 한미 FTA 개정을 반대하는 공동성명서 채택과 한일 청년 인재 교류 협력에 적극 나서며 민간 외교전을 펼치기도 했다. 

허 회장은 경영일선에서는 물러났으나 전경련 회장직은 2021년2월까지인 임기를 마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재계가 원하는 바이기도 하다. 그렇게되면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과 함께 전경련을 10년간 이끈 최장수 회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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