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코써치 분석, 젊은 오너 등장과 융합형 인재 부각 전망

[우먼컨슈머= 김아름내 기자] ‘STORM(폭풍)’이라는 키워드로 올해 연말, 내년 초 단행될 임원인사를 예상한 분석이 나왔다. 

100대 기업 중 임원인사 감축이 전망되고 4차산업혁명을 이끌 이공계 출신 임원이 전진에 배치될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또 젊은 오너의 등장으로 60년대 말, 70대 초 임원으로 세대교체의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헤드헌팅 전문기업 유니코써치(대표 김혜양)는 ‘키워드로 살펴본 2020년 임원 인사 특징 분석 보고서’를 19일 공개했다. 

(유니코써치 제공)
(유니코써치 제공)

유니코써치가 밝힌 STORM은 △Short(임원 감축) △Technology(4차 산업혁명 이끌 이공계 출신 인재 두각) △Owner(젊은 오너 등장으로 빠른 세대교체) △Reference(성과 이외 평판조회 강화) △Multi player(두세 분야 섭렵할 수 있는 융합 인재 부각)이다. 우선 임원감축(Short)과 관련, 유니코써치는 기업들의 경영악화, 불황을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임원 자리를 기존보다 더 줄이려는 경향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특히 100대 기업을 기준으로 내년 임원 숫자는 올해보다 100명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2014년 7212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던 100대 기업 임원 수는 2015년 6928명을 시작으로 점점 줄어드는 모양새다. 작년에는 6843명이었다. 작년과 같은 기준으로 파악한 올해 임원 수는 6750명으로 100명 줄었다. 

이에 따라 2020년인 내년에도 올해보다 100명 이상 줄어든 6650명 수준을 맴돌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니코써치는 임원 100명이 줄 경우 그 여파로 직원 1만 명도 감축될 수 있다고 봤다. 최근 100대 기업 내 직원과 임원 비율은 100대 1 수준으로 직원 100명당 임원 1명 꼴이다. 

임원 감소는 직원 축소라는 점에서 내년도 임원 인사와 관련해 직원들의 구조조정이 몰아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유니코써치 제공)
(유니코써치 제공)

임원 감축 상황에서도 이공계(Technology) 출신 임원들의 활약을 빛날 예정이다. 상당수 기업들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부응하는 사업으로 재편을 꾀하고 있고 AI, 로봇, 바이오, 빅데이터 등에서 기술을 가진 이공계 출신 CEO와 임원을 확보하려는 기업의 움직임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실제 유니코써치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국내 1000대 기업 CEO 중 이공계 출신은 올해 처음 50%를 넘었다. 

1000대 기업 내 이공계 출신 CEO는 2010년 43%에서 2013년 45.3%였다가 올해 처음 51.6%가 됐다. 기술전쟁 시대인 현재, 엔지니어 출신의 이공계 CEO 활약이 부각될 수밖에 없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제조 업종에서 CEO 수장이 바뀐다면 이공계 출신이 임원 인사 명단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크다. ‘전화기’로 불리는 전자공학, 화학공학, 기계공학을 전공한 이공계 출신 CEO들이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 50%가 넘는 이공계 CEO 중 올해 전화기 CEO는 18.9%나 된다. 

젊은 오너(Owner)의 등장도 심상치 않다. 세대교체가 더욱 빠르게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주요 그룹은 60년대 말에서 70년대 중반 사이에 태어난 오너 2~4세들을 앞세워 경영 색깔을 더 선명하게 비추려 하고 있다. 

실제 작년, 올해 100대 기업 임원 연령대 변동 추이를 보면 50년대와 60년대 초반 사이는 전체적으로 8% 가량 줄었으나 60년대 말과 70년대 초는 8%정도 증가했다. 

100대 기업 임원 연령대만 놓고 보면 5말6초에서 6말7초로 젊은 임원으로의 세대교체 움직임을 엿볼 수 있다. 내년 임원에서도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올해는 성과 이외에 갑질, 횡령, 폭행, 성희롱, 각종 위·변조 행위 등 대내외적인 평판조회(Reference Check)를 강화해 임원 승진, 발탁을 좌지우지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다소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더라도 경영성과가 좋으면 덮고 가려는 경향이 강했으나 최근에는 여론 확산이 매우 빨라졌기에 기업 이미지 보호 차원에서도 평판이 좋지 않다면 승진에서 누락시키는 경우가 많다. 이 현상은 소비재 업종 기업일수록 강하다. 여론 흐름을 잘못타면 불매운동 등 걷잡을 수 없는 타격을 입기 때문이다.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2~3개 산업 분야를 섭렵할 수 있는 십자(+)형 융합 인재도 2020년 임원 인사에서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십자형 인재는 단순히 직무 중심이 아니라 이종(移種)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재를 의미한다. 유통업체면서 컨설팅 분야에서 발군의 실력을 보인다든지, 물류업과 빅데이터, 금융업과 IT, 제조업체와 AI 등 서로 다른 산업에 대한 전문 지식을 갖춘 멀티형 인재가 그 예다. 

유니코써치 김혜양 대표는 “올 연말 내년 초 임원 인사는 미·중 갈등과 한·일 경제전쟁, 전 세계에 불어 닥친 불황 여파 등으로 국내 기업들의 임원 인사도 화창하고 맑기 보다는 강한 바람이 동반된 폭풍 같은 다소 궂은 날씨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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