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세계백화점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유통업계가 사실상 제로성장을 기록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왔다.
 
내년에도 소비심리가 회복되지 않는 가운데 정부 규제책이 쏟아지면서 대형마트, 백화점, 슈퍼마켓이 고전하는 가운데, 온라인쇼핑몰과 편의점이 반사이익을 누릴 전망이다.
 
신세계유통산업연구소가 17일 발표한 '2013년 유통업 전망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국내 소매시장 규모는 올해 대비 3.4% 성장한 231조8천억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유통산업연구소가 관측한 올해 소매시장 규모는 전년보다 3.8% 성장한 224조1천억원으로 추산된다.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2년 연속 물가상승률 이하의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신세계유통산업연구소가 내년 유통업계 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낮추는 이유는 ▲경기회복 지연 ▲가계부채 부담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대선 후 각종규제 강화 등 3가지다.
 
◇백화점, 저성장 기조…대형마트·SSM 성장 둔화
 
업태별로 보면 백화점은 경기불황의 영향으로, 대형마트, 슈퍼마켓는 영업 규제의 영향으로 성장률이 둔화되거나 저성장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백화점은 세계 경제회복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소비심리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보여 성장률 상승에 압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백화점 업계는 2009년부터 3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전년대비 3.9% 성장한 28조4천억원 규모에 그칠 것으로 추산된다. 
 
내년에도 마찬가지로 소비심리가 부진한 가운데 4.9% 성장률을 기록하며 29조8천억원 가량의 매출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대형마트의 경우 신세계유통산업연구소는 유럽발 금융위기가 다소 진정되고 온라인쇼핑몰 사업을 확장하는 등 성장요소는 있지만 영업 규제 강화의 벽을 넘긴 어려울 것으로 봤다.
 
특히 대형마트 강제휴무가 월 3회로 늘고 밤 10시에 폐점하는 유통법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대형마트는 올해 1.4% 성장률을 보이며 37조3000억원(추정치)의 매출을 기록했다. 1993년 국내 처음 생긴 이래 사상 최저치다. 신세계유통연구소는 대형마트가 내년에도 올해보다 소폭 상승한 2.7% 성장률을 기록하며 38조3천억원의 매출을 거둘 것으로 예상했다.
 
슈퍼마켓의 경우에도 SSM에 대한 규제가 본격화 되면서 업태 전반의 신장률은 전년보다 감소할 전망이다.
 
올해 슈퍼마켓 업계는 매출 규모 26조4천억원으로 전년보다 4.1% 성장하겠지만, 내년에는 규제 강화가 확대되면서 27조2천억원 규모로 약 3.0% 성장하는 데 그칠 것으로 관측됐다.

◇편의점·온라인쇼핑몰, 반사이익으로 성장 지속
 
반면 편의점과 온라인쇼핑몰은 다른 유통업계가 소비심리 회복세 부진과 영업규제에 휘청이면서 그로 인한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라고 신세계유통산업연구소는 예측했다.
 
올해 편의점 업계는 소매업 최대인 19.8%의 성장률을 보이며 10조4천억원의 매출을 보인 데 이어 내년에도 유통업계 최고 성장률인 11.5%를 기록하며 11조6천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추산된다.
 
편의점은 대형마트, SSM 영업규제에 따른 반사이익을 가장 크게 누렸을 뿐만 아니라 불황기 소규모 자본으로 창업 가능한 업태 특성상 올해 출점이 대폭 증가했다.
 
신세계유통산업연구소는 점포수 포화에 따라 성장세는 다소 꺾일 것으로 보이지만 카페형 매장, 약국 병설형 편의점 등의 신개념 점포 개발과 생필품 확대, 배달 서비스 제공 등 업태 이미지 전환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온라인쇼핑몰 업계도 내년 성장세가 기대된다. 
 
올해 온라인 쇼핑몰 업계는 11.8%의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이며 32조5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추산된다. 내년에는 9.8% 한 자릿수 성장을 보인 35조7천억원 가량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대형마트, SSM에 대한 영업 규제 강화로 온라인몰 시장은 시공간의 제약이 없다는 장점 덕분에 고객이 몰려드는 수혜를 입었다. 
 
이에 발맞춰 주요 오픈마켓 업체들은 식품 카테고리를 강화하며 반사이익을 크게 누렸다는 분석이다.
 
온라인쇼핑몰 업계는 2000년대 이후 줄곧 두자리수 성장을 거듭해왔지만 서서히 시장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스마트폰 확산, LTE서비스 가입자 증가 등 모바일 쇼핑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오프라인 기반 업체들이 온라인 쇼핑몰을 확대하면서 당분간 업계 전반의 성장률은 지속될 전망이다. 
 
신세계유통산업연구소는 이 같은 추세대로라면 2~3년 안에 온라인쇼핑몰의 매출이 대형마트의 매출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도 내놨다. 이미 올해 온라인쇼핑몰과 TV홈쇼핑 등을 포함한 무점포판매의 매출은 37조6천억원 가량으로 대형마트의 매출 37조3천억원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세계유통산업연구소 김민 팀장은 "2013년 국내 유통업계는 지속되는 경기불황과 규제 강화 등의 영향으로 올해에 이어 물가상승률 수준의 낮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며 "합리적 소비패턴 증대와 꼭 필요한 상품을 가까운 곳에서 소량 구매하는 소비트렌드가 확산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세계유통산업연구소는 내년 유통업계의 소비트렌드 키워드로 'Cheap(저가형 소비)', 'Close(근린형 소비)', 'China(중국인들의 소비)' 등 3C를 들었다.
 
내년에는 오프라인에서 상품을 보고 온라인에서 최저가격 상품을 찾는 쇼루밍(showrooming) 현상의 확산과 저비용으로 높은 만족을 얻을 수 있는 '칩시크(cheap-chic) 상품'이 인기를 끄는 등 '저가형(cheap) 소비'가 늘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또 1~2인 가구 증가, 인구 고령화의 영향으로 꼭 필요한 상품만을 가까운 곳에서 소량 구매하는 '근린형(close) 소비'가 늘고, 국내 소비 위축에도 한류 열풍에 따른 중국 등 글로벌 소비가 늘면서 내수 침체의 돌파구가 될 것이란 기대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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