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넣을 것 없던 호주머니에 주먹 두 개 갑북갑북”..시민 직접 선정

[우먼컨슈머= 박문 기자] 교보생명 광화문글판이 겨울편으로 새옷을 입었다. 

교보생명 '2019 광화문글판 겨울편' (사진= 교보생명 제공)
교보생명 '2019 광화문글판 겨울편' (사진= 교보생명 제공)

겨울편은 윤동주 시인의 동시 ‘호주머니’가 실린다. 시민이 직접 고른 문안이다. 

넣을 것 없어 걱정이던 호주머니는

겨울만 되면 주먹 두 개 갑북갑북

윤동주 시인은 일제강점기라는 어려운 시대에 펜으로 저항한 대표적 민족시인으로 ‘서시’, ‘별 헤는 밤’ 등을 다수 남겼다. 시구 중 “넣을 것 없어 걱정이던 호주머니는 / 겨울만 되면 주먹 두 개 갑북갑북”이다. 2011년 ‘겨울편’ 이후 8년 만에 시민 공모 문안이 선정됐다.

윤동주 시인은 호주머니에 넣을 것 하나 없는 힘든 현실이지만, 호주머니 속 두 주먹을 불끈 쥐며 힘을 내라는 위로를 건넨다.

시구에 나오는 ‘갑북갑북’은 ‘가득’을 의미하는 평안도 방언으로, 호주머니가 가득 찬 모양을 형상화했다.

글판에는 추위에 볼이 빨개진 아이가  텅텅 빈 호주머니에 주먹을 넣고 흡족한 미소를 짓는 모습을 수놓았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윤동주 시인의 시에는 시대를 뛰어넘어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힘이 있다”며 “‘어려움 속에서도 주먹을 쥐고 씩씩하게 살아가자’는 울림이 시민들에게 위로와 희망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광화문글판은 교보생명빌딩 외벽에 내걸리는 가로 20m, 세로 8m의 대형 글판이다. ‘겨울편’은 내년 2월 말까지 광화문 교보생명빌딩과 강남 교보타워 등에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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