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코프리', 국내 첫 독자개발로 만들어져

[우먼컨슈머= 김아름내 기자] 한 우물을 판 최태원 회장의 27년 바이오 뚝심이 빛을 발했다. 

SK바이오팜의 뇌전증신약인 '엑스코프리'가 미국 FDA 승인을 받은 것이다. 국내 첫 독자개발로 만들어졌다. 

SK 최태원 회장 (사진= SK그룹 제공)
SK 최태원 회장 (사진= SK그룹 제공)

3년 전 6월,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경기도 판교 소재 SK바이오팜 생명과학연구원을 찾아 "글로벌 신약 개발은 시작할 때부터 여러 난관을 예상했기 때문에 장기적인 안목에서 꾸준히 투자해왔다, 혁신적인 신약 개발의 꿈을 이루자"고 했다.

올해 11월 22일 새벽,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XCOPRI®, 성분명: 세노바메이트)가 미국식품의약국(FDA)로부터 신약 승인을 받았다. SK바이오팜은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개발, 신약허가까지 전 과정을 스스로 수행한 최초 제약사가 됐다.

SK에 따르면 신약개발은 통상 10~15년의 기간이 소요된다. 수 천억 원이상의 비용이 투입되고도 5천~1만 개 후보물질 중 단 1~2개만 신약으로 개발될 만큼 성공률은 희박하다. 전문적인 연구는 물론, 육성 의지가 없다면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SK는 1993년 대덕연구원에 연구팀을 꾸리며 제약사업에 뛰어들었다. 인구 고령화 등 바이오∙제약 사업은 고부가 고성장이 예상되는 영역이며, 글로벌 시장에 자체개발 신약 하나 없던 한국에서는 ‘신약주권’을 향한 의미있는 도전이라 볼 수 있다. 대부분의 제약사들은 실패 확률이 비교적 낮은 복제약 시장에 발을 들여놨으나 SK바이오팜은 혁신 신약 개발에 몰두했다. 

최태원 회장은 2022년 바이오 산업의 육성을 위해 2030년 이후에는 바이오 사업을 그룹의 중심축 중 하나로 세우겠다는 장기목표를 밝히기도 했다. 그 해 생명과학연구팀, 의약개발팀 등 5개로 나워있던 조직을 통합하고 신약 연구에 집중하도록 했다. 다양한 의약성분과 기술확보를 위해 중국과 미국에 연구소를 세웠다.

2007년 지주회사 체제 전환 후에도 신약개발을 지주회사 직속으로 두고 그룹 차원에서 투자, 연구를 계속했다. 투자 규모도 수천 억 원에 달한다. 임상 1상 완료 후 존슨앤존슨에 기술수출 했던 SK의 첫 뇌전증치료제 ‘카리스바메이트’가 2008년출시 문턱에서 고배를 마셨음에도 최 회장은 SK바이오팜 미국현지법인 SK라이프사이언스의 R&D 조직을 강화했다. 이때역량을 강화한 SK라이프사이언스는 FDA승인을 얻은 엑스코프리의 임상을 주도하도 발매 후 미국시장 마케팅과 영업을 맡을 예정이다. 

신약 개발 사업을 집중 육성하기 위해 2011년 SK바이오팜을 출범시켜 FDA가 요구하는 기준과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춰 임상 전단계를 수행할 수 있게 됐다. 

Frost &Sulllivan, 2019에 따르면 지난해 61억달러(약 7조1,400억 원) 규모인 세계 뇌전증 치료제 시장은 2024년까지 70억 달러(약 8조 2,000억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에 SK는 엑스코프리로부터 발생되는 수익을 기반으로 제2, 제3의 글로벌 혁신 신약 개발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이항수 PR팀장은 “SK의 신약개발 역사는 리스크를 두려워하지않고 새로운 도전을 거듭해 혁신을 이뤄낸 대표적 사례”라고 자평하며 “명실상부한 글로벌 제약사의 등장이 침체된 국내 제약사업에 큰 자극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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