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결제 60%→15% '뚝'

최근 소액결제를 할 때도 신용카드나 모바일카드를 내면서 현금결제 비중이 11년 사이에 60%에서 15%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여전히 현금의 편리성과 신속성 등 고유 속성으로 인해 현금의 사용 비중이 과거보다 낮아지는 정도(less-cash society)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16일 한국은행 김정규 금융결제국 결제연구팀 차장과 이동규 조사역은 '현금없는(cashless society) 진전 현황 및 정책과제'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소비거래뿐만 아니라 금융거래, 개인간 이전거래 등 비소비거래를 포함하는 모든 지급거래에서 사용하는 현금거래 비중(금액기준) 2000년 60%에서 2011년 15.3%로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다.
 
현금거래 비중이 우리 처럼 낮은 곳은 미국(14%) 정도. 현금을 많이 사용하는 독일(58%)이나 캐나다(22%), 호주(23%) 등에 비하면 현격히 낮다.
 
건수를 기준으로 현금 비중은 11년간 80%에서 47.3%로 줄었다. 다만 현금거래 비중이 전체 지급거래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어 여전히 신용카드(27.6%)나 인터넷뱅킹(8%) 등에 비해서는 활용도가 높은 실정이다. 
 
소비지출 거래에서 현금비중은 지난해 각각 137조원, 22.3%로 집계됐다. 2003~2004년 카드위기의 영향으로 현금비중이 일시적으로 늘었지만 2005년 이후 다시 현금비중은 감소하는 추세다. 
 
보고서는 "소액거래의 경우 여전히 현금사용 유인이 커 상당한 정도의 사용 규모가 유지되고 있는 데다 그동안 신용카드 사용이 급격한 증가세를 보인 점 등을 감안할 때 향후 현금 비중의 감소세는 이전에 비해 점차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최근 전자적 지급수단에 의한 현금 대체 현상은 현금이 필요없는 사회(cashless society)보다는 현금이 적은 사회(less-cash society)로 이행해나가는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며 "현금의 편리성과 신속성 등 고유 속성으로 소액결제분야에서 중요한 지급수단으로 지위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예컨대 현금은 가장 오랫동안 보편적으로 이용돼 왔기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지급수단이고 처리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이 짧아 신속한 거래가 가능하다. 카드 등 비현금 지급수단이 어려운 금융소외계층을 포용하는 관점에서도 유용한 지급 수단이다.
 
무점포업체나 영세업체 등 지급시스템 구축이 어려운 경우에도 현금 사용이 불가피하다. 현재 국내 무등록 사업체수는 144만개로, 이 가운데 노점상 또는 이동점포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은 소매, 음식료, 의류 업체수는 29만개 정도로 추정된다. 
 
보고서는 "중앙은행은 현금통화의 공급자로서, 소액결제제도의 효율성을 높이면서 현금 사용자를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며 "주화 제조비용 축소, 자동화기기 이용 수수료의 인하 유도, 현금거래의 투명성 제고 등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저작권자 © 우먼컨슈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