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 위기 맞자 공정위에 자진시정하겠다고 ...동의의결 절차 개시

[우먼컨슈머= 노영조 기자] 유업체 남양유업 갑질의 끝은 어디인가.

오너2세 홍원식
오너2세 홍원식

'대리점 물량 밀어내기' 갑질 사건으로 물의를 빚어 회사대표가 국민앞에 고개를 숙이더니 올려준 대리점 수수료를 다시 낮춰 거래한 사실이 들통났다.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술책이었던 것이 드러났다. 이 사건을 계기로 대리점 수수료를 올려준 남양유업이 농협 하나로마트에 남양유업 제품을 운송·진열하는 255개 대리점의 위탁수수료를 다시 낮춘 꼼수를 쓰다 적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남양유업의 이런 행태가 거래상 지위 남용이 아닌지 들여다본다는 것을 알아챈 남양유업이 제재를 받기전에 재빠르게 자진시정하겠다고 나섰다.

남양유업은 시정 방안으로 대리점 단체 구성권 및 교섭 절차 보장, 거래 조건 변경 시 대리점 등과 사전 협의 강화, 자율적 협력이익공유제의 시범적 도입 등을 내놓았다.

그러나 남양유업의 지금까지의 행태로 보아 이같은 개선안이 실현될 것으로 믿는 이들은 별로 없다.

이같은 부정적 인식은 남양유업의 매출에도 타격이 되고 있다.

2016년 1조2000억원이 훌쩍 넘던 매출은 매년 떨어지기 시작해 올해는 1조원선이 무너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그야말로 ‘오너 리스크’가 회사를 궁지로 몰아넣는 격이라는 평가다.

공정위가 19일 잘못을 자진시정하겠다는 남양유업의 입장을 받아들여 동의의결 절차를 개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동의의결은 공정위 조사 대상 사업자가 제시한 시정 방안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공정위가 법 위반 여부를 확정하지 않고 신속하게 사건을 종결할 수 있는 제도다.

공정위가 대리점 수수료를 부당하게 깎은 혐의를 받는 남양유업에 대해 일단 조사를 중단하고 자구안 실천 여부를 지켜보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남양유업의 이런 갑질의 배경에 오너 2세이자 최대주주인 홍원식 회장이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그의 전력을 보면 그럴만도 하다는 평이다.

창업주인 홍두영 명예회장의 장남인 홍 회장은 1999년 아들의 병역비리 사건으로 입건되면서 구설에 오르기 시작했다.

2003년 건설사로부터 거액의 리베이트를 받아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구속되자 경영 일선에서 퇴진했다. 73억원 규모의 탈세혐의로 기소되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그가 배후에서 마치 ‘호메이니’처럼 남양유업을 좌지우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설상가상격으로 외조카인 황하나씨가 마약 투약혐의로 물의를 빚기도했다.

공정위는 지금까지 남양유업이 농협 납품 관련 대리점들의 위탁수수료를 2016년 1월 1일 충분한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기존 15%에서 13%로 인하한 사안을 심사해왔다.

남양유업은 지난 2016년 1월 하나로마트에 납품하는 대리점에게 지급하는 수수료를 15%에서 13%로 일방적으로 인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과거 유제품 밀어내기 혐의를 받고 있던 남양유업은 대리점 매출 급감을 고려해 수수료 인상을 했다가 매출이 어느 정도 회복되자 대리점주들과 별다른 협의 없이 수수료를 다시 인하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위 사무처가 대리점과 사전에 충분한 협의없이 수수료를 인하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보고 검찰 고발이라는 강한 제재안을 담은 심사보고서를 상정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격이 된 남양유업은 공정위 제재를 받기보다는 차라리 대리점과 상생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는 게 낫다고 판단해 지난 7월26일 공정위에 동의의결 신청을 했다.

남양유업이 공정위에 제시한 개선안이 지켜질지 두고볼 일이다.
 
 

저작권자 © 우먼컨슈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