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컨슈머= 김아름내 기자] 국내 인구구조 변화에 따라 소비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다. 초저출산, 고령화 추세에 이어 만혼 및 비혼주의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KEB하나은행(은행장 지성규) 하나금융경영연구소(소장 정중호 )는 공공 데이터를 분석하고 ‘국내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소비 트렌드 변화’ 보고서를 18일 발표했다. 

인구구조 변화에 따라 과거 가구 소비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던 식료품 지출은 반토막 났다. 교육비 비중 또한 최근 감소세로 전환됐는데 1인 가구 증가와 출산율 감소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보건관련 지출 증가와 의류 소비 감소 등은 고령인구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 

지난 20년간 우리나라 인구 평균 연령은 32.3세에서 41.7세로 늘었다. 작년 기준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은 14.3%로 유소년 인구 비중 12.8%를 초과했다. 특히 2017년 기준 의료 서비스, 의학과 과학기술 진보로 인해 국내 40세 남성은 향후 40.7년, 여성은 46.5년을 더 생존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OECD 평균보다 빠른 속도다.  

특히 30대 이하 가구주 비중은 1990년 57.3%에서 2015년 19.3%로 1/3수준으로 감소했으나 50세 이상 가구주 비중은 15.2%에서 56.3%로 크게 증가했다. 

또 가임여성 1인당 0.98명 출산 등 초저출산과 함께 평균 초혼연령 남성 33세, 여성 31세 등 만혼, 평균 가구원수 2.4명, 1인 가구 급증 등으로 소비 트렌트를 변화하고 있다. 베이비부머 세대가 태어난 1940~50년부터 1990년대까지는 인구 억제를 요하던 사회에서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인구복지 및 출산장려를 권장하는 사회로 변화했다. 

1인 가구 증가와 평균 가구원수가 감소하면서 변화가 뚜렷해졌다. 비주류 음료를 포함해 1990년 식료품 구입 비용은 전체 가구 소비 지출에서 26.6%를 차지했지만 작년에는 14.0%로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특히 20~30대 가구주의 감소폭(27.3%→10.5%)이 가장 컸다.

외식 및 숙박 지출 비중은 1990년 8.2%에서 작년 14.0%로 증가했다. 1인 가구 및 맞벌이 가구 증가와 평균 가구원 감소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가구의 교육비 부담의 경우 사교육비 증가로 1990년 8.2%에서 2009년 13.8%까지 상승하다가 출산율 및 평균 가구원수 감소로 작년 기준 7.2%까지 내려갔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만혼, 비혼과 출산율 감소로 교육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계속 줄 것으로 내다봤다. 

또 작년 우리나라가 고령사회에 진입했고 60세 이상 가구주는 1990년 대비 8배 이상 급증하면서 보건관련 지출 비중은 1990년 6.3%에서 작년 7.3%로 증가했다. 60대 이상에서는 7.1%에서 11.3%로 상승폭이 컸다. 

의류관련 지출 비중 또한 1990년 9.8%에서 작년 6.1%로 감소했다. 50대(10.3%→6.2%)와 60대(10.2%→5.6%) 가구주 가구의 의류 소비 감소폭이 컸다. 

자동차 구입비 및 연료비를 포함한 교통비는 1990년 전체 소비 지출에서 7.9%를 차지했는데 작년 기준 13.3%로 증가했다. 이는 외식 및 식료품과 주거 비용을 제외한 항목 중 가장 높았다. 

통신비는 1990년 전체 지출에서 2.2%였다가 2003년 7.3%로 오른 후 완만하게 감소하면서 작년 5.3%를 기록했다. 40대 가구주 가구는 1990년 1.9%에서 2018년 5.1%, 50대 가구주 가구는 2.1%에서 5.9%로 증가 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세금, 공적연금 등 비소비 지출도 크게 늘었다. 1990년 19.5%에서 작년 23.9%로 증가했다. 근로자 가구주 가구는 21.0%에서 25.7%로 증가했는데 50대 증가폭(22.9%→29.1%)이 6.3%p로 가장 컸다. 

자영업자 가구주 가구는 16.6%에서 20.5%로 증가하며 근로자보다는 낮았다. 자영업자 가구에서는 40대 가구주의 경우 증가폭(15.9%→19.9%)이 4.0%p로 가장 컸다.

소비지출 변화 외에도 가구의 월소득 수준도 변화한 것으로 분석됐다. 
1990년 자영업자 가구와 근로자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각각 89.2만원, 90.2만원으로 비슷했지만 올해 2분기 격차는 월 145만원까지 벌어졌다. 자영업자 가구가 월 390만원을 벌 때, 근로자 가구는 535만원을 번 것이다. 

월 소비 지출도 과거 자영업자 가구가 근로자 가구보다 소비 지출 규모가 컸지만 2000년 이후 역전됐으며 작년에는 각각 229만원, 283만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