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항공사와 소비자 균형있게 생각해달라’는 발언 지적 

[우먼컨슈머= 김아름내 기자] 항공운송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대한항공 우기홍 대표이사 부사장이 한 말을 두고 소비자단체가 “항공업계의 무능을 소비자 탓으로 돌리지 말라”며 쓴소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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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우기홍 대표이사 부사장은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공정거래위원회가 개선을 추진하는 항공사 마일리지 정책을 언급하며 “마일리지제도, 운임 등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규제나 절차 등으로 아시아나항공(매각)같은 결과가 생기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발언했다. 이어 “현재의 소비자 위주의 항공정책에서 항공사와 소비자를 균형있게 생각해주는 정책을 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13일 “대한항공 대표의 발언에 통단을 금치 못한다”며 우 대표이사 부사장의 발언을 지적하고 나섰다. 

소비자주권은 “아시아나항공 매각사태는 금호그룹 오너와 그 일가의 전근대적 선단식 경영과 무리한 문어발식 계열사 확장의 결과”라고 강조했다. 

항공마일리지제도와 관련 “마일리지를 통한 항공권 구매나 좌석승급은 사실상 쉽지 않고 사용처 또한 보장하지 않으면서 일방적으로 마일리지 유효기간 10년 제도를 도입, 소멸시키며 항공소비자들의 재산권적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 현 상황”이라고 했다. 

2008년에 적립된 항공마일리지는 올해 초부터 차례대로 소멸된다. 현행 약관이 바뀌지 않는 한 마일리지 소멸은 계속된다. 

소비자주권은 “대한항공, 아시아나 항공은 2016년부터 2019년 8월까지 은행, 카드사에 1조 8천억 원의 항공마일리지를 팔아 이익을 남겼고 마일리지는 소비자 손에 들어갔다”면서 “소비자가 10년간 소진하지 못하면 소멸돼서 다시 항공사 수익으로 잡힌다”고 설명했다. 

또 “현재 항공사 약관 규정을 보면 소비자 권리는 전무한데, 지금 항공업계의 어려움과 위기를 소비자탓으로 돌리고 ‘소비자와 항공사를 균형 있게 생각해달라’는 요구는 소비자를 무시하는 행동”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의 태도도 지적됐다. 작년 12월 5일 마일리지를 통한 좌석 비율 관련 개선안을 발표한 이후 현재까지 어떠한 대책도 내놓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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